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227호 (2000년 04월 10일)

첨단기술주 시너지효과…증시 복병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7

기업 인수합병(M&A)은 증권시장에서는 대상기업에 대해 강력한 호재로 작용한다. 올해 초 AOL이 타임워너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 오랫동안 약세를 보여왔던 타임워너 주가는 폭등했다.

새롬기술이 네이버를, 제일제당이 삼구쇼핑을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새롬기술과 삼구쇼핑이 그 날 증시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M&A가 기본적으로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해당 기업의 가치를 높인다고 본다면 당연한 일이다.

올해 한국기업에 M&A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동시에 국내 증시에도 M&A 테마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권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우선 전통적인 의미에서 내재가치에 비해 시장가치, 즉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우량기업이 많다는 이유에서 그렇다.

골드만삭스 증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에서는 M&A활동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 내재가치대비 저평가된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SK(주) 등을 관련기업으로 지목했다. 내재가치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된 기업이라면 우선 풍부한 자금을 가진 주체가 자본이득을 노리고서라도 M&A대상으로 매수하고픈 유혹을 느끼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M&A 활동이 증가하는 업종이나 시장에서는 저평가된 주식이 제자리를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 골드만삭스, “한국에서 M&A 증가할 것”

지난 3월중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이 55%대로 급격히 높아지자 외국인에 의한 M&A가능성까지 거론된 것도 저평가가 그 동인을 제공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주가수준이나 본질적 가치에 비해 주가가 너무 낮다는 이유가 외국인 매집의 주된 이유로 분석됐지만 M&A가능설과 이에 따른 경영권방어설은 주가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미국의 경우 칼 아이칸 같은 기업사냥꾼(corporate raider)들은 대개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을 M&A해 경영권을 장악, 기업가치를 올린 후 되파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M&A설만 나오면 미국 증시에서는 관련 기업의 주가가 곧장 상승으로 돌아선다.

국내 증시에서는 그러나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점보다는 우선 사업전략이나 기술력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우선시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M&A테마가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 보인다.

일차적으로 강력한 M&A테마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IMT-2000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이동통신업체주이다.

한솔엠닷컴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이동통신업체 가운데 규모로는 최하위이면서도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통신과 한통프리텔그룹,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그룹, LG텔레콤과 데이콤 LG정보통신그룹,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한국 IMT-2000 주식회사)그룹 등 그 어느 쪽과 결합하더라도 경쟁구도의 양상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달 증시에서는 한솔엠닷컴 인수설에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내리는 소동이 한바탕 벌어졌다. 한통프리텔이 한솔엠닷컴을 인수한다는 설이 돌았던 3월23일 그간의 하락세를 뒤집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었다. 뿐만 아니라 한솔그룹과 LG그룹의 맞트레이드설도 나왔다. 양 그룹이 LG홈쇼핑과 한솔엠닷컴을 맞트레이드함으로써 한솔은 한솔CSN과 LG홈쇼핑으로 전자상거래에 집중하고 LG는 한솔엠닷컴을 가짐으로써 IMT-2000사업권 경쟁에 힘을 싣는다는 것이다.

상당히 그럴싸해 보이는 이 루머 역시 증시와 코스닥시장의 약세속에서도 관련사들의 주가를 올리는 작용을 했다. 증시에서 M&A설이 갖는 위력을 보여준 셈이다.

사업자가 결정되는 올해 말까지는 한솔엠닷컴을 둘러싼 M&A의 가능성이 계속 증시를 출렁거리게 만들 요인으로 분석된다.

역시 IMT-2000사업을 추진중인 하나로통신도 마찬가지다. 하나로통신은 코스닥 침체와 나스닥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추락하는 악재속에서도 주가가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삼성(9.89%) 현대(8.94%) 데이콤(8.24%) SK(8.01%) LG(6.92%) 대우증권(5.39%) 등 대기업들이 비교적 균등하게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런데 데이콤을 포함, 사실상 15% 이상의 지분을 가진 LG가 LG화재를 통해 1.3% 이상의 지분을 조용히 매집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지분확보 경쟁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었다.

인터넷통신소프트웨어와 포털에서 국내최고인 새롬기술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대형합병설도 한때 코스닥시장을 흥분시켰다. 결국 양사가 부인하긴 했지만 만약 이뤄졌을 경우 코스닥시장에 미쳤을 영향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 메리츠증권, 첨단기술주 합병가속화 전망

메리츠증권의 조익재 리서치팀차장은 “기업 M&A는 첨단기술을 지향하는 산업구조의 재편과정에서 필연적인 기업의 합종연횡”이라며 “우리나라 첨단기술주의 M&A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실질적인 M&A 비용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많은 벤처기업이 주가폭등으로 현금 및 현금등가자산을 갖게 됐는데 올들어 주가가 떨어지면서 기업인수에 드는 직접비용이 줄게 됐다는 점이다. 또 인터넷과 정보통신 등 첨단업종의 성격상 M&A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가 영업에 유리하다는 것이 인수합병의 동기가 되고 있다. 기술력 확보도 인수합병의 동기로 작용한다. 기술력 차이로 생존과 도태가 결정되는 첨단업종에서 기술획득 및 시너지효과를 얻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메리츠증권은 기업의 시장가치라는 전통적 가치(정량적 변수)외에 개별기업의 전략적 가치(정성적 변수)를 조합한 M&A매력도지수를 개발했다. 전략적 가치는 개별기업의 기술력 시장선도력 시너지도출력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산출방식에 따르면 시장가치외에 정성적 가치가 대단히 높은 다우기술이 가장 M&A를 하고싶은 기업으로 꼽혔다.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비등록) 메디다스도 상위를 기록했다.

조차장은 “실제 M&A는 경영전략 차원에서 해당기업을 합병할 필요성이 있는지 먼저 판단한 다음 가격면에서 성사가능성을 본다”며 “이같은 이유로 첨단기업에 대한 가치산정에 정성적 변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분야별로는 전세계적으로 상당수의 M&A가 진행되고 있는 포털과 콘텐츠업종이 가장 매력적인 합병대상으로 분류됐고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보안산업 쪽도 M&A가 효과적인 업종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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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