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위한 더딘 한걸음」.국산 보안용제품 개발업체들이 미래를 향한 무거운 한발을 내디뎠다.그동안 외산 일색이던 보안용 소프트웨어와 장비시장에 올들어 국내 개발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하며 국산제품을 내놓고 있는 것.보안제품은 크게 방화벽시스템, 인증시스템, 암호화제품, 디지털서명도구 등으로 분류된다. 이중 방화벽제품시장과 IC(집적회로)카드단말기를 이용한 인증시스템분야는 국산제품 개발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방화벽제품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1백%를 수입해 사용했으나올해는 국산제품으로 10~20%가량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국산 ‘수호신’ 보안성 뛰어나이 시장에는 그동안 삼성전자 데이콤 두산정보통신 포스데이타 등20개사가 진출해 5천만~1억원씩하는 외산 방화벽제품을 수입, 공급해왔다. 정보보호센터에 따르면 지난 한해 이들이 미국 TIS사, 이스라엘의 체크포인트사등 14개 외국업체로부터 수입판매한 양은 대략 50억원대. 그러나 지난해는 대량수요가 예측되는 정부및 공공기관에서의 구매가 없었고 올해 정부에서 구입을 시작할 경우 3백억원대로 늘 것으로 추정된다. 또 컴퓨터 네트워크의 급속한 확대로앞으로 5년간은 연평균 70~80%이상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에따라 지난해초부터 (주)사이버게이트인터내셔널(CGII) 포스테이타 한국전산원 퓨처시스템 한국정보공학등 5개중소업체 및 정부기관에서 국산 방화벽 개발에 잇따라 착수했다. 이중 현재 2개사가 개발을 마치고 제품을 내놓은 상태. 지난해 12월 최초의 국산방화벽제품인 「수호신」을 발표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CGII는 이달 15일께 업그레이드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호신」은 네트워크에 침입한 이상한 접속자의 모든 행동을 감시할 수있는 「실시간 모니터링기능」과 보안성이 뛰어난 「원 타임 패스워드방식」 등 첨단 기능을 구현한 제품으로 국내 관련자들로부터상당한 기술적 향상을 보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호성 사장은 『공공기관에서만 올해 최소 3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전망했다.그러나 수호신을 제외한 다른 국산제품들은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산원(NIBS-GUARD)과 포스데이타(사이버캅스)는 외국 방화벽개발업체인 T사가 인터넷에 공개한 개발용 툴킷을 이용해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를상용화하려면 T사와 라이선스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한편 퓨처시스템 등 2개업체가 올 상반기중 상당한 성능을 가진 저가의 국산제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5월부터 국내에서 사용중인 모든 방화벽제품에 대해 인증작업에 들어갈 정보보호센터측은 『개발된 국산제품들이 기술적인 면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기는 하나 아직 외산에 비교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했다.IC카드를 이용한 인증시스템분야에는 그동안 삼성 LG 현대 대우 등주요 대기업군들과 태평양정보기술 등 군소업체 60여개사가 진출해2천년까지 6조원으로 예상되는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IC카드에 이용되는 암호알고리즘 등의 핵심기술은 개발이 안돼 외국기술을 응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재 정부기관을 비롯한 몇개업체가 자체 암호알고리즘 개발을 진행중에 있어 그 성공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정도.또 정보보호센터가 최근 개발에 성공한 디지털서명기술도 아직 안정성이나 구현속도면에서 상당한 보완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체들이 이 기술을 다른 상품에 구현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진행중에 있는 상태다.한편 데이터자체를 암호화시켜 유출시에 대비하는 암호화용장비(보드나 칩형태)의 개발이 한창이다. 이 제품은 몇년전 PC나 컴퓨터장비에 응용되었으나 시장성이 없어 폐기된 후 네트워크의 확산과 해킹위험성의 확대로 최근들어 다시 주목을 받아 「컴백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불완전하고 어렵사리 일어서는데 성공한 국내보안제품개발업체들이기술과 영업면에서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