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전통적인 생산요소로는 자본과 임금 토지 등이 꼽힌다.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요사이에는 기술 정보 문화 서비스 디자인 등도기업의 경쟁요소에 추가되고 있다. 경쟁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생산성 향상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는 우리 고유의 문화 전통인 기를 덧붙이는 것도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흔히 경영은 과학적이고 조직적인 사고의 소산으로 여겨진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기업 경영의 역사는 비과학적이고 다소 미신에 가까운 점이 많은게 사실이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돼지머리를 놓고성공을 기원한다든지 사업을 하면서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굿을하는게 대표적인 예다. 또 이름이 좋아야 한다며 회사명이나 제품명을 짓는데 거액을 투자하기도 한다. 이름이 좋아야 성공한다는것은 현대 마케팅에서 CI(Corporate Identity: 기업이미지 통합)라해서 과학적으로 정립돼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은연 중에 믿고 있는이름 속의 기가 현대 마케팅 이론으로 확립된 예라고 할 수 있다.위에서 열거한 예는 모두 창업자 자신과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일종의 기모음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회사의 이름이 좋다고믿을 경우 직원들의 기가 살아나 생산성과 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또 상품의 이름이 좋으면 소비자들도 기분이 좋아져서 그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몸안에 기가 차게 되면 신념이 생기고 잠재력이살아나서 무언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끌려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문제는 이런 집념이 정도를 넘어서 기업의 전구성원에게 강요되거나 공념화하는 경우다. 이 경우 그 기업은 일시적인 상승효과를 누릴 수는 있겠지만 경영의 자율성이 떨어지게돼 조직이 비창조적으로 경직돼 생산성이 낮아지게 된다.경영학은 서양의 과학적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학문이므로 우리의기문화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한국인의 가치관 속에는 기업에도기가 있고 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믿음이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 「기테크」경영은 한마디로 서양의 경영학과 한국적 기문화를접목시켜 21세기의 선진적 경영기법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기테크’ 현대경영에서 인정미국에서 좋은 계획과 조직의 성공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가이뤄진 적이 있었는데 연구 결과 좋은 계획과 조직의 성공 사이에는 필연적인 관계가 없었다. 조직의 성공에는 보이지 않는 어떠한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게 결론이었다. 이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란 것이바로 필자가 논하고자 하는 「기」 라고 믿는다.기업의 구성원은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다. 구성원이 가진 능력은 구성원의 기를 어느 정도 살려주고 동기부여를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이것은 현대 경영학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기업이 구성원의 능력을 공통적으로 합해 잘부릴 수만 있다면 경쟁회사를 이기고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구성원들의 기가 죽어서 의욕이나 의지가 부족할 때 그 기업은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만약 기가 조직의 성공에 결정적 동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증명, 서양인들이 모르는 기문화를 기업경영에도입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서양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 한국인들은 어른이나 아이를 막론하고 기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다. 건강을 유지하는데 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으며 정신력은 기력에서 나온다고 확신하고 있다. 옛 속담에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다. 정신을 잃는 것을 한문으로 기절이라고 한다. 즉 기가 막히거나 단절되면 죽을 수밖에 없고 기가 운행되면 살수 있다는 뜻이다.기업에서도 이러한 것을 중시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수 있다. 회사의 문은 남쪽이 좋다거나 사장실은 동향이 좋다는 등 풍수를 고려하는 것이 그 예다. 이 역시 회사 구성원의 기를 한데 모으기 위해서라고 해석할수 있다. 여기서도 알수 있듯이 기업에서는 보이지않는 힘을 빌려 조직을 성공으로 이끌어 보려는 창업자의 의지를엿볼수 있다.게다가 기업 탄생 자체가 기의 힘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할수 있다.기업은 탄생한 이후 다른 기업과 경쟁을 하면서 일정한 기의 순환과정을 겪는다. 기업의 창업에는 원기가, 기업의 성장에는 생기가,기업의 영역확장에는 활기가, 기업의 지위 유지에는 화기가, 그리고 기업의 영원한 존재적 가치 유지에는 정기가 필요하다.