증권회사에 비상이 걸렸다. 장기간의 증시침체로 가뜩이나 수입이준데다 최근들어 주식위탁매매 수수료인하가 활발하게 거론되고 있어서이다. 현재 증권회사의 위탁수수료율은 거래액의 0.6% 범위내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있으나 실제로 모든 증권사들이0.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사실상 담합성격이 강하다.국내 증권사들의 수익구조중 위탁매매수수료가 차지하는비중은35.5%이다.<표참조 designtimesp=4640> 일본의 증권사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그러나 비용과 수익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국내 증권사들은 전체수입의 70~80%이상을 위탁매매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상반기중 위탁수수료를 자율화하게 되면 증권사들의 수입이떨어져 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증권사의 수익구조가 단순한 것은 기본적으로 업무영역이 제한돼있는데다 신상품 및 복합상품을 개발하는데도 제약이 많은 탓이다.한마디로 증권사의 취급업무가 단순했기 때문이다. 신상품개발 등의 건별 허가 및 규제로 고부가가치 복합금융상품을 개발할 수 없었다. 불필요한 정부규제로 다양한 수입원이 창출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결과 증권사별로 규모나 특성에 따른 업무특화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오직 지점 설립을 통해 약정싸움만 벌여왔다.지난 1월말 현재 전국의 증권사 지점수는 1천99개로 95년말보다2백21개나 증가했다. 동원증권 등 일부증권사를 제외한 대부분의대형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지점설립이 자유화되자 시장점유율(위탁매매부문)을 높이기 위해 무조건 지점부터 내고봤다.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상반기중 수수료를 실질적으로 자율화하기위한 구체적인 지도방안을 마련, 증권사간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어서 위기감이 더욱 확산되고있다. 지난해 4월이후 증권주들이 끝없는 하락세를 타고있는 것도 수수료인하에 따른 수익악화를 우려한것으로 분석된다. 동방페레그린증권은 조사분석자료에서 앞으로 액면가를 밑도는 증권주들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증권사들은 증권업협회를 중심으로 사장단회의를 열고 다양한 수익원이 창출될 때까지는 현수준의 수수료율을 유지키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정리는 아무런 구속력이없다. 증권사들이 기간에 따라 신용이자율을 차등 적용하는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수수료율을 묶어놓을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수료인하에 따른 수익감소를 염두에 두고 증권사들이 전산시스템의 개선 등 경비절감을 적극적으로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일본의 증권사들도 초비상이 걸렸다. 수수료율인하는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 주식매매 위탁수수료 자유화가 빠르면98년, 늦어도 2000년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수료율은 10억엔을 초과할 경우에는 자유화되어 있으나 그 이하일 때는금액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매매대금의 0.4%정도이다.이같은 수수료율이 자율화된다면 증권사들의 수익은 급감하게된다.이에따라 현재 2백18개인 일본 증권사의 절반이상은 도태될 것이란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본 증권사들이 수수료 자율화를 경험한 미국이나 영국에 시찰단을 잇따라 보낸 것도 경영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발빠르게 대응전략을 마련한 마쓰이증권은 △증권예탁수수료를 무료화하고 △규제금리상품을 시장가격으로 자유판매하며 △투신 수익증권의 판매수수료를 무료화하는 등 덤핑 전략을 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결과 최근 3년동안 고객계좌수가 4천개에서 2만개로 늘어나고 수익도 향상됐다. 수수료율 자율화를 앞두고 있는 국내 증권사들도 필요한 점은 과감하게 벤치마킹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