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제수 용품과 선물을 안방에서준비했어요.』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주부 박미영씨는 설날을 며칠 앞둔 요즘 마음이 뿌듯하기까지 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명절때만 되면 시장과 백화점을 헤매면서 제수용품 준비와선물 구입으로 온몸이 파김치가 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올해는 모든것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마련하기로 마음먹고 일찌감치 각 백화점과 농협 우체국 쇼핑몰을 샅샅이뒤져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상품들을 골라 놓았다.게다가 아이들 세뱃돈도 전자화폐로 줄 생각까지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박미영씨 아파트에 광통신망이 설치되면서 가능해진 일들이다. 그리고 사이버 묘지 서비스를제공하는 사이트에 돌아가신 부모님 사진과 음성 약력도 올려놓을생각이다. 그러면 언제 어디서나이 사이트에 접속해 부모님을 뵐수 있기 때문이다.또 아이들과 특별한 계획도 세웠다. 우리의 전통 문화에 대한 자료를 인터넷을 이용해 찾아 보기로한 것이다. 마침 초등학교 5학년인둘째 딸의 방학 과제물도 「한복의유래와 올바른 착용법」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인터넷 활용법을 확실히 배워 『엄마는 컴맹』이라는 아이들의 비난도 벗어 볼생각이었다.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사이버 토정비결을 보는 시간도 갖기로 했다.새해가 되면 으레 봐왔던 가족 운세를 올해는 인터넷에서 해결하기로 한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생활변화의 중심박미영씨 가족이 이번 설 연휴를과거와 다르게 계획 세운 것도 인터넷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이제 생활 자체가 되었다. 그리고 인터넷 활성화의 중심축에는 전자상거래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아마존의 설립자 제프 베조스는 『인터넷이 보편화되면 제조업과 택배업 그리고 전자상거래 전문업체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직접 만나는 유통의 혁명이 실현되는 것이다.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미국의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인터넷을통한 매출 목표를 10만대 이상으로확대한다고 선언한바 있다. 또 자사의 B2B 사이트를 통한 원자재 부품 거래 규모는 5백억달러 이상 차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미국 비자인터내셔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2002년까지 전자상거래 규모가 약 1천억달러(1백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전자상거래의가능성을 확인한 기업들이 뒤질세라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각 쇼핑몰들은 시장 선점과 고객서비스를 위해 콘텐츠 다양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가상현실을 이용해 상품을 소개하는 등 서비스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미국의 사이버 증권거래가 전체 주식거래의 40%를 점할 정도라는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있다.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전자상거래는 소비자의 생활 패턴은 물론 기업의 비즈니스 본질도 바꿔 버렸다. 디지털 정보는 「변화」와 「속도」라는 속성을 갖고 있다. 기업은 디지털 경영 방식을 도입해변화를 꾀하고 그 변화에 속도를맞추어야 한다. 그 적응여부에따라 개인과 기업의 운명이 달려있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전통문화 습득인터넷 시대에 사회현상 변화는 전통 명절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설날은 가족과 동네 사람들이 모여널뛰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윳놀이 등 전통놀이가 특히 발달한 명절이다. 그러나 지금 이런 놀이를즐기는 아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자기 방에 틀어박혀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에 더 몰두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놀이는 오히려 인터넷에서 만날 수 있다.그러나 아무리 인터넷이 판을 치는세상이라도 전통 문화의 중요성은강조돼야 한다. 그 문화의 중심이곧 사람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도 사람을 편하게 하고 생활을풍요롭게 하기 위한 수단에서 출발해야 한다. 설날 연휴에 TV만 보면서 빈둥거리지 말고 인터넷에서 전통문화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사이버묘원 / "인터넷에서 제사지내요"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장묘사업소는인터넷상에 「추모의 집」(www.memorial-zone.or.kr)을 운영한다. 1기당 3MB 공간을 제공하며 사용료는 무료다. 이용 대상은 서울시 납골 보관시설을 이용하는 고인이나유가족이다. 음성녹음 3분, 동영상20초를 저장할 수 있고 고인을 추모하는 글도 올려 놓을 수 있다.민간에서 운영하는 「하늘나라」(www.hanulnara.co.kr) 사이트도 있다. 고인의 영정과 함께 추모의글, 약력, 생전의 활동상을 올릴수 있다. 영정을 모시는 형태는 5가지가 있다. 초기 등록비는 5만원이고 연간 유지비는 3만원이다. 분향과 헌화를 선택하면 영정앞에 향이 피어오르고 꽃도 놓을 수 있게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