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라 키조 지음/고단샤/1998년/238쪽/¥660

서평/올해 초 국내 서점가를 강타한 책 가운데 하나가 이케하라 마모루의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 designtimesp=18140>이다. 일본인이 한국에서 25년간 거주하면서 일상에서 느낀 모습들이 설득력있게 우리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넘기기 쉬운 술 문화, 교통문화, 질서의식과 비뚤어진 교육열 그리고 한국 미래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들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다소 일본적인 잣대로 가치의 기준을 들이대고 있다는 점이 거슬리기는 해도 분명 우리의 폐부를 찌르는 지적이다.이 책은 이러한 한국, 한국인론에 논쟁을 배가시킬 책으로 평가된다. 저자는 동경대 졸업 후 서울대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정서를 일본인과 비교하면서 긍정적인 시각에서 한국인들을 분석한다. 특히 저자는 이기철학에 입각해 한국론을 언급, 눈길을 끈다. 논조는 한국인의 심성을 지배하고 있는 이기철학을 통해 한국인의 감성과 사회의 메커니즘을깊이있게 파헤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가 파고드는 「이기」란 무엇인가. 이는 성리학에서 태극과 음양, 우주의 본체인 이와 그 현상인 기를 말하는 것으로 일개성(一個性)의철학적 요체다. 일개성의 철학은 그러나 보편적인 원리에 입각하여 있으며 자연의 법칙과 인간사회의 도덕률이 1밀리의 오차도없이 일치시키려 하고 있다.이기철학 논쟁의 핵심은 사람됨의 철학을 묻는 것이다. 가령, 이책 서두에 나오는 「도덕 지향적인 나라」를 잠깐 보자. 저자는한국을 「도덕 지향적」인 나라로, 일본을 「도덕적」인 나라로규정하고 있다. 무슨 차이인가. 한국인 모두가 도덕군자는 아니지만 일상의 모든 사안들이 도덕환원주의에 입각해 있으며 일본은 몰도덕적이며 현실주의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 차이는일본인들에게 유교적인 도덕문화가 오래되지 않아 생활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인은 생활 속의 잣대가 도덕적인지향점을 향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이기철학에 입각해 한국과 일본 두 사회를객관적이며 명쾌하게 분석한다. 최근 일들을 사례로 적절하게 들고 있어 설득력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