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67호 (1997년 03월 18일)

동업자정신으로 '열린회사' 개척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9

『기존의 기업형태를 받아들이고 배워야 할점도 많지만 그대로 따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기업상을 만들어 가야죠. 바로 벤처기업의 숙제입니다.』 지난 93년 한국과학기술원 동기 4명과 함께회사를 설립, 3년반만에 매출 50억원의 규모로 키워놓은 새롬기술오상수사장(33)은 『신세대의 사고를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이필요하다』고 강조한다.『국내에선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없다』는 교수들의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롬기술을 설립했을 당시 오사장은 어음이 뭔지 담보가 뭔지도 모르는 순진한 엔지니어였다. 그러나 이제는70명의 종업원을 이끄는 어엿한 청년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기업가는 프로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정해진 기간내에 책임있게 끝낼수 있어야 합니다.』기업인 오상수는 사업을 통해 느끼는 점이 많다. 『한가지 주어진일뿐 아니라 상황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함께 일하는 사람과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을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대학입시를 위해선친구도 안만나고 집에선 「왕」으로 군림하는 고3스타일로는 프로가 될수 없습니다.』

◆ 10~15명선 사업부단위로 조직 개편

새롬기술이 동업으로 설립된만큼 오사장은 동업자정신을 강조한다.『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가 아니라 사업의 파트너가 돼야합니다. 이는 새롬기술이 만들어가는 문화의 방향입니다.』오사장은 직원들에게 늘 사장실의 문은 열려있다고 강조한다. 직원들도 사장실을 스스럼없이 드나든다. 임직원 평균연령이 27세에 불과한만큼 다른 기업에서처럼 엄격한 위계질서를 찾아보기 힘들다.구성원들이 회사생활을 안락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오사장의 목표다. 동업자정신은 회사가 좋아 긍지를 느끼는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직원수가 50명을 넘어서면서부터 고민이 생겼다.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구성원들간에 주고 받던 따스한 정이 이전만못하기 때문이다. 늘 가족적 분위기를 유지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신입사원들이 선배보다 사장으로 대할때 아쉬움이 남는다. 나이차도 많지 않아 선배로서 인생을 함께 말하고 싶지만 마음같지 않다.20명일 때는 솔선수범하기도 쉽고 일을 시키기도 부담이 없었다.그러나 70명이 된 지금은 사장의 말은 곧 지시사항처럼 되곤한다. 오사장은 고민끝에 사업부제를 도입하기로 결심했다. 갑작스런 조직의 변화로 구성원들의 반발도 있었다. 간부들과 사원들을 만나설득해가면서 일정대로 조직개편을 밀어붙였다.

10명~15명이 함께 일하기에 가장 적당하다는 판단에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정보통신 연구소등의 사업부단위로 분산했다. 과거 오사장 자신에게 집중된 권한을 대부분 사업부서장에 이양했다. 오사장은 다만 상품기획등 사업방향을 잡고 사업부간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만 맡았다. 유원건설 해외업무담당상무와 대붕상사회장을 역임한 부친을 회장으로 모셨다.『상품기획과 개발 및 영업에 전념하기 위해 아버지께 금융쪽을 맡아달라고 부탁드렸죠.』사업부체제로 조직개편한 후 4개월이 지났다.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사업부단위로 책임지고 일을 추진, 업무추진에스피드가 붙기 시작했다.사업부제 시행이후 부작용도 발생했다. 이미 한 사업부에서 개발해놓은 것을 다른 사업부에서 새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업부의 노하우를 활용하면 간단하게 해결할수 있는 것을 사업부단위로 어렵게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사장은 사무실 곳곳을 돌아다닌다. 직접 일하는 모습을 돌아보다보면 느끼는 점이 많다. 실무자가 당초 기획의도와 다르게 일을 진행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기업을 이끌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구성원들이 자기회사일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 소비자 구미맞는 상품 먼저 개발

오사장은 기업의 인센티브제로 주목받고 있는 스톡옵션제의 도입을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도입엔 신중하다. 『새롬에서 3년만 일하면 떼돈벌어 나간다』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가 기업의 주인이라는 문화를 정착시키는방법으로 스톡옵션을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중요한 점은 실행능력입니다.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상품을 먼저 만들어 내는 쪽이 승리할 수 있습니다.』「팩스맨」으로 시작한 새롬기술은 전화선을 통한 통신기술이 뛰어나다. 전화선을 통한 화상회의시스템인 「텔레맨」과 화상통신용카메라 모뎀등을 포함한 패키지인 「비비텔」은 새롬기술의 사업전략을 잘 나타내는 제품들이다. 그러나 최근엔 사업방향을 일부 수정했다. 구역내통신망(LAN)을 갖춘 기업의 수요도 꽤 많다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텔레맨 포 랜」은 기업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기업내에 설치된 컴퓨터에서 팩스를 발송하고 관리할수있도록 하는 팩스서버도 개발했다. 안정성을 강화한 3.0판을 곧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엔 통신소프트웨어인 데이터맨프로에 구역내통신망과 인터넷에서도 사용할수 있는 텔넷기능을 추가, PC통신의공개자료실에서 공급하고 있다.새롬기술은 오사장과 최환익 최진근 조원규씨 등 한국과학기술원전산학과 석사 출신 4명이 자신들의 기술력만을 믿고 각자 주머니를 털어 세웠다.창업 첫해엔 한푼도 벌지 못해 자본을 까먹기만 하다 94년 팩시밀리없이 PC를 통해 팩스를 전송할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팩스맨」을 개발하면서 급성장했다. 이후 통신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특화, 한햇동안 무려 5배나 성장했다. 95년에는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매출목표는1백20억원이다. 회사의 매출이익은 모두 연구개발자금으로 쓰인다.「돈 좀 벌었겠다」는 말을 듣지만 오사장은 봉급의 절반을 전세대출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는데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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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