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배력 강화가 주목적 … 전 IT 분야에서 짝짓기 대상찾기 분주

정보기술(IT)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있다.인터넷 분야를 축으로 통신,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 전 IT분야에 걸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는 것이다.●포털과 콘텐츠의 결합: 포털과 콘텐츠 비즈니스간의 결합은 IT업체간 M&A 중에서도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포털이나 콘텐츠서비스 업체들이 전자상거래 등 광고 이외의 수익원을 확보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양자간 결합이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포털서비스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달 메시징과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인커뮤니케이션을 인수, 인터넷 선도업체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또 비록 불발로 그쳤지만 최근에는 새롬기술과 합병을 시도, 초대형 인터넷 기업의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다음커뮤니케이션에 맞서 라이코스코리아도 연말까지 20여개 콘텐츠 등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거나 M&A를 통한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으며 야후코리아도 M&A 대상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포털 선도업체들은 증권시장 등에서 마련한 자금을 앞세워 적극적인 M&A에 나섬으로써 후발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나아가 해외 인터넷 업체들에 투자하거나 인수해 글로벌 인터넷 업체로의 탄생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관련업계에서는 M&A 주도 세력으로 야후코리아, 심마니, 네띠앙, 유니텔, 한통하이텔, 데이콤 등을 거론하고 있으며 골드뱅크, 디지틀조선, 코네스, 인츠닷컴, 평창정보통신 등 콘텐츠 업체들이 대상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전자상거래: 기업 인수합병이 국내 인터넷 업계의 최대 이슈로 부각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다수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결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업체간 결합은 제품 및 서비스를 확대하고 시장지배력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제일제당의 삼구쇼핑 인수에 이어 LG홈쇼핑과 한솔CSN은 LG그룹이 IMT-2000 사업권 확보를 위해 한솔엠닷컴을 가져오고 LG홈쇼핑을 한솔그룹에 주는 빅딜설이 퍼지면서 결합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양사가 합쳐질 경우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탄생과 함께 한솔CSN의 인터넷과 LG텔레콤의 무선망이 결합,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통신서비스와 인터넷 비즈니스의 융합:통신서비스 형태가 음성, 영상통신에서 데이터통신으로 이동함에 따라 기존의 통신서비스 업체와 데이터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업체가 융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통신서비스 업체들은 포털 및 콘텐츠서비스 업체 인수합병을 통해 통신망 가입자의 추가 확보를 통한 시장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으며 포털 및 콘텐츠서비스 업체들도 통신서비스 업체와의 결합으로 안정적인 통신망을 확보하고 대형화를 꾀할 수 있어 양 부문간의 M&A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회선 사업자인 두루넷은 지난달 PC통신업체인 나우콤을 인수, 통신서비스와 인터넷 업체의 M&A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두루넷은 나우콤 인수로 단기간내에 PC통신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돼 기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물론, 온라인 서비스를 통한 종합인터넷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한국통신, 데이콤,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두루넷, 드림라인, GNG텔레콤 등이 M&A 주도기업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대상기업으로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심마니, 네띠앙, 메타랜드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하나로통신은 최근 삼구쇼핑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중국시장 진출을 양사 공동으로 추진하는 계획을 발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이동통신서비스 및 장비부문: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은 IMT-2000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동종 업체 및 장비 업체 인수합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IMT-2000 사업자 선정을 겨냥해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점유율 1위인 SK텔레콤이 2위인 신세기통신의 전격 인수로 이동통신서비스 업체간 M&A도 핫이슈로 떠올랐다.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는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엠닷컴 등 나머지 이동통신서비스 업체의 M&A를 촉발시켰다. 시장점유율 최하위 업체인 한솔엠닷컴을 두고 한통프리텔과 LG정보통신이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최근까지 한통프리텔의 한솔엠닷컴 M&A가 유력시됐지만 LG텔레콤의 대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이 LG텔레콤의 한솔엠닷컴 인수에 대한 지원 의사를 보임에 따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LG텔레콤의 M&A전 가세는 한통프리텔이 한솔엠닷컴을 인수할 경우 경쟁 업체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축소,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되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또 인터넷 접속, 동화상서비스 등 이동통신단말기 서비스 확대로 관련 업체의 M&A는 세계적인 추세로 진행되고 있다. 선진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취약한 국내 이동통신단말기 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동종 업체간 또는 이동통신서비스 업체에 흡수 합병되는 M&A가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LG정보통신이 IMT-2000 단말기 시장 선점을 위해 GSM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맥슨전자를 인수한 사례처럼 현대전자 등 대형이동통신단말기 업체들이 관련 중소 및 벤처기업들을 M&A하는 사례가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결과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IT 업체간 M&A는 단순히 피합병기업이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매수하기보다는 합병기업이 생존과 성장에 반드시 요구되는 전략적 차원에서 이끌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