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83호 (1997년 07월 08일)

전화요금 내리기 경쟁 불붙는다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9

국내 전화사업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간다. 국제전화의 경우온세통신이 10월1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3파전에 돌입한다. 시외전화의 경쟁구도는 더욱 복잡해진다. 데이콤외에 온세통신이 제3사업자로 지정됐을 뿐 아니라 시티폰과 이동전화등 무선전화도 시외전화의 경쟁주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요금의 자율화로전화사업자들이 경쟁다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경쟁을 촉발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돼 올연말에 시행되면 음성재판매 인터넷전화 콜백 구내통신 등 별정통신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별정통신사업의 경우 일정요건만 갖춰신고만 하면 되므로 자본만 있다면 누구나 통신서비스를 제공할수있게 된다. 통신시장개방으로 외국의 전화사업자들도 국내에서 영업할수 있게 된 것도 경쟁을 치열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경쟁의 혜택은 곧바로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전화요금이 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상품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폭의 요금인하가 기대되는 분야는 국제전화다. 한국통신의 국제전화사업 원가보상률은 지난해 1백53%. 국제전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들인 원가는 5천64억원이었는데 매출액은 7천7백49억원이었다. 이 수치만을 본다면 앞으로 국제전화요금은 30~40% 가량 내릴 여지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 다양한 할인프로그램 도입 바람직

전화요금인하경쟁의 가장 큰 변수는 음성재판매, 인터넷전화, 콜백과 같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우는 틈새형서비스사업자들이다. 내년초부터 영업에 나서는 사업자들이 나오게 되면 국제전화등장거리전화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전화의 경우 인터넷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파격적으로 저렴한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현재 기술로는 통화품질이 떨어져 업무용으로 사용할수 없다는 약점이 있다. 음성재판매는한국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들로부터 회선을 도매로 저렴하게 구입해 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재판매업자는 설비투자비용부담이 없기 때문에 기간통신사업자보다 저렴한 가격에 통신서비스를제공할 수 있다.

콜백은 국가간 국제전화요금차이를 이용한 서비스이므로 국내 국제전화요금보다 저렴한 나라의 사업자에게는 언제든 사업기회가 있다.특히 이런 틈새형사업자들의 존재는 대형통신사업자들의 가격담합가능성을 봉쇄하는 역할을 한다. 가격담합으로 전화요금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되면 신고만으로 전화사업을 할수 있는 별정통신사업자가 저렴한 요금으로 시장을 급속하게 잠식할수 있기 때문이다.외국사업자들의 국내진출도 국제·시외전화요금의 인하를 재촉하는요인이다. 한국통신과 같은 국내사업자들은 고수익사업인 국제전화와 시외전화 요금을 낮춰 외국사업자들의 시장진입의지를 꺾으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전화와 시외전화요금인하에는 변수가 많다. 우선 한국통신의 운신의 폭이 좁다. 국제전화와 시외전화에서는 흑자지만 시내전화부문이 적자이기 때문이다. 시내전화서비스는 가입자와 직접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입자선로의 설치를 위해 막대한 비용의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시내전화의적자도 바로 가입자선로부문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비용 때문에 발생한다.이 때문에 한국통신의 시내전화수익률은 83.6%에 불과하다. 행정통신, 전보 등 공익성사업에서도 지난해 3천6백89억원이나 적자가 발생했고 시내공중전화의 수익률은 원가의 반도 안되는 4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한국통신은 시외전화와 국제전화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시내전화 등에서 발생한 적자를 메워야 한다.

그동안 경쟁이 심하지 않았을 때는 국제전화와 시외전화부문에서벌어들인 수익으로 시내전화사업의 적자를 메울 수 있었지만 경쟁이 본격화돼 국제전화와 시외전화 요금을 너무 많이 내리면 시내전화 등의 적자를 보전할 수단이 없어진다.

전화요금인하의 또 다른 변수는 경쟁사업자들의 반발이다. 데이콤과 온세통신 등 후발사업자들이 내세우는 무기는 한국통신보다5~10%가량 저렴한 요금. 『한국통신이 전화요금을 많이 내리면 후발사업자는 무장해제당한 꼴』이란게 이들의 주장이다. 설비투자비를 이미 회수한 한국통신이야 전화요금을 내리더라도 문제가 되지않지만 시장점유율을 일정정도 확보하지 못한 후발사업자들에게 더이상의 가격인하는 치명적이란 말이다. 통신장비등 투자비용을3~4년내에 벌어들여야 하는데 너무 낮은 전화요금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데이콤은 또 자사의 국제전화수익률이 1백12.4%인 점을 들면서 한국통신의 국제전화수익률 1백53%에는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시외전화요금의 자율화를 반대하고 있다.그러나 단지 표준요금수준만으로 경쟁하는 것은 단세포적이란 지적이 강하다. 기본요금 외에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할인프로그램을 운영하는게 진정한 경쟁이기 때문이다.국제전화의 경우 흔히 AT&T 등 미국의 사업자가 한국의 전화사업자들보다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않다. 표준요금은 오히려 미국사업자들이 비싸다. AT&T를 이용해미국에서 서울로 전화를 걸면 3분에 약 5천3백원이나 된다. 그러나한국통신을 이용하면 3천원에 불과하다.

◆ 시장개방 외국 전화사업자와도 경쟁

그렇다면 왜 미국의 전화요금이 한국의 전화요금보다 현저하게 저렴할때 가능한 콜백서비스란게 가능한 것일까. 비밀은 다양한 선택요금제도에 있다. 콜백사업자의 경우 전화사용량이 많아 AT&T와 같은 기간통신사업자로부터 표준요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국제전화회선을 이용할 수 있다. 콜백사업자와 같은 기업가입자가 아닌일반 가입자들도 할인프로그램을 이용할수 있다. AT&T의 경우「원레이트 인터내셔널」이라는 할인프로그램이 있는데 가입비로 3달러50센트만 내면 미국에서 한국으로 전화걸때 드는 비용은 1분당40센트. 3분기준으로 1천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전세계 1백20개국에 진출한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은 「프렌즈&패밀리」, 「프렌즈&패밀리 오버시즈」등 다양한 할인프로그램을운영하고 있다.

「프렌즈&패밀리」에 가입하면 10개의 전화번호를 등록해 놓고 이들에게 거는 전화요금 10%를 할인한다.(국제전화와 이동전화는 1명) PC통신이나 인터넷처럼 모뎀을 이용한 통화나 자택으로 거는전화도 10%할인대상이다. 회원가입비는 없고 다만 브리티시텔레콤을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프렌즈&패밀리 오버시즈」는 국제전화할인 대상이 5명이란 점이 「프렌즈&패밀리」와 다르다.전화요금을 지불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매달 사용한만큼 내기도하고 분기별, 연간납부도 가능하다. 1년단위로 사용요금을 납부하면 항공마일리지도 제공한다. 전화를 사용할때마다 지불하는 직불제도(Direct Debit)도 있다.브리티시텔레콤이나 AT&T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할인프로그램은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맞은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배워야할 요금경쟁의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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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