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할인점 「킴스클럽」을 운영하던 뉴코아그룹이 화의신청으로 사실상 좌초하면서 국내 할인점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급속히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국내 할인점은 17개의 점포를 운영하던킴스클럽과 11개점포를 갖춘 신세계백화점의 E마트가 양분해왔다.여기에 외국계할인점인 프랑스의 까르푸와 마크로가 점차 영토를넓혀왔고 대재벌중에는 삼성 LG가 점포 하나씩을 열고 신진도전세력으로 시장에 막 진입했었다. 그러나 한국형할인점을 내세우며 시장에서 E마트와 까르푸 등을 견제하려고 무리하게 다점포화를 추진하던 킴스클럽이 낙마함에 따라 할인점시장은 혼전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이런 대혼전의 와중에서 싸움은 크게 네갈래로 벌어지게 될 것으로전망된다. 이런 흐름에 따라 할인점 열국지를 감상할 수 있다. 가장 큰 흐름의 한가운데는 기존업체중 제일 큰 경쟁상대를 결과적으로 밀어낸 E마트와 까르푸가 서있다.E마트는 국내 최초로 할인점사업을 시작한 업체라는 선두주자의 지위를 놓치지 않기위해 다점포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일반할인점 E마트와 회원제할인점인 프라이스클럽 5개점을 올해중에개설한데 이어 내년에는 청주 원주 이천 김천 광주 대전에 7개 점포를 더 개점할 계획을 세웠다. 99년이후에도 14개를 추가해 2000년까지 36개 점포망을 구축, 까르푸를 제압한다는 전략이다.이런 다점포화는 선발외국업체인 까르푸도 마찬가지다. 내년에 인천 울산 분당 안양 광주 대구에 6개 점포를 잇달아 연다는 계획이다. 또 99년 이후에도 매년 3~5개의 점포를 열어 2000년에는 20개체인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국내 업계가 까르푸를 두려워하는 것은자금력과 유통노하우다. 까르푸는 그동안 1천9백30억원이던 자본금을 내년중에 8천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자금은 전액 프랑스네덜란드 등 유럽의 까르푸점포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충당된다. 순수자본금만 8천억원이면 한전 포철에 이어 국내 3대기업이 된다.까르푸관계자는 『한국에서 최대기업이 된다는게 목표』라고 밝힐정도다.◆ 대형재벌들도 진출 움직임이 자금의 조달비용은 세계시장의 평균시장이자율을 LIBOR(런던은행간금리)라고 가정할 경우 연6% 수준에 불과하다. 15%에 가까운 이자율을 부담하는 국내 유통업체와 원가부터가 차이가 나 게임은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다 전세계 유통시장을 지배할만큼 선진적인 유통노하우, 어마어마한 구매력, 전세계적인 소싱네트워크를 감안하면 가공할 위력이 나온다는 것이다.두번째 흐름은 까르푸보다 더 큰 세계최대의 할인점 월마트가 진출하는 경우다. 월마트는 현재 살로먼 브라더스를 통해 뉴코아매입을물밑에서 타진중이다. 또 국제시장에는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마크로의 동남아점포를 패키지로 매입키로 사실상 합의했다는 소문이나돌고 있어 한국진출이 임박해졌다.세번째 추세는 이미 할인점시장진출을 선언한 대형재벌들의 움직임이다. 삼성은 홈플러스라는 할인점을 대구에 오픈했고 점차적으로할인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도 아직 뚜렷한 그림은 그리지 못했지만 할인점진출여부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를 벌이고 있다.이미 고양시에 LG마트를 시작한 LG도 다점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 역시 할인점 백화점 등 유통사업진출을 공식화했다. 여기다 기존 백화점업계의 선두주자인 롯데도 내년에 마그네트라는 할인점을 오픈한다. 마지막 흐름은 수성에 나설 준재벌급 유통업체다. 클레프를 운영하는 나산과 그랜드마트를 확장중인 그랜드백화점 메가마켓을 시작한 농심가 등이 맞서고 있지만 초대형외국유통자본과 국내대형재벌의 공세를 견디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