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68호 (1997년 03월 25일)

"2000년까지 투신분야 정상 차지"

▶ 증권시장이 좋지 않아 투신업이 활성화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텐데요.

그렇습니다. 투자신탁이 제대로 되려면 증권시장이 살아나야 합니다. 리스크가 크지만 어차피 고수익은 주식형에서 올릴 수 있습니다.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갖추는 것 아니겠습니까.그런데 시장이 워낙 오랫동안 침체돼 주식형 수익증권은 잘 팔리지않습니다. 저희 회사도 전체 수탁자산의 90%가 공사채형이고요. 물론 증시침체의 원인은 경제의 기본이 나쁜데 있습니다. 따라서 단시간내 증시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지요. 이렇게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을 촉진시킬 수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 뿐입니다. 저는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점에도 소사장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사문제도마찬가지입니다. 인기부서가 있다면 공개적으로 경쟁을 통해 선발하려고 합니다. 개방시대에 자력으로 설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 투신사들의 상품이 획일적이라는 지적도 많은데요.

독과점시대에는 운용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았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걷히면서 투자신탁운용회사들이 속속 생기고 있습니다. 외국 투신사들도 합작으로 상륙하고 있고요.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지 않으면서 고객돈을 끌어들일수 있다고 여기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지요. 상품개발업무를 체계화하고 시스템운용 및 선물 등을 활용한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물론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대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는게중요합니다. 수익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고객에게 충실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작정입니다.

▶ 최근 개발된 상품의 특성을 들려주시지요.

고객의 니드가 점차 다양화되고 차별화됨에 따라 고객 주문형 상품제도 및 상품공모제 등을 도입했습니다. 상품개발과정에서 고객의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지요. 오토 스텝업공사채, 내고향공사채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 다양한 공익상품을 개발하여 금융기관의 공익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 주기위해 금융기관간 연계상품 및 서비스 부가형 상품도 계속 선보이고있습니다. 상해 보험을 무료로 가입시켜 주는 보험연계형 상품도있고 퇴직자에게 정기적으로 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플러스알파 등은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 금융기관 경쟁력의 척도는 수익률인데 이를 위해선 우수한 펀드매니저를 확보하고 그들에게 많은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물론입니다. 제가 사장에 취임하고 보니 펀드매니저를 양성할 수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둘러 3개월의 펀드매니저양성과정을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는 대한투신의 직원뿐 아니라 은행 연기금 보험회사직원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30명씩 2기를 배출했으며 미국 등에서 들여온 최신 교재를 활용해강의하고 있습니다. 펀드매니저뿐 아니라 채권 전문가, 국제금융전문가, 조사분석 전문가 등 사내 자격증제도를 차례로 도입했습니다. 또 해외운용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노무라투신 슈로더투자자문(영국) 뉴욕 금융연수원 등에서 위탁 교육시키고 있습니다.펀드매니저의 자율권은 중요합니다. 종목선정 매매시기 등을 발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다만 펀드특성을 감안한 선진 운용전략이 서야한다는 점을 항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한달에 한번씩 운용전략회의를 열고 매매의 큰 흐름을세우기는 합니다.

▶ 우수인력이 창의성있게 일하기 위해선 실적급제 연봉제를 도입해야한다는 의견도 많은 것 같습니다.

투자신탁업의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급여체제의혁신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노조와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곧바로 실천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부증권사 등 금융기관에서 도입한 연봉제가 아직은 형식적인 것도 그런 배경때문이지요. 그래서 임원 부서장 지점장 펀드매니저 등 가능한 분야부터 도입할 계획입니다.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제도도입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물론 개개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고 개개인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도 공평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실현가능성이 큰 경영비전을 제시하고 전 임직원의 힘을 결집시키는게 중요할텐데요.

저희 회사는 2000년까지 타 금융기관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투신분야에서 정상을 차지할 것입니다. 수탁고뿐 아니라 경영실적 측면에서 명실상부한 1위를 달성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리스크 관리체제를 구축해 자산운용의 합리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래야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지요. 최상의 정보시스템과 우수한 상품개발력등 핵심역량을 키워갈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증권업무 등으로 업무를 확대해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장기적으로 신용평가 컨설팅분야에도 진출하고 선물중개 전문자회사도 설립할 계획입니다.

