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인터액티브(대표 김병기·36)는 직원수가 15명에 불과하지만명실상부한 세계기업이다. 게임소프트웨어 「팜골프」를 개발해 카시오에 번들로 공급하고 컴덱스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초청으로 참가했다. 일본NEC와는 웹기반PC통신서비스인 빅그로브를 통해 한국의 연예오락정보 「코리아 온라인」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지오인터액티브는 97년 8월 설립된 신생기업이다. 설립한지 2년도채 안돼 세계시장의 주류에 합류할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시장중심의 기획 때문이다.김병기사장은 팜골프를 개발하기 앞서 게임시장을 분석했다. PC용게임시장은 이미 상당수의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자금력 기술력 마케팅력을 갖춘 선발기업들이 버티고 있는 PC게임시장에 새롭게 진입한다는 것은 무모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경쟁이치열하지 않고 미처 다른 사람들이 신경을 못쓰고 있으면서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를 물색했다.그러다 눈에 들어온게 윈도CE와 핸드PC 및 팜PC였다. 소프트웨어산업을 주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필립스 컴팩 카시오 LG전자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하드웨어를 개발한 분야다. 그런데 김사장의 눈에 흥미로운 사실이 포착됐다. 핸드PC에 사용되는 윈도CE기반의 응용프로그램이 이미1백~2백종류가 나왔지만 대부분 사무용이었다. 게임소프트웨어는 거의 없었다. 그나마 PC용 게임을 컨버전한 테트리스가 고작이었다. 윈도CE용 게임을 제대로 만든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획력이 최대 강점지난 3월 윈도CE기반의 시뮬레이션게임 「팜골프」개발을 마쳤다.1홀짜지 시제품이었다. 정보통신전시회인 세빗에 들고 나갔다. 기대했던 대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변변한 핸드PC용 게임이없던 차에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킨 것이다. 특히 윈도CE기반을 사용하는 PDA인 팜PC가 처음 세상에 선보일 때 팜PC에서 사용할 수있는 게임소프트웨어를 시장에 내놓았다는 사실에 감탄했다.지난 8월에는 카시오의 팜PC에 팜골프를 번들로 공급하는 계약을맺었다. 카시오가 자사의 팜PC를 한대 팔때마다 일정금액을 지오인터액티브에 지급하는 내용이다. LG전자, 컴팩, HP, 필립스 등과 핸드PC용 골프게임소프트웨어 공급계약을 진행중이다. 김사장은 팜골프로 2년간 매출액이 7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팜골프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목을 받으면서 세계시장에 수월하게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윈도CE기반의 게임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윈도CE기반의 소프트웨어시장 자체는 크지 않지만 경쟁업체가 미처 보지 못한 게임분야를 파고든게 적중한 것이다.김사장은 지오인터액티브의 강점으로 기획력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오인터액티브라는 회사이름의 「지오」는 작전지역이라는뜻의 「Zone In Operation」의 약자다. 상품개발은 군사작전을 세우듯 치밀하게 기획한다는 의미다.지오인터액티브는 인터넷이나 디지털방송을 통해 영화 음악 게임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연예오락정보 제공업체를 지향하고있다. 가수 탤런트 영화배우 등 50여명의 정보에 대한 온라인배급권을 확보하고 클럽지오(www.zio.co.kr)라는 웹매거진을 통해 연예오락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판 클럽지오 「코리아온라인」으로 일본시장에도 진출했다. 일본 웹기반 PC통신서비스인NEC의 빅그로브를 통해 한국의 연예오락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월 6백엔씩 받는 유료정보서비스다.김사장은 『일본에는 한국연예오락에 관심있는 계층이 5만~6만명정도』라며 『이와 유사한 콘텐츠사이트가 월 7백~9백엔을 받고 운영하고 있어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사장은 코리아온라인을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가요샘플을 들어본뒤 마음에 들면 즉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2년전까지만 해도 김병기 사장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삼성전자에서 개발 기획 해외영업 등의 분야에서 12년간 근무했다. 지식정보사회의 한 축이 되고 싶다는 포부로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뒀다. 몇가지 사업아이템을 구상한 상태였다. 그러나 곧바로 사업화하기는어려웠다. 6개월 뛰어다니다 보니 시장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디지털엔터테인먼트로 분야를 결정했다. 퇴직금과 전세금을 털어 2억원을 마련해 지오인터액티브를 설립했다. 지오인터액티브의올해 매출액은 10억원이고 내년에는 24억~29억원을 목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