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들의 급여 수준은 경영계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 중의 하나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같이 소유주가 경영을 맡고 있는 경우에는 급여 결정이 그다지 큰 논쟁점이 되지는 않는다. 소유주 스스로가 적절하고 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만큼 월급을 정하겠다는데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주가 고위급 임원은 물론 전문 경영인까지 임명하는 경우에는 이들에 대한적정 수준의 급여 지급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된다.경영인의 급여를 결정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임원의실적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보상책으로 급여를 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진기업의 임원들에 대한 보상체계를 보면 현금으로 지급되는 부분은 극히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거의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입선택권)으로 채워진다.임원 보상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임원들이 기업을 혁신하려고 노력하느냐 여부가 보상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확실한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임원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혁신이나 변화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도 할수 있다. 한국 기업에서혁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변화에 따른 위험 부담이 너무 큰데 비해 보상은 거의 없기 때문에임원들은 섣불리 어떤 원칙들을 행동에 옮길 수가 없는 것이다.인사 전문 컨설팅회사인 타워스 페린의 조사(표 참조)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일반 근로자와 최고 경영자 사이의 급여 차이가 6배에불과한 반면 미국은 24배나 된다. 기업의 운명을 움직일 수도 있는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경영자들이 받는 급여가 일반 근로자의 6배에 불과하니 어떤 전문 경영자가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어려운 결단을 내리려 하겠는가.사람이 꼭 돈 때문에 일하는 거냐고 반박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급여는 임직원들의 동기를 유발하는 근본적인 요소로그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이다. 일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큰 인센티브를 한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업 문화나 성취감, 일 자체에대한 보람 등보다도 아마도 급여수준을 꼽을 것이다. 물론 돈 이외의 다른 요소를 강조하는 기업도 많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선진기업들은 좋은 인재를 붙들어 놓기 위해 금전적인 보상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금전적인보상이 클 때 더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임원의 보상 수준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MBO(ManagementBy Objectives:경영목표)를 정해야 한다. 서구 기업의 경우 임원들의 MBO가 명확히 정의돼 있기 때문에 후에 측정이 가능하다.「경쟁력 제고」 「학습 조직 구축」 등과 같은 모호한 목표가 아니라 「특정 고객 집단의 수익성을 연말까지 X% 증대하고 직원수를 Y명으로 늘리며 품질 수준을 유지하면서 직원당 매출 생산성은Z% 향상시킨다」는 식으로 구체적이면서 결과도 계량화할 수 있는목표를 세운다.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성과를 평가하게 되는데 주가 변화나 이익 증감 수치 등을 이용, 경영자가 주주가치 창출에어느 정도나 기여했는지 계산하게 된다. 이 결과에 따라 임원에게주어질 보상 수준이 결정된다.마지막으로 결정해야할 문제는 보상의 형태이다. 대부분의 기업은임원들에게 줘야할 모든 보상을 현금으로 지급할만한 여력이 없다.특히 상품의 마진이 낮은 산업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대부분의 보상은 스톡옵션과 같은 형태로 주어진다. 스톡옵션은 주가가 올라갈 때 임원들의 부도 함께 상승하므로 실적 보상 수단으로광범위하게 환영받고 있다.스톡옵션과 관련된 유일한 문제는 스톡옵션이 보상 수단으로 환영받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이 주식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경우 경영 이외의 여러 가지 주변 요인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가가 그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스톡옵션이 큰 효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sunny_yi@atkearne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