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썰렁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인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예년 같으면 지금 이달치 예약이 모두 끝났을텐데 지금은연말예약이 한건도 없습니다.』평소 회갑 돌 등 잔치나 결혼식 약혼식 등의 피로연장소로, 연말이면 직장의 송년모임이나 친목모임 등으로 북적댈 중저가 뷔페음식점인 서울 마포구 아현동 가자뷔페의 조계삼과장의 말이다.예년 같으면 연말행사예약이 끝났을 호텔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내요지에 자리잡은 한 특급호텔의 관계자는 『싸늘한 경기에 주머니사정이 어려운데다 IMF구제금융, 대기업들의 부도설과 감원조치발표 등으로 심리적으로도 얼어붙었기 때문에 연말이벤트로 마련된디너쇼를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사회전체가경제위기라는 한파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분위기다.예년 이맘 때면 벌써 거리에 캐럴송이 울리고 형형색색의 꼬마전구들이 트리에 얹혀진 하얀 솜조각과 함께 송구영신의 분위기를 맘껏뽐내고 있을 때지만 올해는 완전 딴판이다. 그러나 지나온 한해를마감하고 새로운 해를 희망차게 맞이하기 위해 연말을 가족 친구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보내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나름대로 길은있다. 저렴한 값으로 좋은 추억을 갈무리할 수 있는 장소들이 아직많기 때문이다.●중저가 뷔페음식점우선 가족 동료 친구들과의 회식을 생각한다면 중저가 뷔페음식점을 찾는 방법이 있다. 가격이 8천∼2만원대로 일반호텔의 뷔페보다값이 절반이하로 저렴한데다 맛에 있어서도 호텔근무경력을 가진조리사가 요리를 하는 등 결코 호텔에 비해 떨어지지 않아 올해 같은 분위기에 연말모임장소로 적합하다는 것이 뷔페음식점들의 주장이다.서울 중구 을지로입구 삼성화재빌딩 지하 1층에 있는 다보뷔페 다동점(02-779-4087, 이하 지역번호 생략)은 평일에도 인근 직장인들과 중장년층의 모임으로 북적거리는 뷔페음식점. 『매일 새벽에 직접 가락동시장에서 사오는 싱싱한 재료만 사용한다』는 전영일사장은 『음식이 동이 나면 미리 만들어 놓은 음식을 내오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바로 다시 만들기 때문에 맛이 있고, 매일 5가지씩메뉴를 바꿔 식단을 다양하게 꾸미는 점이 특징』이라고 자랑했다.음식은 한·중·일·양식 등 40여가지가 나오며 좌석수는 1백30석.1인당 가격은 다른 뷔페들에 비해 훨씬 저렴한 7천(점심)∼8천원(저녁)이다. 다보뷔페는 다동점외에도 1백40석 규모의 신림점과 서울대점을 운영하고 있다.한옥건물이 눈에 띄는 압구정동의 경복궁(549-5031)은 한식위주로90여가지나 되는 음식을 제공하는 이름난 곳. 모두 6백여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주차는 1백대까지 가능하다. 가격은 점심 1만7천원,저녁 1만9천원으로 『계절마다 달리해서 내놓는 전복죽 깨죽 호박죽 콘수프 등 죽종류가 손님들로부터 맛있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메뉴』라는 것이 이수민씨의 말이다. 여의도에 있는 여의도뷔페(782-9478)도 1만5천원이면 맛깔스런 한식을 비롯해 50여가지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2백명까지 수용가능하다.