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정보 입수·가공에서 시작된다

제2의 정보혁명(The next informa-tion revolution)은 지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보과학자들이나 전문가 기업내 정보담당임원들 혹은 정보산업계 등이 찾는 곳에 있지 않다. 그것은 정보분야에서 기술이나 장비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혹은 속도따위가 어떻게 변하는가를 의미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제2의 정보혁명은「개념(Concept)」 의 변화를 뜻한다.지난 50여년 동안 정보혁명은 자료를 모으고 저장하거나 전송하는데,혹은 분석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왔다. 정보기술(InformationTechnology)중에서 기술(Technology)만 강조됐다. 제2의 정보혁명은 다르다. 정보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며 그 목적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정보를 활용해 이뤄낸 많은 것들에 대해 다시 정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제2의 정보혁명은 현대사회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게 분명하다. 비즈니스의 영역에서는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기업이란 무엇인가,그리고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해다시 조명토록 요구하고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기업의 기능이란「가치와 부의 창조」라는 새로운 정의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제2의 정보혁명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정보시스템들에 의해 철저히 무시돼 왔다. 반세기전인 50년대에만 하더라도 컴퓨터가 비즈니스에서 꼭 필요한존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저 군사와 과학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획기적인 기기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사람들의 생각은 잘못됐다. 너무도 큰 변화의 전조를 알아채지 못했다.컴퓨터는 매우 짧은 시간안에 경영전반에 걸쳐 혁명을 일으켰다.비즈니스의 정책과 전략을 세우고 의사결정을 하는데 엄청난 힘을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는 의사결정을 하는 힘은 갖고 있지못하다. 건물을 잘 설계하고 환자의 수술을 메끄럽게 해낼 수는 있지만 건물을 지을 것인지 말것인지,환자를 수술할지 안할지는 결정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경영자들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해도 좋은지,주거래은행을 바꾸는 게 나을지 여부는 결정하지 못한다.정보기술자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사용자들,즉 경영자들의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잘못된 이야기다. 정보기술자들은 자신들이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지못한다. 경영에서 사용되는 정보라고 해봐야 19세기초부터 내려오던 저비용구조에 관한 것이라던가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가정도다. MIS(경영정보시스템)는 각종 자료를 컴퓨터에 넣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회계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시스템이다.◆ 정보에 대한 새로운 인식 필요경영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리스크 테이킹(risk-taking)이 필요하다. 경영학에서는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새로운 정보기술은 회계자료에 의존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자료를 모으고 시스템화한 다음 계산하고 분석해서 보여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는 컴퓨터가 경영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긴 했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는 주장을 가능케 한다.최고경영자들은 지금까지 정보기술이 제공해온 데이터에 대한 실망에서 새로운 정보혁명을 기대하고 있다. 정보기술자들은 회계처리를 위한 자료가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그러나 그들은 더많은 자료와 기술 그리고 스피드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은 깨닫지 못했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정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기업의 최고경영자중에서 일을 하는데 진짜 필요한 정보의 개념이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갔다. 그리고 이제 정보 제공자들에게 그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그 새로운 개념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계통적 회계(economic-chain accounting)」분야다. 전통적인 관점에서의회계는 기업내에서 일어나는 자금의 흐름을 정리하는 것이다. 「계통적 회계」는 공급부터 소비까지 전반적인 비용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80여년전 윌리맘 두란에 의해 개발됐다. 이것은 영국과 일본등에서 널리 채용됐고 지금 월마트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있다.80년대에는 「활동적 회계(activity-based accounting)」가 널리알려지기 시작했다. 계통적 회계가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수익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지출을 줄이는것보다는 가치의 창조를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EVA(경제적 부가가치)가 각광을 받고 있다.이것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에 의해 개발됐다. 회계시스템상의 자료를 근거로 한다는 것은 똑같다. 그러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용된다. 자산의 보유자가 아닌 가치와 부의 창조자로서의 기업이라는새로운 개념에서 만들어졌다. 지금 수많은 소형기업들의 최고 경영자들은 이러한 개념의 회계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PC이상의 고급컴퓨터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스피드가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닌 탓이다. 시스템이 이들 개념의 활용을 지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시스템의 구축은 외부정보를 입수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실기업이 돈을 버는 것은 소비자덕이다. 그들은 기업 밖에 있는 사람들이다. 내부정보는 지출에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전략을세우고자 할 때는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호하는지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최고 경영자들이 어느정도 외부정보 입수에 어두웠는가를 보여주는좋은 예가 아시아 기업들의 도산이다. 도산은 충분히 예견된 것이었다. 적어도 1년전에 알 수 있었다. 기업들의 규모와 부채비용은공개된 정보들이다. 놀랍게도 미국과 일본의 큰 기업들은 그것을모르고 있었다. 그들은 내부정보에만 매달렸던 것이다.최고 경영자들의 정보혁명이라는 것은 외부의 정보를 입수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지금 이용되고 있는 여러가지 회계방식들은 모두 내부정보에 기초한다. 만일 컴퓨터가 새로운 개념을 창출해낸다면 지금까지 내려온 좋지못한 경영방식들,즉 기회와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비용지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온 것들은 사정없이공격받을 것이다. 내부정보에 집착하는 경영방식은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매우 위험한 것이 되고 있으며 시장과 소비자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어서다. 내부 정보에 집착한다면 그것만큼 외부정보도 얻어야 한다.바로 외부의 정보를 얼마나 잘 입수하고 가공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정보혁명의 관건이 될 것이다. 벌써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새로운 정보혁명,즉 개념의 재정립으로변화된 사회를 알수 있는 곳은 교육분야다. 원거리교육은 이미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학교가 따로 없이 집이나 차안에서 강의를 받을 수도 있다.노동자들도 지식이나 기술을 평생토록 손쉽게 배울 수 있다. 의료분야도 마찬가지다. 원격진료등은 이미 병원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 모든 일들이 가능했던 것은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의 무게중심이 T(기술)에서 I(정보)로 이동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경영에서도 이런 발상의 전환이필요하다. MIS등에 매달려서는 불가능한 일이다.Forbes ASAP 최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