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모두가 다 나타나는 것은아니다. 한 예로 나이가 70세였던 한 여자 환자가 한동안 집안일로무리를 하고난 후 무릎통증이 나타난다고 해서 내원하였다. X-레이를 촬영한 결과 할머니의 무릎에는 퇴행성 변화중 진행된 형태인골극이 전반적으로 형성되어 있었으며 뼈의 마모가 심했고 무릎도변형까지 있었다. 이 검사 결과라면 할머니는 평소 통증과 운동장애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도저히 할 수 없는 정도라고 생각할 수있다. 그런데 흥미 있는 것은 이러한 무릎을 가지고도 그동안 할머니는 큰 통증이나 문제없이 잘 지냈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분석하던 중 할머니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어서부터 매일매일 수영을 했으며, 사회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것이뼈의 이상에도 불구하고 전혀 통증이 없었던 이유가 된 것이다.이와 대조되는 또 다른 환자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45세의 여자환자로 평상시에도 조금만 오래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또는힘든 일을 할 때면 자주 무릎이 아팠다고 하였고 무릎이 완전히 구부려지지 않아 조금이라도 운동할 때면 통증이 심해 견딜 수 없다고 내원하였다. 그런데 이 환자의 X-레이 결과는 오히려 뼈에 아무이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환자는 할머니의 경우와 반대로 평소운동은 커녕 전혀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습성이었다는 것이다.이러한 재미있는 두 예는 퇴행성 관절질환으로 인해 나타나는 통증이나 운동장애의 원인은 뼈의 퇴화나 변형보다는 뼈주위의 근골조직의 활성도가 더 깊게 관여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래서퇴행성 질병은 환자 스스로의 관리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해서 무릎을 무조건 안쓰고 쉬도록 하면 오히려더욱 관절이 약해져서 퇴행성변화가 더욱 빨리 온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무릎이 심하게 아프고 붓고 할때는 운동을 하면 안되고 가능하면 층계, 경사진곳 등은 피해야 하지만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으로 급성으로 동반된 염증을 치료하여 심한 통증을 없앤다음에는 아주 초보적인 단계부터 전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관절을 보호하고 튼튼하게 하는 운동요법을 시작한다. 그리고서서히 운동의 양을 늘려가야 한다. 또 무릎에 무리가 가는 일상생활동작을 피해야 한다. 즉 쪼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거나 하지 말고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것은 치료가 되어 통증이 없을 때도 반드시 지켜야 하고 운동도 꾸준하게 자신에 맞도록 해야한다.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퇴행성 관절염을 그 원인별로 3가지로 분류하여 그 관리나 치료 방법을 달리하고 있다.첫째는 손상성으로 적절치 못한 운동이나 사고로 부딪치거나 다침으로써 관절에 직접적인 외부힘이 가해져서 어혈이라는 혈행장애가일어난 경우이고, 둘째는 외감성으로 바깥의 기후나 온도에 잘 적응치 못하거나 너무 차고 습한 곳에 장시간 노출되어 국소적인 관절 순환이 안되는 경우이다. 그리고 셋째는 내상성으로 관절과 연결되어 있는 내부 장기의 기능이 허약해져서 관절이상이 오는 경우를 말한다.한의학적 치료는 원인 분류와 내부장기의 허실 및 전신적인 경락의순환상태, 체질적 소인을 고려하여 치료방침을 세우게 된다.일반적으로 어혈이 있는 경우는 침치료와 약침치료및 어혈을 제거하는 약물투여가 필요하고 차거나 습한것 때문에 온 경우는 관절부위의 뜸치료 같은 온열치료와 거습거한하는 약물투여가 필요하다.또 내상성의 경우는 대개 간장과 신장이 허약하고 비위의 기능이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를 강화하고 근골도 튼튼하게 할수 있는 약물을 투여한다.즉 퇴행성질환의 치료는 환자의 허약해진 장기를 도와줌으로써 질병의 원인인 사기(邪氣)를 제거하는 부정거사(扶正祛邪)의 치료방법을 쓰기 때문에 치료에 의한 부작용을 줄여가면서 치료할수가 있다. 특히 최근에 무릎을 강화시키는 약침요법(생약을 주사액으로 특수제조해서 경혈에 주사하는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퇴행성 관절질환의 치료가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