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부에서는 LG정유의 마케팅활동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공격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공격적이라기 보다는 경쟁이 자꾸만 어려워져 가는 상황에서 무한경쟁에 대비한 여러 대책들을 잇달아 추진하다보니 그렇게 비친 것같습니다.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저희 회사는 젊은층에 초점을 맞춘활동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21세기에 중요한 고객이고 이들의 입장에서 연구하고 생각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사실 정유업은 성숙산업으로 지금까지는 이러한 점에 등한시해왔으나 미래고객확보차원에서 앞으로 중점을 둘 방침입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회사보다 공격적으로 보일수도 있겠지요.▶ 정유산업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를 극복할 방법은 있는지요.기업경영이 어려운 때가 한두해가 아닙니다만 굳이 따지자면 정유업계로서는 지난해가 가장 어려웠고 올해 역시 사정이 마찬가지입니다. 원유가는 계속 상승하고 환율은 절하되고 있으며 이에따른환차손이 경영에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품질고도화 및 환경기준에 맞추기 위한 투자도 병행해야 하는 것이 정유업계 실정입니다. 다른 산업과는 달리 정유산업의 투자는 그것이 단기간에 이뤄져야 하고 투자비 또한 막대해 이에따른 금리부담이 엄청납니다. 정유업은 원유를 적기에 저가로 구입해 최적의 생산조건으로 생산,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될 때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이런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정유업계의 선두자리를 계속 유지해나갈 생각입니다.▶ 창립 30주년을 맞으신 감회가 새로울텐데요.국내 최초의 민간정유회사로 이나라 경제발전과 궤를 같이 하며 숨가쁘게 달려온 30년이 아닌가 합니다. 그동안 고비도 많았지만 모든 임직원들이 똘똘뭉쳐 이를 잘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오늘의 위상을 정립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언제였습니까.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제1,2차 오일쇼크 때일 겁니다. 73년 제4차중동전쟁이 발발하면서 제1차 오일쇼크는 일어났는데 이때 원유가는 불과 1년사이 무려 4배나 폭등했지요. 이로인해 정유산업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 모든 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국가전체적으로는 경제개발계획을 수정해야할 만큼 일대위기 국면이었지요. 1차 오일쇼크가 일어나자 국내 정유사와 합작관계를 유지하고있던 메이저들은 원유공급물량을 감축하고 나섰으나 저희회사는 다행히 합작선인 칼텍스사가 소요원유 전량을 차질없이 공급, 여유물량의 원유를 동종업계에 나눠줘 국내 정유업계는 물론 우리 경제를위기에서 구하였습니다. 78년 이란회교혁명의 결과로 발발한 제2차오일쇼크의 충격 또한 컸습니다. 1차때와 마찬가지로 합작선인 칼텍스사와 긴밀히 협조체제를 유지해 저렴한 가격의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해 위기를 넘길수 있었습니다.▶ 비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 위기극복과정에서 쌓인 저력도 만만찮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이같은 저력을 바탕으로한 미래 청사진은 어떤모습입니까.우리는 지금까지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선발업체로서 수성에 급급하지 않고 전략부문에서 시장주도적 역할을 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외부로부터 받고 있습니다.뿐만 아니라 중질유분해시설 완공, 파라지일렌사업에서의 성과등국제경쟁시대를 대비하는 구체적인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준비를 바탕으로 앞으로 세계초우량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해나갈 생각입니다. 2000년대에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기업,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경영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으로 성장해나간다는 것이 미래 경영목표입니다.그룹차원에서 「도약 2005」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LG정유는 구체적으로는 어떤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는지요.그룹의 「도약 2005」와 저희회사의 「Pacesetter(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기업)」는 질과 양적인 면에서 동시성장을 통해 21세기비약적 발전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맥락입니다. 지금까지의 안정적이고 남이 이룬만큼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최선을 다해 도달할수 있는 수준보다도 조금더 도전적으로 목표를설정해 반드시 그것을 달성하자는 것이 「도약 2005」고「Pacesetter」라고 할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 나름대로는 2005년까지 1인당 생산성 세계 1위를 달성하고 고객만족도를 세계초일류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2005년까지 모두 10조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할 생각입니다. 중질유수첨분해시설, 휘발유탈황시설, 경유탈황시설등 고도화시설을 추가로 증설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휘발유, 등유, 경유부문에서 1위의 시장지배력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석유화학부문에서는 폴리프로필렌 생산시설은 연산 33만t 규모로 지금보다 2배정도 확장하고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을 단일규모로는 세계최대규모인 연산 1백만t으로 끌어올릴 복안입니다.