기업의 창업은 원기의 힘으로 이뤄지는데 원기는 창업자의 신장에서 나오는 기의 힘에 의해 형성된다. 음양오행에 의하면 신장은 수에 해당한다. 즉, 창업자는 좋은 물기를 가지고 새 영역을 개척한다. 예로부터 물이 좋아야 땅이 비옥해지고 수목이 잘 자라며 그래야 좋고 맑은 물이 보존된다고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물이 풍부하고 좋은 지역에서 찬란한 문명과 강한 국가가 탄생되었던 것을우리는 기억한다.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지구상에는 22개의 찬란한 문명이 꽃을 피웠으나 대부분 사라지고 7개의 문명만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상에서 사라진 문명들은 외부의 도전이 아니라 내부의 도전에 의해 멸망했다고 지적했다. 내부의 도전이란 국가 경영자들이 물의 혜택을 잊어버리고 변화와 창조를 무시한 것을 일컫는다.기업이 성장하는 힘은 생기에 의하는데 이는 위장에서 나오는 기다. 위장은 음양오행에서 땅에 해당한다. 위는 음식을 소화시켜 나오는 기를 다른 기관으로 보내 힘이 생기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힘은 곧 소화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옛날에 강감찬 장군은 키는 작지만 위장이 커서 항상 며칠간의 식사를 해뒀다가 적이 침공할 때 며칠간을 굶고도 작전을 지휘할 수있었다고 한다. 일단 큰 일을 하려면 위장이 커야 한다. 씨름선수도 위장이 커야 몸집이 중심을 잡고 상대편과 몸싸움을 할수 있다.자고로 인체의 중심을 잡는 것은 비장과 위에서 나온다고 한다. 기업도 소화력이 좋아야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기업은 성장하면서 자금과 기술개발 등 에너지가 상당히 필요하다.이것은 기업의 소화력에 의해 가능하다.기업은 성장하면서 영역을 확장하게 되고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이때 기업의 힘은 활기에서 나오는데 인체에 비교하면 간에서 나오는 기다. 간장은 음양오행에서 나무에 해당한다. 간은 위에서 보내온 에너지를 저축하고 힘을 모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에 쓰는 역할을 한다. 기업에서 활기가 넘치면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그늘을 넓히듯이 경쟁자들을 이기고 영역을 넓힐 수 있다.◆ 낙오자에게도 기회를이제 기업내에 기가 자유롭게 흐르게 하기 위해 필요한 몇가지 조건들을 살펴보자. 첫째 기업내에서 권위주의적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 권위주의는 상의하달식 정보유통의 전형적 사례로 하의상달의싹수를 잘라버리는 전근대적 행태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자유롭게개진될 수 없는 분위기에서 기업은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마저 상실한다. 권위주의는 또 의사결정과정을 더디게 만든다. 경쟁에서는신속한 결정 과정이 중요하다. 하부의 의사가 상부의 권위주의에눌려 뒤늦게 전달돼 결정이 늦어지면 기업은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둘째, 기업내에 사랑의 기운이 넘쳐야 한다. 기업은 경쟁을 통해성장한다. 기업은 또 기업 내부적 경쟁을 조장, 조직을 강화하고조직원간의 능력을 계발시킨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경쟁에는불가피하게 경쟁자간에 보이지 않는 암투가 따른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경쟁이 심해지면 기업내 분위기가 삭막해지기 쉽다. 이러한분위기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기업내에 사랑의 풍토가 함께 존재해야 한다. 경쟁에 실패한 조직원에게 책임을 묻기 보다 다시 한번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그는 사랑을 통해 용기를 되찾아실수를 거울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격언에도 「실패는 성공의어머니」라고 했다. 스포츠에서도 패자부활전이 있다.이러한 사랑의 풍토가 있을 때 직원들 사이에도 감사하는 생활 태도가 생겨 매사에 긍정적이 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에 플러스의 발상을 줄 것이다.이제까지의 경쟁이란 기획 관리 평가의 틀속에서 이뤄져 왔기 때문에 조직내에서 인간적인 사랑이라든가 동정은 끼어들어갈 틈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온정을 말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로 취급되었다. 더구나 사랑의 분위기를 운운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수 없었다.그러나 시대적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대기업도 인간적 경영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인간적 경영의 근본은 사랑이다. 사랑은 감성을 촉촉히 적셔 주기 때문에 기를 생성시킨다. 이제 기업은 잠시 슬럼프에 빠진 사람을 사랑으로 치유해야 한다. 사랑으로 막힌 곳은 뚫고 굽은 곳은 펴줄 수있다.셋째, 봉사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요즘 새로운 경영 컨설팅 기법에기업의 자세를 낮추라는 것이 있다. 자세를 낮춘다는 것은 낮은 곳에서 함께 한다는 뜻으로 봉사한다는 뜻과도 상통한다. 기를 수련할 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수련기법이나 장소가 아니라 자세를 낮추라는 것이다. 자세를 낮추기 위해서는 자신을 버려야 한다. 자신을 꽁꽁 감추고 기를 수련한다면 아무리 많은 세월을 수련해도 기는 쌓이지 않는다. 기업도 자신을 버리는 아픔을 감수하고 거듭 태어나야 한다. 거듭 태어남이 없다면 고객과 함께하는 봉사 자세가이루어질 수 없으며 고객 만족도 이끌어 낼수 없다. 기업 자신의자세를 먼저 낮추고 고객에게 봉사하는 변신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