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마케팅 대행ㆍPPL사업 주력 ... 저비용 고매출 이끌어내

국내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영화 <쉬리 designtimesp=18914>의 마지막 장면.주인공 한석규가 자신의 애인이자 북한첩보원인 김윤진이 죽기전에 남긴 음성메시지를 확인하는 대목에서 『SK텔레콤 소리샘입니다』라는 휴대전화안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SK텔레콤이 이 한마디를 영화에 삽입키위해 지원한 액수는 3천만원. 그러나 당초 예상을 크게 넘는 2백50만명 이상의 관객이 이 영화를 본 것으로 집계되면서 지원비를 크게 웃도는 광고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최근 종영된 SBS드라마 <해피 투게더 designtimesp=18921>에는 여주인공이 아르바이트하는 장소로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가게가 등장한다.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건달은 이 회사의 아이스크림 「체리주빌레」와 발음이 유사한 「체리주길레」를 주문한다. 이 제품은 순식간에 매출이 늘었고 극중에 등장하는 매장의 매출도 전년대비 50%나 늘었다는 후문이다.이른바 PPL(Product in Placement)로 불리는 마케팅기법이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것은 기업이 제작비를 일부 지원하는 대가로 영화나 드라마등에 자사제품을 「끼워넣어」 간접광고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스포츠마케팅, 투자금액 수배 효과내스포츠마케팅 역시 국내에서 최근 주목받는 마케팅 기법의 하나.미국의 운동용품업체인 나이키사가 골프천재 타이거우즈를 활용한 스포츠마케팅은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96년 프로로 전향한 타이거우즈에게 자사의 로고가 그려진 모자와 골프화 의류를 입히기로 하고 5년간 4천만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1년후인 97년말 나이키는 미국시장에서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 등을 누르고 골프의류부문 1위로 올라섰다. 골프전문브랜드가 득세하던 골프화시장에서도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바로 이 해는 타이거 우즈가 매스터스대회에서 경이적인 스코어로 우승을 차지한 해. 유명무실했던 나이키의 골프사업부문이 스포츠마케팅의 성공으로 투자금액의 수배를 넘는 광고 및 매출증대 효과를 거둔 것이다.PPL이나 스포츠마케팅처럼 기존의 광고와 다른 새로운 마케팅기법을 선보이는 광고대행사들이 최근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설립된 정컴(대표 정균화)은 바로 이 새로운 마케팅시장을 개척해가고 있다.이 회사가 주력하는 사업부문은 기업체의 문화예술행사협찬과 스포츠마케팅기획대행, PPL, ARS 등.『이제는 물량만 쏟아붓는 식의 광고는 지양해야 할 때』라고 말하는 정균화사장이 주장하는 것은 CEO(Critical Encounter Opportunity)마케팅. 즉 핵심고객 접촉 마케팅이다.이것은 일반 TV, 신문에 게재되는 광고가 무차별적으로 일반대중을 상대로 하는데 반해 광고주가 원하는 특정목표에 기업이나 상품이미지를 전달하는 직접마케팅기법이다. 따라서 비용은 적지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 정사장의 설명이다.◆ 핵심고객 상대로 직접마케팅이 회사가 대행한 스포츠마케팅의 하나가 동양매직배 SBS프로볼링대회.동양매직은 이 대회명칭에 「동양매직」 상호를 넣고 대회를 지원함으로써 대회예고방송과 TV중계, 대회결과의 TV 및 신문보도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광고효과를 거뒀다. TV중계에서 동양매직이라는 상호가 노출된 효과를 2백만원짜리 B급광고로 보고 대회예고방송은 20만원짜리 C급광고로 환산한 결과 총 19억8백만원의 광고노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계산됐다. 대표이사가 시상에 참여하고 경기장내에 부스를 설치해 볼링선수 및 볼링애호가들에게 동양매직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부수적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 대회에 동양매직이 지원한 금액은 상금 3천5백만원을 포함, 경기장 사용료 등 6천만원에 불과하다.동양매직이 프로볼링대회를 지원한 것은 볼링선호계층과 동양매직의 잠재소비자가 상당히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볼링은 남녀선호도가 50대50으로 다른 스포츠에 비해 여성의 선호도가 높은데다 소비탄력이 높은 주부계층에 애호가가 많다. 따라서 동양매직은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타깃을 대상으로 직접마케팅을 한 셈이다.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호감은 무차별적인 광고보다는 직접마케팅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 정사장의 설명이다.기업체의 문화예술행사협찬 역시 이같은 시각에서 핵심고객을 상대로 한 직접마케팅의 한 형태이다. 행사협찬기업은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기업으로 기업이미지를 높이는 한편 관객과 해당분야의 문화예술인으로부터 호감을 얻게 된다.정컴은 올해 4월 대종상 시상식행사와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진 김영임의 판소리행사 ‘99교향악축제 등 문화예술행사에 애경산업과 삼성전자 POSCO 대한투자신탁 등 직접마케팅에 관심을 가진 기업체의 협찬을 대행했다.최근에는 SBS드라마를 통한 PPL마케팅대행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SBS 드라마 <순풍산부인과 designtimesp=18954>에는 병원내에서 쓰는 정수기를 웅진코웨이가 협찬하고 있다. 또 일일연속극 <당신은 누구시길래 designtimesp=18955>에서는 주인공이 메고 나오는 가방이 이스트팩이다. 수목드라마 <퀸 designtimesp=18956>에는 동양매직이 소품을 협찬하고 제작비일부를 지원하고있다.★ 인터뷰 / 정균화 사장"타깃 마케팅으로 눈 돌려야"『광고의 홍수속에서 죽는 광고도 많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기업체들이 의외로 적지 않습니다. 기업환경과 소비자의식이 급변하는 환경에서 이제는 물량위주의 광고전략은 지양해야 할 때입니다.』(주)정컴의 정균화 사장은 이제는 마케팅의 비용효과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반대중에게 무차별적으로 전달하는 광고대신 기업이 원하는 타깃에만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CEO(핵심고객접촉)마케팅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CEO마케팅은 원하는 소구대상을 상대로 직접마케팅방법을 통해 기업이미지 제고 등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무차별적인 다수를 상대로 한 광고에 비해 훨씬 마케팅효과가 높습니다.』금강기획 제일기획 등을 거쳐 나라기획사장을 역임하는 등 광고계에만 28년을 몸담아온 정사장은 종합광고대행대신 특화된 분야에 눈을 돌려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사장이 이처럼 틈새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한국광고업계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대형광고는 사실상 재벌그룹 계열 광고사들이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중소광고사들은 새로운 마케팅기법의 과감한 도입과 틈새시장 공략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