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중심에서 의약-정보통신으로군자표변(君子豹變). 군자는 변할 때 표범무늬처럼 뚜렷하고 눈에띄게 변한다는 뜻이다. 바로 삼양사의 변신이 그렇다. 수당 김연수선생에 의해 지난 1924년에 설립돼 만주등지에서의 개간·간척사업과 농장경영, 해방후 국내에서의 면방 제당사업 등을 거치면서 설탕 섬유 등에 주력해온 삼양사가 첨단고부가가치사업을 향해 총력을 투입하고 있기때문이다.삼양사의 이러한 변신에 대해 재계 일부에서는 「재계의 귀족」소리를 들으며 보수·안정적인 경영과 사풍의 대명사처럼 자리잡은기업이 변신을 한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의변화에 따른 적절한 생존전략이었다는게 그룹내부에서 나오는 말이다. 삼양그룹 경영기획실의 이강문 차장은 『삼양사의 주력사업분야인 설탕 섬유 등에서 점차 경쟁력을 상실하는 등 기존사업의 한계를 느끼면서부터 경영혁신이 시작됐다. 전사적인 의식개혁, 생산성향상 등이 사내에서 이뤄졌으며 의약 정보통신 환경산업 등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사업구조조정이 추진됐다』고 말했다. 창업햇수로 재계원로격으로 한때 재계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삼양사가 무한경쟁시대의 생존전략으로 삼은 것은 「선택과 집중」이었으며 그가늠쇠에 올려진 타깃은 의약·정보통신·환경산업 등으로 대변되는 고부가가치사업이라는 뜻이다.삼양사의 이러한 사업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96년에 삼양사의 사장으로 취임해 3세경영의 막을 연 김윤사장. 김사장은 부사장재직시인 96년에 기존의 본부단위조직을 16개의 전략적사업단위체제(SBU)로 재구축, 사업부문별로 자율적인 경영권을 이양하는 한편 철저히 사업성과에 따라 평가를 하는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했다.이는 「온정주의」로 대표되던 삼양사의 기업문화에 하나의 파격이었다. 이어서 9월부터는 사원부터 과장까지 참여하는 사원이사회인「C&C(Change&Challenge) Board」를 운영, 보수적인 기업문화에 패기와 활력을불어넣었다. 또 SBU의 성패를 가르는 것이 업무평가라는 사실을 감안해 지난해부터 과장급 이상 전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확대해능력위주의 인사를 통한 공격경영의지를 내보였다. 여기에는 지난94년 해외사업본부장과 관리본부장을 맡으면서 적극 추진한 인재양성과 교육투자, 4단계 전략평가시스템의 도입 등으로 얻어진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있었다.◆ 삼양텔레콤 설립, 정보통신사업 공략그러한 사업구조조정은 지금 구체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의약품분야에서는 패취제 전문생산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테라텍(TheraTech), 마크로메드(MacroMed), VivoRX 등 외국의 첨단의약업체들에 자본참여를 하면서 기술제휴를 맺고 96년에는 대덕에의약공장을 건립했다.여기서 지난해에 「니코스탑」, 「앤드로덤」, 「앤지덤」 등 패취제형 의약품을 발매했으며 주목나무에서 추출한 택솔을 상품화한「제넥솔」이란 항암제도 올해에 상업생산할 예정이다. 정보통신분야에서는 지난 95년 정보처리회사인 삼양데이터시스템을 설립한데이어 지난해에는 무선LMDS(디지털다지점분배서비스, LocalMultipoint Distribution Service)기술을 응용한 쌍방향디지털무선CATV, 주문형비디오, 초고속인터넷서비스, 무선시내전화망,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 등으로 진출할 목적으로 삼양텔레콤을 설립했다.이러한 첨단고부가가치사업에서의 현재 실적은 미미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아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삼양사측은 기대하고있다. 이차장은 『(첨단고부가가치사업을)현재의 매출액 기여도로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정상경영이 이뤄지면 수익성은훨씬 더 높다』며 『현재 부채율 3백50%이지만 자산재평가를 하면부채율이 2백%로 낮춰지고 여유자금을 고부가가치사업쪽으로 더욱많이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