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장에 출마하게된 동기는.당 지방자치위원장이란 직책을 수행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실상을좀더 파악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연구도 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지방자치단체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가장 큰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이제 세계화시대를 맞아 지방정부가 경쟁의 주체를 맡아야 한다고생각합니다. 지방자치단체가 경쟁력를 강화하면 경제의 회생도 한층 빨라질 것입니다. 지방정부가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국가도 세계경쟁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정치적 측면에서도 지방정치가정착돼야 민주화를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평소 김대중 총재의 뜻이기도 합니다.▶ 서울시장의 조건을 든다면.서울은 6백년의 역사를 지닌 고도입니다. 또한 1천만명의 인구가살고 있는 거대도시입니다. 이러한 서울이 근대화과정에서 갑자기비대화되면서 교통 주거환경 등 여러 면에서 병들어 있습니다. 서울시민에게 꿈을 안겨주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그것을 강력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젊은 시장이 필요합니다.▶ 서울시정은 매우 복잡하고 업무도 방대해 전문성이 크게 요구될 것으로 보이는데.서울시는 예산이 8조원을 넘을 정도로 하는 일도 많고 복잡합니다.그만큼 지방자치 전문가가 맡아야 합니다. 중앙정부와 구청으로부터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추진력과 지도력도 요구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성과 지도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만이 이러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저는재야시절 부천서성고문사건 구로노동자 연대투쟁사건 등 5공시절인권변호사이자 노동운동가로서 정치에 눈을 떴습니다. 지난 97년에는 한보청문회 국민회의간사로 청문회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그후 중앙당 지방자치위원장을 맡으면서 지방자치전문가로 변신했습니다. 국회에서는 재경위에서 경제분야에 대한 안목도 길렀습니다. 대선직전 「국민회의 지역정책」이란 방대한 지역정책자료집을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정치적 경제적 전문성이 뒷받침됐습니다.▶ 시장에 당선된다면 할 일은.급성장과정에서 비대화된 서울을 거대도시(mega-city)에서 세계도시(global city)로 탈바꿈시키는 일입니다. 우선 거대도시의 문제점을 제거하기 위해 서울의 기능을 분산시킬 것입니다. 동시에 세계화를 위한 금융 정보통신산업을 집중 육성시켜 나갈 것입니다.서울은 북경과 도쿄를 연결하는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중추도시로 금융 정보통신 무역의 중추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서울시정에 대한 구체적인 복안이라도 있는지.서울시는 재정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합니다. 예를들어 서초구는 예산이 남아 저축하는 반면 성동구는 예산이 부족해 서울시에서 빌려다 쓰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조세원의 조정 등이 필요합니다.▶ 서울은 교통문제가 가장 큰 것 같은데.그동안 서울시는 도로를 넓히고 교통시설을 확충하는 등 공급확대위주의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이같은 공급확대정책은 한계가 있습니다. 수요를 줄이고 수요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정책으로 전환시킬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승용차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버스와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의 이용률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휘발유값을 올려 많이 타는 사람에게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교통종량제도생각할 수 있습니다.▶ 주택건설과 관련된 문제도 많을 것같은데.현재의 재개발제도는 세입자나 영세민이 끝내 집을 팔고 떠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폐단을 없애기 위해 싱가포르에서처럼 순환식 아파트건립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인근에일정한 부지를 매입해 그 자리에 아파트를 건립하고 재개발예정지의 주민들을 이주시킨 뒤 이 재개발부지에는 아파트를 지어 또다른재개발부지의 이주자들을 차례로 이주시키는 방식입니다.▶ 서울시에 대한 행정개혁 방향은.서울시의 조직도 개편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원도 대폭 축소해야 할 것입니다. 군살을 과감히 빼되 필요한 부분은 확대할 수도있을 것입니다.균형감각이 필요합니다. 현재 서울시장 아래에 부시장이 3명입니다. 오히려 환경 여성 등의 부시장을 추가로 신설해사회복지향상을 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행정은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도입할 것입니다.현재 민원사항은 건당 23시간이 걸리고 있는데 실제업무처리는 3시간입니다. 20시간 정도로 단축시키는 방안을강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행정구역 개편안은.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이상 시대에 맞지 않는 통·반제는 없앨 방침입니다. 통반제를 없애면 통장 한사람에게 들어가는월 13만원 정도의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막대한 액수라 할 수 있습니다. 동사무소도 민원봉사센터로 바꾸는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센터에 온라인망을 갖춰 민원서류를 발급하는 등 최소한의 업무만 맡기면 2~3명 정도의 인력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20여명에달하는 현재의 인력 가운데 나머지 인력을 시·구로 보내 민원에투입하면 별도의 예산없이도 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남는 동사무실의 공간에는 탁아소를 설치, 맞벌이 부부들의 사회생활을 돕는 장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외에도 많은 정책대안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를 위한 별도의 조직이라도.현재 최경구 경기대교수를 총괄팀장으로한 12명의 학자 및 실무자들이 분야별로 정책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서울비전 21」이란 책자를 통해 체계적으로 대안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시장이 되기 위해선 우선 당내 경선에서 이겨야 할텐데.당내경선에서 승리하면 본선에서는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회의는 완전경선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이번 서울시장후보도 투표를 통해 결정될 것입니다. 현재 당선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높습니다. 최근 1천4백여명의 대의원들 가운데 8백4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리서치의 설문조사에서 2위에 올라올 정도로 상당한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는 생명체와 같아 싸워나가는 과정에서 지지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내경선에서 이길 경우 본선에서는 당차원의 지원이 예상됩니다.▶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선거전략을 소개한다면.현재 이상수란 국회의원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당내에서조차 저를 모르는 대의원이 상당수에 이릅니다. 이처럼 다른 경선후보자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면이 시간이 가면서 유리한점으로 작용할 겁니다. 오히려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여년동안 살아오면서 써온 글을 모아 만든 자전적 수필집 「사람값과사람대접」을 읽고 개인적으로 친근감을 느끼게 됐다는 대의원이많아진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의 생활은.대학에 두번 낙방한 뒤 지난 67년 고대법대에 들어갔습니다. 법대생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듯 고시를 준비했습니다. 재학시절 학교운동권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정치에 한발짝씩 들여놓았던 셈입니다. 69년 서울대에 재학중이던 이철의원과 함께 3선개헌 반대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돼 강제징집되는 수난을 겪었습니다. 졸업후에는제약회사의 영업사원을 했습니다. 모든 일을 즐겁게 열심히 하자는마음으로 오지에 있는 약국까지 구석구석 찾아다녔죠. 그 결과 제가 세일즈맨으로 활동한 1년동안 판매실적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고시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어 각고의 노력을 한끝에 78년 20회 사시에 합격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고비였다면.14대 총선에서 실패했을 때입니다. 13대에서 의정활동을 활발히 펼친 편이었는데 낙선하자 정치적 생명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텔레비전 연속극에 나온 극중의 인기를 등에 업은 「대발이 아빠」 이순재씨에게 근소한 차로 패했던 것입니다. 투표행위가이성적인 행위가 아니라 감성적인 행위라고 느꼈고 국민의 정치의식이 이 정도 수준인가하는 생각에 빠져들 때에는 참담함까지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 계기로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의 고통을 느꼈고국회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새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정치철학이라면.좌우명인 「함께 활기있게 사는 세상만들기」가 정치철학이자 꿈입니다. 산다는 것이 좋은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생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인데 활기있게 산다면 더욱 좋은 일이며, 여기에다 함께 활기있게 산다면 더더욱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