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첨단기술업종·벤처주식 투자 유망, 하반기 채권투자 부상

지난해를 회고한다면 세계경제나 한국경제모두가 주식열풍에 휩싸인 한 해로 집약해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세계인이나 우리국민들의 화두도 「money, 돈」이 가장 많이 회자됐다.물론 직접적인 계기는 1998년9월말 이후미국의 세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 조치와지난해 들어 일본이 추진한 제로금리 정책, 지난해 4월 이후 유럽의 금리인하로풀린 풍부한 유동성(돈)이 주식시장으로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의 주가가 크게 상승됐고 개인들의 자산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세계경제도 회복될수 있었다.최근처럼 동조화 현상이 보편화된 시대에있어서는 선진국의 주가상승은 한국을 비롯한 개도국들의 주가상승을 이끌어 냈다.이른바 세계증시의 동반상승세를 연출한것이다. 동시에 개도국들의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경제가 안정되는데 커다란 힘이 됐다.금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까. 일부에서는 이런 우려가 있다. 이제는선진국들의 금융정책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이미 세차례에 걸쳐 금리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금년 들어 처음 열리는 2월1일 회의에서도 추가금리 인상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럽도 지난해 11월에 한차례 금리를 인상했고 일본도 최근들어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제로금리정책을 포기할 뜻을 비치고 있다.물론 충분히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현상태에서 유동성(돈)이 위축될 경우 세계주가나 한국주가는 하락하고 이에 따라 세계경제나 한국경제가 어려워질 것은 불보듯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초 들어 미국을 위시한 세계주가의 움직임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업종일수록 주가등락폭이 심하다.◆ 선진국 금융정책 변화다행인 것은 지난해부터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는 사이버 물결이다. 한 순간에 미래공간에서 현실공간으로 찾아온 인터넷을매개로 한 사이버 물결은 가히 「혁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인터넷과 같은 첨단기술업종은 기존의 업종과 달리 수확체증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이런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 제일의 강자만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콘텐츠와 인프라 결합을 통한 시장의 지배력을강화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업체인 아메리카 온라인(AOL)과세계최고의 미디어 업체인 타임워너가 합병키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첨단기술업종이 주도하는 경제는 성장하면성장할수록 인플레 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제는 고성장하에 저물가라는 이른바 「신경제」는 미국경제만의 전유물이아니다. 갈수록 세계경제의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만큼 주가가거품이 될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서는 낮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금년에는 세계경제나 각국의 경제는 첨단기술업종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첨단기술업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나스닥 시장이나 우리의 코스닥 시장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위험-고수익」을 선호하는 투자가일수록 이런시장에 매력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첨단기술업종이각국의 경제나 주가를 주도할 경우 다우존스지수나 종합주가지수가 상승된다 하더라도 업종별로는 차별화 현상이 더욱 심화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든 개별국가 경제든 간에 모두가 산업간 불균형과빈부격차 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될 것으로예상된다.특히 금년에는 전세계적으로 선거가 많이예정돼 있다. 우리도 4월에 총선이 치러진다. 현재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주가상승에따른 자산소득 증가에 기인하는 측면(富의효과, wealth effect)이 강하고 대부분 집권당의 입지가 약한 점을 감안할 때 세계각국들은 선거를 의식해서라도 지금의 주가상승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문제는 금년 하반기 들어서는 역시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경제의 회복세에다 지난해와 금년상반기에 풀린 통화가 하반기 들어서는 물가에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물가안정에 기여했던 금리와 투자간의 비탄력적인관계도 점차 탄력적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물가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높다.이는 아시아 외환위기 과정에서 거의 마비상태를 보였던 세계채권시장이 활기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자연 투자자금의 흐름도 주식시장 중심에서 채권시장과 은행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세계 투자가들은 금년 상반기에는주식과 주식편입비율이 높은 금융상품에,하반기 들어서는 채권과 채권편입비율이높은 상품으로 재테크의 방향을 설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재테크 수단에 있어서는 사이버 거래가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금융거래가 투명해지고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면서 「금융기관 지점=가정」이라는 등식이 형성될 것이다. 금융산업도 겸업화·대형화가 급진전되면서 개인의 주치의 제도와 마찬가지로 금융기관 이용에 있어서도주거래 제도가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금리 상승 부담한편 부동산의 경우에는 세계경제 회복과주가상승에 따른 자산소득의 증가로 전반적인 지가(地價)상승이 예상된다. 특히 한국과 같은 국제통화기금(IMF) 국가들은 경기저점을 통과한 후 1년에서 1년 6개월이되는 시점에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많이흘러 들어간다. 우리의 경우는 그 시점이금년 상반기에 해당된다.금년에도 투자가들의 관심을 계속해서 끌재테크 분야가 역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이다. 어차피 첨단기술업종이 세계나 한나라 부(富)의 창출을 주도한다고 본다면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이 집중되고 투자자금도 몰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엔젤과 블랙엔젤, 하이테크와 무늬만 벤처인기업간에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안목만 있다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한재테크 방안으로 생각된다.전체적으로 놓고 볼 때 금년에도 지난해와마찬가지로 재테크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 반면 주가흐름이 불안하고 첨단기술업종과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높은수익이 예상되는만큼 투자에 따른 위험은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금년에 재테크시에는 투자에 따른 위기를관리(risk management)하는 데에도 특별히신경을 써야 함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따라서 투자가들은 단기투자에 치중해서는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단기투자는투기이지 투자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장기투자를 해야 투자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시킬 수 있고 재테크 본래의목적인 부를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금년은 새로운 세기의 원년이다. 물론 화두는 지난해에 이어 「money, 돈」에 대한관심은 지속적으로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재테크에있어서 지난해와 달리 커다란 변화(mega-trend)가 예상된다.다소 거부감있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21세기에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받으려면 이러한 흐름을 잘 타 「돈」을 얼마나 버느냐에 따라서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돈」을 중시하고 「돈」에 경쟁력을부과하는 시대가 도래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