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금융위기의 시발점은 사실 7월15일 발표된 기아의 부도유예대상 편입으로 봐야 한다. 한데 그 기아사태가 산업은행의 출자전환이라는 최선의 방법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정부도 중장기환율안정책 등을 내놓는 등 적극적인 수습에 나섰다. 문제는 한번가속이 붙은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멈추지 않고 있는 점이다. 외국인의 매도는 언제 멈출 것이며, 증시의 바닥은 어디인지 예측 자체가 어려운 상태이다. 바로 이런 때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한국 경제의 내용을 보자. 그것을 따지면 앞으로의 상황을 그리 비관만할 것은 아니다. 우선 소비와 설비투자의 둔화로 대외 경상수지는 호전되고 있다. 투자의 감소로 오히려 경기회복이 늦어지는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으나 설비투자를 위한 수입의 감소로 무역 및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재고증가율이 97년8월 9%까지 하락하고 무역수지 적자폭이 크게 줄어 자본수지가 흑자를 보이는 것은 결국 이에 기인한 것이다.이같이 보면 한국경제의 성장률의 하락이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다.보통 적정금리수준은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및 유통속도에 의해결정된다. 따라서 경제성장률은 하락하나 소비위축으로 통화가 증발돼도 유통속도가 크게 감소, 물가수준은 크게 상승하지 않아 적정금리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수입감소로 경상수지 호전주가는 펀더멘탈(경제기반)과 수급요인에 의해 움직인다. 위에서살펴 본 것처럼 펀더멘탈은 호전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불안지속 및 외국인의 투매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펀더멘탈을 이기는 수급은 없다. 89년12월 정부는 떨어지는 주가를 받치기 위해 2조7천억원이라는 극약을 투여했으나 실패했다. 또한 91년 증안기금으로도 92년8월까지의 하락세를 막지는못했다. 왜냐하면 펀더멘탈이 악화된 상황에서 수급만으로 주가를올릴 순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때와는 정반대라고 보면 된다.물론 외환시장불안과 외국인이라는 매도공룡이 있다고 하지만 근본적으론 펀더멘탈이 호전되고 있는데 오직 수급 요인만으로 주가가하락하고 있는 것이다.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낮다는 것 이상의 호재는 없다. 오히려 지금은 주가가 크게 올라 일부 거품이 낀 미국 증시가 더 위험할 수 있다. 또한 시장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외환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환율이 상한가를 치고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외국인은 매도대금을 당일로 본국에 송금해야만 한다. 그러나 일시에 많은 달러수요로 시장은 조기에 문을 닫고 있다. 결국 외국인은 자신들의 매도로 달러를 시장에서 팔지 못하고 송금도 못했는데 환율은 상승해 이중손해를 보고 있다. 이 상태를 얼마나 지속할 것인가. 외국인이 바보가 아니라면 양쪽으로손해를 감수하면서 까지 주식을 계속 팔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외국인도 매도속도를 줄이고 오히려 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최근 외국인의 투매가 진행되는 상황에도 주가가 더 떨어지진 않을것이라고 믿는 동물적인 감각의 큰손들이 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다.지금 시장에 몰려오는 개인은 감각만으로 주가가 바닥이라는 것을감지할 수 있는 능력으로 승자가 된 사람들이다. 이렇게 보면 한국증시의 향후 전망을 그렇게 어둡게 볼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