▶ 대체에너지, 신제품개발등 연구개발투자는 어느정도 이뤄집니까.기존연구소를 확대개편해 연구사업도 활발히 전개할 생각입니다.대덕연구단지내에 대단위 연구소를 건설해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한편 5천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G-7 프로젝트의 핵심과제인 대체에너지 개발의 중심연구소로 키울 계획입니다. 환경관련 부문에는 앞으로 3조원을 투자해 환경친화기업으로서 이미지 업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신제품 개발과 관련해서는 다른 산업과 다른 차원에서 보는것이 필요합니다. 정유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성숙산업으로 신제품 개발에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지만 성공하기란 꽤 어렵습니다.이런 점 때문에 선진국의 메이저기업들도 단독으로 신제품개발을못하고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서 하고 있고 저희회사 또한 세계유수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연구개발투자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업다각화도 필요하지 않습니까.정유업의 경우 수평적 다각화는 바람직하지 않고 수직적, 전문적인다각화를 하여야 시너지효과가 큽니다. 이런 차원에서 수직적 다각화를 활발히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난 87년부터 원유정제과정에서발생하는 제품을 이용해 PP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BTX공장을 통해벤젠, P-X등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탄화수소 에너지인LNG도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에너지다변화차원에서 도시가스사업도모색할 방침입니다. 공장가동과정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한 전력사업(IPPU)도 사업다각화에 포함되어 있는데 저희 회사는 이미10만KW 규모의 폐열이용발전시설을 완공해 현재 전력자급자족을 하고 있습니다. IPPU사업은 공장가동과정에서 나오는 폐열을 이용할뿐만 아니라 송배전에 따른 비용도 절감할수 있는 이점이 있어 앞으로 발전시설을 확충해 여천공단 및 순천,여수지역에도 공급할 계획입니다.▶ 세계시장 선도기업이 되기 위한 M&A도 필요할텐데요.구본무회장이 취임한 뒤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는 「도약 2005」에는 두가지 뜻이 담겨있습니다. 세계화를 통해 세계초일류기업이 되라는 것과 함께 내수시장에 만족하지 말고 세계시장에 진출, 당당히 세계유수기업들과 힘을 겨루라는 것이지요.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업구조로는 힘든 면도 없지 않아 필요한 경우에는M&A도 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저희회사가 추진하는 M&A는 단순한양적인 팽창이 아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브랜드이미지 등을 획득해 사업의 효율화를 기하는 방향에서 추진될 것입니다.▶ 가격자유화가 실시된후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 이를 타개할 복안은 있습니까.경쟁이 조금씩 가열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자유시장경쟁체제에서 경쟁자체를 거부할 생각은 없지만 지금 정유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은 작은 이익을 취하기 위한 파멸적 경쟁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2년후면 정유5사가 아닌 세계 메이저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체질강화, 경쟁력강화를 위한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석유는 국민경제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여야 합니다. 가격파괴는 단기적으로고객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비용회수를 하여야하므로 국민들에게 더욱 큰 부담을 안길수도 있지요. 이런 측면에서 우리 업계는 세계적으로 경쟁되는 가격, 정당한 가격, 예견되는가격수준에서 경쟁을 해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저희회사는 나름대로 유가자유화시대를 맞아 경영혁신과 시설고도화를 통해 대외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절감되는 비용은 전액 소비자에게 환원하는 신영업정책을 채택해 활발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판매자회사를 합병해 효율적인 영업관리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또 계열 주유소 또한 단순히 기름넣는 곳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탈피해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한국형 주유소의 편의점인 LG STAR를 설립한 것은 좋은 본보기이지요. 올해안에LG STAR를 60곳으로 늘리고 2000년에는 전국 3백개 주유소로 확대해 선진국형 주유소시대를 선도해나갈 생각입니다.▶ 통일을 대비한 LG정유의 전략은 있는지요.매우 민감한 사안이지만 우리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만주, 연해주 등도 우리 경제권으로 간주하고 이를 커버하는 전략을 구상중입니다. 통일후 북한에 정유공장을 짓는 방안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있습니다. 우리같이 국토가 좁은 국가에서는 여러개의 정유공장을짓는 것보다 선박 및 송유관을 통해 제품을 수송하는 것이 규모의경제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구체적인 계획은 앞으로수립해나가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북한 임해지역에 저유소를 짓는 것이 보다 타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와함께 중국투자도 적극 검토할 생각입니다. 현재 중국은 정유산업을 기간산업으로 간주, 일정한 제약을 두고 있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이런 제약이 풀릴 것으로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