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8세인 김태정씨. 명함에 한글로 표시된 그녀의 직책은(주)iPC의 교육부팀장. 그러나 그 반대면의 직책란에는 영문으로「서비스컨설턴트(Service Consultant)」로 표기돼있다.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직업인 「서비스 컨설턴트」는 손님으로 가장, 종업원 몰래 기업의 서비스를 점검하고 잘못된 서비스행태를고쳐주는 직업. 서비스전문가의 시각을 가지고 해당기업의 서비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는 일을 한다.종업원들에 대해 구체적인 서비스교육도 실시한다. 즉 서비스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서 서비스교육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전반적인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공해주는 전문가인 셈이다.김씨가 서비스컨설턴트란 전문가로 탈바꿈한 것은 지난해 10월. 노스웨스트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일하던 4명의 동료들이 그동안의경험을 살려 서비스컨설팅 전문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창립멤버 모두 고급서비스의 상징인 승무원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덕분에 진정한 서비스가 무엇인가를 감각적으로 몸에 배어있던 터였다.이러한 현장경험에다 서비스 분야에 대한 이론을 무장할 경우 어느전문가들보다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씨도 오랫동안 서비스직이란 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배경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김씨가 노스웨스트 항공사의 승무원으로 입사한 것은 지난 83년.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그녀로서는 색다른 출발이었다. 당시 그녀는미모와 영어구사력이 뛰어난 경쟁자들이 몰려 합격하리라곤 생각지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그녀는 9명의 합격자들 가운데끼였다. 다른 사람들을 편하게 만드는 인상과 말투가 크게 작용한것이라고 나름대로 추측하고 있다.그녀는 입사후 서비스의 이론은 물론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구체적인 서비스행동도 몸에 밸 정도로 익혔다. 6년간의 승무원생활 후 항공사의 예약부와 티케팅부에서 각각 5년과 1년6개월정도 일했다. 서비스관련 분야의 현장을 두루 거친 셈이다. 서비스컨설턴트로서 특정상황에서 구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훈련인 역할연기(Role Playing) 등을 지도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현장경험이 크게 힘이 된다고 그녀는 말한다.직업을 놓지않고 꾸준히 한 분야에서 매진한 것도 서비스컨설턴트란 새로운 직업를 갖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중단없이 자신의경력을 쌓아간 결과다. 가사와 육아문제로 고민하던 김씨는 회사가조기퇴직제를 도입하자 과감히 사표를 내던졌다. 그러나 직업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그녀는 자신의 형편에 맞는 직장을 선택해 나갔다. 다시 찾은 직장은 의류판매업체인 영국의 막스 앤 스펜서.담당업무는 서비스교육으로 9시부터 3시까지 근무하는 조건으로 재취업했다. 까다로운 근무조건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그녀를 정식직원으로 채용한 것은 순전히 서비스분야에서 겪은 경험과 이론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김씨는 서비스에도 종류가 있다고 주장한다. 서비스는 물질적 서비스와 감성적 서비스가 있는데 국내기업들은 인테리어 등 물질적인서비스에 치중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기업의 경쟁력은 이 감성적인 서비스를 어떻게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그녀는 힘주어 말한다. 감성적 서비스중에서도 종업원의 태도 등 기술적 서비스보다는 고객만족을 충족시키는 인간상호간 감성서비스에 역점을 두어야할 것이라고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