▶ 국내 투신사들도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우물안 개구리처럼 언제나 국내에서 승부를 가리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21세기 종합금융그룹으로 커나가기 위해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비해야 합니다. 해외 거점의 영업기반을 조기에 구축하고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미국 영국 일본 홍콩을 축으로 투자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업무도 투자신탁업무 중심에서 증권업 자문업 인수주선 등으로 확대해나갈 것입니다. 물론 선진 금융기관의 노하우를배우고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합작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나가긴 나가되 수익을 낼수 있는 지역에 힘을 모을 생각입니다.

▶ 당초 증권산업개편 방안에 따르면 기존 투신사를 증권사로 전환하고 자회사로 투자신탁운용회사를 두도록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전환계획이 있습니까.

운용과 판매를 분리하는 문제인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투신업 형태를 법적으로 못박기 보다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운용과 판매를 완전히 분리했던 피델리티도 최근 별도의 판매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보다 내용이지요.따라서 관계당국과 협의를 거쳐 소형증권사를 자회사형태로 두는방안도 모색할 방침입니다. 금융기관간 경쟁을 촉진시켜 양질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면 형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아직은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는 것은 아닙니다.

▶ 미국이나 일본처럼 수익률을 그때 그때 공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할텐데요.

사실 투신고객에게 수익률을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지난해 투신협회를 만들었습니다. 4월부터 이를 시행하면 고객들은 자신이 투자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똑같은 상품구조라도 어느 회사의 누가 운용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수 있지요. 투신협회를 중심으로 공동홍보전략을 세워 투신수요기반을 확충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입니다. 투신의 수익률 공표와 별도로 대한투신은 1년에 2회정도 투자정보를 고객들에게 알리는 제도를 도입할 방침입니다. 사후 고객관리차원에서 말입니다.

▶ 최근 증시의 최대이슈는 역시 M&A인데 회사가 정상적으로 경영됐는지에 대해 기관투자가들도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는게 좋지 않을까요.

소액투자자들을 보호하는데 기관투자가들이 무심했던 것도 반성할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증시가 좋지 않은 이유중엔 시가배당률이 턱없이 낮고 소액주주권등이 보호받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같은상황에서 배당투자는 힘들고 오로지 시세차익만을 노린 투기꾼화가진행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투자자층을 확대하고 장기 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기관투자가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A의 경우 명백하게 경영에 문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고 봅니다.

▶ 투신업무의 경쟁력이 강화되기 위해선 전산투자 등 정보화도 중요한데요.

경영관리부문에서 95년 전자우편과 결재시스템을 제2금융권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사무자동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내 OA자격제도를 시행, 불과 7개월만에 99.8%의 직원이 자격증을 땄습니다. 또한운용부문에서는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운용관련 업무의모든 부문을 통합한 「종합자산운용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시스템은 5개의 전문가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신탁회계시스템은 신설 투신사에 제공되어 안정성과 성능을 입증받았습니다.영업부문에서는 지난 95년 LAN을 설치했으며 금융종합과세 실시에따른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는 금융자산 종합관리시스템을 개발, 운용하고 있습니다.앞으로도 금융환경변화에 대비해 증권업등 다양한 업무를 수용할수 있는 시스템구축에 과감하게 투자할 계획입니다.

▶ 96 회계연도(3월 결산)의 경영 현황을 들려 주시지요.

경기침체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매각 수익증권이 커지면서 지난 2월말 현재 차입금에 따른지급이자만 2천억원이 넘는 상황입니다. 인건비와 일반관리비를 큰폭으로 줄였지만 흑자경영은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고유자산의 주식을 내다 팔수도 없습니다. 다만 흑자경영의 기틀을마련하기 위해선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보유 유가증권을 처분해 2조5천억원대의 차입금을 1조 5천억원 수준으로 줄일 계획입니다.

▶ 관세청차장으로 계시다 투자신탁회사의 경영사령탑을 맡으셨는데▶ 문화충격 같은 것은 없으신가요.

저는 원래 실물경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 덕분에 금융기관을경영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직원들이 진보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노력한게 회사를 발전시키는데큰 힘이 될 것으로 자신합니다. 제조업보다 치열한 경쟁체제가 금융기관에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누가 얼마나 상황에 맞게 변신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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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