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83호 (1997년 07월 08일)

깨지는 부동산 신화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9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연초에 분당 일산 등 신도시지역을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였던 아파트매매 및 전세가격이 하락세로돌아섰는가 하면 일부지역에서는 매매가 끊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토지와 임야는 물론 상가도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시가의30%정도가 떨어진 값에도 매수자가 나서질 않는 등 부동산시장의한파는 누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부동산거래일선인 중개업소들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업계에서는 『계절적으로 여름철이 부동산시장의 비수기』라는 말로 설명을 하고있다. 그러나 비수기라는 계절적 이유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그래서 일부에서는 『부동산가격에 얹혀있던 거품이 제거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거품이 제거돼 결국 부동산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그럴듯하게 포장돼 제기되고 있다.

최근 고개를 든 부동산폭락설은 한보 삼미 한신공영 등 굵직한 대그룹의 부도와 경영위기에 몰린 진로 대농 등 재벌그룹이 경영난타개를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부동산 매각에 나서면서 시작됐다.부동산시장에 기업이 보유했던 매물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부동산가격이 폭락한다는 시나리오다. 업계에서는 이런 부동산가격폭락설의 원인으로 기업들의 부도 또는 구조조정을 위한 부동산매물증가,시중은행의 담보부동산에 대한 매각물량 증가, 부동산거래 단절,거래가격 하락, 경매 등 한때 주목을 받았던 부동산상품의 인기하락 등을 꼽기도 했다. 여기에는 90년대 들어 부동산거품의 제거로부동산가격폭락이 발생하고 그에 따른 복합불황을 겪는 일본의 예가 원용되기도 했다.

이러한 부동산가격폭락설의 분분한 논쟁의 중심에 자리잡은 진앙지는 부동산거품의 존재여부와 그 규모다.거품논쟁의 불을 지핀 것은 삼성경제연구소. 삼성경제연구소는 「토지가격하락과 국민경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91년에는 최고 약50%의 버블(거품)이 존재했으나 지금은 약 30%가 버블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여기에 맞장구치듯 신한종합연구소에서는 일본의 부동산거품붕괴를다룬 연구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부동산거품이 존재하며 그 거품이 제거되는만큼의 부동산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한국부동산컨설팅의 컨설턴트인 김정훈씨는 『현재 매물로 나온 부동산 가운데 시가에서 30%정도 빠지는 값에 거래를 하면 거의매매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거꾸로 말하자면 30%정도의 가격이매수자가 희망하는 제거가격 즉 거품이라는 말이다. 김씨는 부동산지가이론중 「예상의 무한법칙이론」을 들며 『지가가 폭락하지는않겠지만 결국 거품이 걷히면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상의 무한법칙이론은 A가 땅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을 하면B도 그런 예측을 하고 이런 기대는 C·D·E 등으로 계속 이어진다.덩달아 지가상승도 계속 이어진다. 그러나 어느 한고리에서 지가상승에 대한 예상이 깨지면 부동산가격의 하락현상이 역시 A·B·C·D·E 등으로 연속적으로 도미노현상을 보이며 발생한다는 것이다.따라서 『이제껏 이뤄진 땅값상승도 상당부분 거품이며 이러한 거품이 제거될 것이라는 예상과 부동산시장의 안정기조가 지속되면결국 투자자의 관망에 따른 약보합세 내지는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 매물, 시가의 70%선서 거래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거품이 거의 걷혔다는 주장과 거품이 있더라도 가격폭락은 없다는 것이다. 건설교통부 토지국 장부시국장은 『부동산시장이 안정기조에 든지벌써 5년째다. 이미 거품은 제거될만큼 제거돼 급격한 가격폭락은없을 것』이라며 『하반기의 부동산시장에서 예상되는 약보합세는경기불황에 따른 하향안정세』라고 전망했다.삼성생명 개발사업본부장인 노희식전무는 『일본은 20∼50정도의두께를 가진 거품이 있었다면 우리는 10∼30정도가 거품의 두께였다』며 『그러나 거래허가 세금 실명제 등 투기적 거래를 규제하는여러 제도적 장치로 버블이 거의 다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LG경제연구원의 이용만책임연구원도 『일본과 달리 한국의 부동산가격은 이미 거품이 많이 걷힌 상태로 부동산가격의 급락은 없을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1년 이후 부동산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거품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또 『부동산은실물경기보다 2∼3분기정도 후행하는 속성을 갖고 있어 현재의 불황에 따라 자산의 내재가치가 떨어져 부동산가격이 하향안정세를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폭락내지 급격한 하락보다는 완만한 약보합세가 당분간지속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퍼시픽컨설팅의 양재완사장은 『부동산거품의 경우 우리는 아직도 부동산담보가 없으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일본과 근본적으로 여러 면에서 사정이다르다』며 『명목상의 가격하락은 있겠지만 말 그대로 큰 폭의 하락은 없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정부에서 부동산가격폭락을 그냥 지켜보지만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가격의 폭락이 일어나면 기본적으로 정부의 세수수입이 줄어들고 경기전반에 큰 부작용을 끼친다. 그런데 정부에서 폭락을 방치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측의 자료에서는 과표가 현재와 같을 경우 지가가10%정도 하락하면 연간 2조5천억원 정도의 세수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지난달 재경원에서도 「부동산가격하락의가능성과 영향」이란 내부보고서를 통해 부동산가격폭락의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부동산가격을 급속히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즉 정부에서부동산시장의 가격폭락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 부동산시장은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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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