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체들은 99년9월 약 1백21만 G/T를 수주, 9월말 기준으로 수주잔량이 1천9백43만 G/T를 초과했다.3년째 호황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건조일감 기준으로도 2년치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당분간 물량면의 호조세는 지속될 전망이다.즉, 세계 조선시장이 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엔고 추세에 따라 조선업체들은 상반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미 2001년까지의 일감을확보했다. 현재 2002년의 일감을 네고할 정도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일본의 조선업체들은 99년 상반기 동안 총 수주액이4백만 G/T에 불과해 한국 조선업체들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국내 조선업체들의 하반기 건조실적과 조선부문 매출액은 충분한 건조일감과 생산성 개선을 바탕으로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또 1~2년간 외형성장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조선업체들은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원화절상 기조에 따른 원화표시 매출액 감소효과와 선가하락 추세이다. 수주시점인 98년 연평균 환율은 1천4백원을 상회하는 반면에 건조시점인 2000년 연평균 환율은 1천2백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어 90% 이상이 달러 기준으로 매출이 발생되는 조선업체들은 99년과 2000년 원화기준 매출액 감소와 채산성악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즉 한국의 조선업은 물량면의 호황과 환율절상에 따른 상대적인 채산성 감소라는 상반된 측면을 갖고 있다.우선 한국 조선업체들을 둘러싼 긍정적인 요인을 살펴보면 대략 세가지로 설명된다.첫째, 70년대 건조된 선박의 대체수요이다. 97년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한 대체수요는 최근 3년간 세계조선 수주시장을 약 3천만 G/T 수준으로 확대시키며 전세계의 생산능력인 약 2천7백만 G/T를 상회해한국 조선업의 호황을 이끌어 냈다. 또 이 대체수요는 세계 조선시장의 수급을 2002~2003년경까지 안정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99년 상반기말 기준으로 보면 70년대 건조된 선박의 대체수요는 70% 이상이 이미 재발주되어 2000년 이후의 신조시장은 지속적인 호황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예를 들어, 70년대에 건조된 VLCC(초대형 유조선) 총 1백80여척에서 약 1백30척이 이미 재발주되어 대체수요로 남아 있는 물량은 50여척 안팎으로 판단된다.결국 최근 3년간의 호황을 가져온 대체수요는 내년부터는 약화될 전망이다.둘째, 원/달러 및 엔/달러 환율변화에 따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이유로 들 수 있다. 한국 조선업체의 가격경쟁력은 IMF사태 이후의 급격한 원화환율 절하와 최근의 엔고추세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했던 일본 조선업체보다 20% 전후앞서있는 것으로 판단된다.특히 99년 하반기 들어 급격한 엔고의 진행은 일본 업체들로 하여금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운수성은 7개의 조선소를 3~4개 업체로 통폐합할 것을 발표하는 등 상당한 설비조정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한국 업체들에는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향후 양국의환율변동이 경쟁력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되겠지만 환율의 큰 변화가 없는 한 한국 조선업체의 경쟁력 우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예상되어 장기적인 생존잠재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셋째는 구조조정 효과이다. 94년 이후 한라중공업 등의 지속된 설비증설로 인한 저가수주 경쟁, 공급과잉에 대한 부담 등으로 조선업체들은 95~96년 사이 수주 부진과 수익성 악화라는 최악의 국면에 접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 등은 97년부터 이미 구조조정에 착수해적자사업부 매각, 생산성 향상 등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생산성이취약한 한라중공업을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을 하게 되었고, 대우중공업이 조선부문과 중공업부문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한국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은 향상될 것으로 판단된다.이러한 전반적인 조선업황의 호전세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조선업체들은 98년에 이어 99년에도 매출신장과 사상최고의 순이익을 기록할것으로 예상된다.한편 한국조선업체를 둘러싼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 우선 최근의 호황을 가져왔던 대체수요 물량이 약 2~3년 후부터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어 공급과잉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국제경쟁력이 강한 업체 위주로 세계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즉 2002년 이후로는 세계 조선시장은 연간 2천~2천5백만 G/T 전후로 약화되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둘째로 부정적인 측면은 중국업체들의 신규 진입이다. 최근들어 주요 조선소를 대형화시키고 VLCC 등 대형선박의 신조선 사업을 본격화한 중국은 막대한 자체수요를 바탕으로 산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납기와 생산성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는 2005~2007년 이후에는 세계시장에서 강력한 경쟁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따라 조선산업은 장기적으로도 공급과잉이 예상된다.셋째로 원화절상에 따른 채산성 악화부문이다. 조선업은 수주시점의환율과 건조시점의 환율 차이로 초과이익과 손실이 발생하는 산업이다. 예를 들어, 98년과 99년에 조선업이 대규모 이익이 발생한 것은큰 폭의 원화절하가 주원인이었다. 반대로 2000년 이후에는 원화절상 가능성이 높아 채산성 악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1천원/달러 이상에서는 적자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한국조선산업은 호황기속에서 향후의 불황을 대처해야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현대중공업을비롯한 국제경쟁력이 우월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에서 LNG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하기 시작해 물량위주의 수주에서부가가치 위주로 건조선종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FPSO(원유탐사선),Drill Ship등 새로운 형태의 선박건조에도 경쟁력을 확보해 향후의성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결국 장기적인 한국 조선업의 미래는 업황의 하강기조에 따라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로 실적 차별화 정도가 커질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의 건조 경쟁력 여부 등에 따라 성장여부도 큰 차별성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이런 맥락에서 현대중공업을 추천한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의조선업체로 국제경쟁력이 뛰어나 장기성장 전망이 밝다. 특히 LNG등 고부가가치 선박건조에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현대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에 따라 99~2000년 사이에 약 1조원을상회하는 보유유가증권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99년 경상이익은 3천6백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자산가치도 주당 8만원을 상회해 적정주가 수준은 7만원 전후로 예상되어 투자가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