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취학전 아동 겨냥한 틈새시장…맞벌이 부부 위한 프로그램

지난 4월 23일 오전 10시 서울 반포동의 「플레이오리나 서초교실」. 2세에서 3세 의 아동 10명이 엄마와 함께 미끄럼틀 흔들배통통다리 농구대 등 각종 놀이기구가 설치된 50평 남짓한 공간에서뛰놀고 있었다. 동부이촌동에서 온 세살바기 박창우 어린이도 엄마손을 붙잡고 「헬로우 송」에 맞춰 미끄럼틀을 타거나 농구대에 공을 집어 넣는다. 답답한 아파트에 갇혀 있다가 수요일마다 여기에오는 것이 여간 즐겁지 않다. 어머니 김민정(29)씨도 다니기 시작한지 6개월만에 창우의 성격이 활달해지고 친구들과 잘 어울려서보람을 느낀다고 한다.최근 유아 조기교육붐이 일면서 놀이학습센터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탁아」기능 위주의 놀이방이나 어린이 집과는 달리놀이를 통한 신체의 균형발달과 또래들과의 친교, 인성 계발 등을내용으로 하고 있어 비교적 경제력과 학력수준이 높은 젊은 부부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신세대부부의 유치원 취학전 아동들에 대한 교육욕구를 파고 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성행하고 있는 놀이학습센터로는 「짐보리」(짐월드) 「짐댄디」(계몽사) 「플레이오리나」(대교) 「웨스코」(플레이키즈) 「리틀콜럼버스」(정오) 등이 있고 이들은 전국적 체인까지 갖춰나가고 있다.이들 업체는 신도시와 지방 대도시에 가맹점을 경쟁적으로 설립하고 있다. 놀이학습센터는 3개월에서 7세까지의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시간 정도 기구놀이를 통해 학습효과를 노린다.업체별 교육프로그램은 대동소이하다. 회비도 3개월에 16만원에서20만원 사이로 엇비슷하다.국내 최초의 전국적인 놀이학습센터는 「짐보리」. (주)짐월드의박기영 사장(35)이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유학중 당시 미국에서 화제를 끌고 있던 짐보리사를 보고 『유아사업이 앞으로 괜찮겠다』고싶어 치열한 경쟁끝에 국내총판권을 따낸후 지난 92년 10월 서울반포동에 1호점을 열었다. 4월말 현재 5개의 직영점을 포함해서 모두 31개의 짐보리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측은 평균 개설비용이 임대료를 제외하고 1억7천만원에서 1억8천만원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한다. 60평 이상의 공간에다 6천만원의 가맹비가 필요하며로열티로 학기당(12주) 수업료의 6%를 본점에 납부해야 한다. 가맹점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최소 2백여명이 등록해야 하는데현재 짐보리 가맹점은 평균 2백20여명을 확보하고 있다.짐월드의 최창근 대리는 짐보리의 급성장원인을 『단순히 유아를맡아 주는 탁아가 아니라 놀이를 통해 교육시킨다는 새로운 개념을도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대리는 그러나 가맹점 사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짐보리를 찾는 세대는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전업주부들이기 때문에 이용계층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놀이학습센터로서 쌓아올린 짐보리의 명성을 이용한 유아 상품을 개발, 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차작업으로 조만간 「짐보리 의류」를 내놓을 계획이다.계몽사도 「짐댄디」라는 놀이학습센터를 지난 95년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3개의 직영점을 오픈했다. 오는 6월에 첫 가맹점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안으로 4곳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짐댄디 가맹점을 개설하는데는 50여평 이상의 공간에다 가맹비 3천만원을 포함한 인테리어비 등 1억원이필요하다. 다른 업체에비해서 설립비용이 적어 70여명이면 수익을 낼수 있다고 계몽사측은 밝혔다.◆ 기구놀이로 자연 학습효과 노려짐댄디 운영팀장인 서미다수 부장은 『어린이 종합 도서출판업체로성장한 기업답게 새롭게 부상하는 놀이학습센터시장을 주도하려고진출했지만 사업성격상 큰돈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이같은 목적에 따라 경쟁업체와는 달리 서울대 체육학과 교수진과 공동으로신체장애자를 위한 특별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리틀콜럼버스는 (주)정오가 미국 실(Sil)사와 프랜차이즈계약을 맺고 들여왔다. 리틀콜럼버스는 지난 95년 10월에 첫 직영점을 개설했으며 현재 직영점 두곳과 가맹점 20군데 등 모두 22개의 놀이학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업체는 놀이를 통한 신체발달과 감성계발이라는 점에서는 경쟁업체와 차이가 없다. 다만 맞벌이 부부의증가추세를 프로그램운영에 반영하고 있다.즉 맞벌이 부부가 출근하면서 아기를 맡길 수 있게 프로그램을 수정했다. 이상재 영업부장은 『단순히 놀이학습에만 치중하는 것이아니라 놀이와 오락 탁아 등의 기능도 가미하고 있어 맞벌이 부부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부장은 『가맹점의 평균 월수입은3천5백만원이며 이중 25%가 순이익』이라고 주장했다.대교도 놀이학습센터에 진출했다. 지난해 6월 서울 반포동에 「플레이오리나」 1호점을 열었다. 4월말 현재 직영점 5군데와 가맹점한곳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안으로 10군데의 가맹점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앞의 놀이학습센터가 모두 미국으로부터 운영 노하우와 놀이기구등을 들여온데 반해서 플레이키즈사가 운영하는 웨스코는 프랑스와제휴했다. 플레이키즈사는 지난해 4월 서울 청담동에 직영점을 연이후 지금까지 9군데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가맹점은 30대 부부들이 집중 거주하는 신도시와 교육열기가 높은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개설하고 있다. 특히 지방도시는 교육수준과 소득을 고려해서 탁아기능도 가미했다. 즉 맞벌이 부부들이 하루종일 아기를 맡길 수 있게 「매일반」을 운영한다. 반응이 좋아 올해안으로 10개의 가맹점을 더 확보할 방침이다.이들 놀이학습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업종의 성격상 단기적인수익성에 집착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얘기한다. 놀이학습은영어나 음악, 미술과는 달리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힘들기 때문이다. 짐보리의 한 관계자는 『짐보리에 오기 위해서는 놀이기구를 통해 신체발달이나 인성계발의 필요성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같은 계층은 한정돼 있다』고 인정했다. 수요 자체가 한정돼있다는 지적이다.실제로 계몽사나 대교는 가맹점의 로열티 수입 못지 않게 교육문화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를 통한 자사제품 판매를 기대한다. 신선 플레이오리나 서초교실원장은 『제한된 공간에 수용할 수 있는인원이 한정돼 있어 급격한 매출신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들 시장 자체가 고소득 고학력계층을 대상으로 하기때문에 좋은 이미지만 심어주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습관련 제품의 수요자가 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