이밖에도 서울 최초의 중저가뷔페로 알려진 종로 5가의 두콩(763-8824), 개포동 강남사회복지관 옆의 희망뷔페(3411-4891), 광화문구세군회관 골목안에 자리잡은 은행나무뷔페(736-6165), 논현동 힐탑호텔 위에 있는 논현뷔페(511-3004), 광진구 능동의 그린뷔페(499-6667), 고기와 생맥주를 양껏 먹을 수 있는 압구정동 현대백화점맞은편의 오비스타디움(541-3234), 논현동 건설회관내에 있는 건설가든(514-3551), 정동의 무궁화뷔페(730-7723), 반포의 킹덤뷔페(596-2284), 수유동의 광산뷔페(990-9744) 등도 이용해 볼만한 대중적인 뷔페음식점들이다.●호텔일반적으로 비싸다고 생각되지만 자세히 알아보면 의외로 싼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 호텔이다. 르네상스서울호텔 홍보실의 심영수씨는 『호텔저녁식사의 경우 다소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식사등 1차를 바깥에서 한 후 호텔커피숍이나 라운지에서 칵테일이나차를 마시는 것도 저렴한 비용으로 호텔을 즐기는 한 방법』이라고말했다. 호텔인터컨티넨탈서울의 메인바인 헌터스 터번(559-7638)에서는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동안 무료로 안주를 제공하고술값을 할인해 주는 「해피 아워」를 실시한다. 명동 은행회관 16층에 있는 웨스틴조선호텔의 뱅커스클럽(3705-5111∼2)에서는 서비스가 불만족스러우면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특선뷔페를 준비해놓고 있다. 가격은 1인당 2만5천원으로 점심·저녁시간에 이용이가능하며 생맥주도 머그 1잔당 1천원에 판매한다. 또 호텔본관의라이브재즈라운지인 컴파스로즈에서는 직장인들을 위해 생맥주 3백cc를 3천5백원에 판매하는 대신 안주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저녁안주특선도 운영한다.쉐라톤워커힐호텔(450-4501)은 컨벤션센터 1층의 그랜드볼룸에서 24일에 다양한 이벤트를 곁들인 댄스파티를, 25일에는 성탄가족큰잔치를 연다. 1인당 4만5천원인 댄스파티는 오드볼뷔페와 무제한으로제공되는 맥주·양주를 즐길 수 있다. 르네상스서울호텔은 로비에있는 양식당 노블레스(222-8637)에서 3시간(정오∼오후 3시)의 점심시간동안 애피타이저 수프 샐러드는 뷔페식으로, 주요리는 8가지중 한가지를 선택해 음식을 즐기며 모임을 가질 수 있는 「노블레스 비노」라는 특별점심메뉴를 내놓고 있다. 롯데호텔의 영국식 펍바인 보비런던은 매주 토·일요일에 맥주빨리마시기대회를 열며 로비라운지에서는 특선칵테일을 7천원에 판매한다. 프라자호텔의 카페 프라자뷰(310-7258)에서는 조식뷔페를 1만6천원에 제공하며, 24일 저녁과 25일 점심·저녁에 칠면조바비큐 케익 등으로 꾸민 크리스마스가족뷔페특선를 2만7천∼2만9천원에 내놓았다. 또 여의도에있는 일식당인 고토부키(3772-8383)에서는 생선회특선 4만원, 모듬초밥 1만9천원 등 일식요리를 40∼50%나 할인 판매하는 저녁할인메뉴를 마련해놓고 있다.●기타카페나 레스토랑의 경우 신세대 직장인들이 연말에 친구들과 모임을 갖기에 부담없는 장소다. 「재미」를 생각한다면 연말이벤트를준비한 카페들을 선택하는게 현명할 듯싶다. 독특한 소품과 인테리어로 이름난 홍대앞의 할로윈(3142-0643)은 크리스마스이브에 맥주마시기대회 댄스대회 등의 행사를 마련해 놓고 있다.홍대앞의 발전소(337-7259)는 연말까지 「비상구」라는 주제로 행위예술 국악밴드공연 사이코드라마 팬터마임 실험영화상영 등의 문화행사를 잇달아 개최한다. 1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오픈룸이많아 모임장소로 지명도가 높은 강남역 근처의 래즐대즐(501-8273)은 매주 「산타의 선택」이란 주제로 테이블을 추첨해 무료 또는기념품증정 등의 행사를 가지며 저녁에는 재즈라이브공연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