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227호 (2000년 04월 10일)



"통합효과 극대화해 초우량기업 되겠다"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7

금호생명이 몸집을 불려 생명보험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경영에 나선다. 자신보다 덩치가 더 큰 동아생명을 인수한 금호생명은 오는 5월1일 통합법인 출범식을 갖고 선두업체 따라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대공세를 위한 준비는 마쳤다. 두 회사의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살을 깎는 구조조정작업을 진행, 2천여명의 인원을 1천4백여명으로 줄였다. 보험 영업환경 급변에 따라 시스템도 새로 구축했고 선진보험기법을 도입하기 위한 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계획 또한 순항중이다. 덩치가 커진만큼 목표 또한 의욕적이다. 올 회계연도중에 자산 규모를 3조원 규모로 늘리고 2년 안에 시장점유율 4위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통합법인 출범식을 앞두고 준비작업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송기혁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경영전략 등을 들어봤다.

◆ 약력

송기혁 사장은 1941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남성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한 뒤 미국계 반도체회사인 훼어차일드 세미콘덕터에 근무하다 1972년 금호그룹에 입사했다. 1982년 금호섬유 대표이사 이사를 거쳐 그룹 회장부속실상무로 근무했다. (주)금호로 옮겨 경리, 자금, 기획담당 전무를 역임했고 1995년 금호타이어 해외영업총괄 부사장을 지냈다. 1997년부터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다 올해 금호그룹이 동아생명을 인수하면서 보험사 경영인으로 옮겼다.

▶ 동아생명을 인수해 5월1일 통합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됩니다. 회사의 규모도 커지는 만큼 각오도 남다를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금호생명과 동아생명은 그동안 매우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었습니다. 금호생명은 내실은 있으나 규모가 너무 작았고, 동아생명은 덩치는 컸지만 부실이 심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금호가 동아생명을 인수함으로써 두 회사의 단점은 한꺼번에 해결이 됐고 이런 측면에서 합병은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문제가 됐던 동아생명의 부실부문은 3차례에 걸쳐 모두 1조9백21억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돼 제거됐고 금호생명 또한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4월7일 자체적으로 6백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내실을 더욱 다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작업을 통해 통합법인은 클린 컴퍼니로 새롭게 탄생하게 됐습니다. 클린 컴퍼니로 거듭난 만큼 앞으로는 모든 경영의 초점을 내실 추구에 맞추려고 합니다. 하반기부터 전점포에 대한 손익평가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있는 점포는 살아남게 하고 그렇지 못한 곳은 과감히 정리해나갈 생각입니다. 올 회계연도말까지 총 자산을 현재 2조7천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고 당기 순이익은 1백억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 인터넷 사용이 확산되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보험업계 또한 이 변화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이에 따른 영업전략수립도 필요할텐데요.

인터넷을 통한 상품 판매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객들은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보험가입에 대해 무척 보수적입니다. 설계사가 대여섯번 방문해도 잘 가입하지 않는데, 인터넷에서 클릭 한번으로 보험 가입하기가 쉽겠습니까. 인터넷을 통해 설계사의 방문 횟수를 줄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것 같아 이런 차원에서 시스템 구축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작업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텔레마케팅을 포함, 사이버 마케팅 등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를 별도의 독립 자회사로 분사토록해 자체적인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육성할 계획입니다. 기본 인프라와 아시아나항공·금호타이어 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 정보를 모두 본사에서 지원하고 신계약과 관련된 비용은 자체 해결해 성과만큼 가져가는 독특한 영업시스템입니다. 사내에서 육성, 분리시키는 일종의 벤처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영업형태는 금호생명이 보험업계 처음으로 도입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올해 안에 첫 분사 영업점이 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 LG, 현대, 동양, SK 등 대기업들이 대거 생명보험 시장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승산은 있습니까.

사실 여러모로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국내 생명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시장성장률은 점차 둔화되고 있고 경쟁 또한 격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서는 외국사들도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경영자의 철학이 중요합니다. 연고를 이용한 전근대적인 상품판매방식, 단기 영업성과를 중시하는 회사경영방침 때문에 오늘날 국내 보험산업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 아닙니까. 합병과정에서 2천명 중 6백명의 인원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회사를 떠나게 된 직원들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내실 경영을 위한 자구책이었습니다. 앞으로 회사가 성장한다 해도 관리직원의 규모는 현재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생각입니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외국사와의 합작을 통해 그들의 선진 기법을 배워간다면 승산은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 생보시장에 뛰어든 회사들에 비해 영업조직 기반이 잘 정비돼 있는 것이 강점이 아닌가 합니다. 다행히 통합사의 영업망이 겹치는 부분이 많지 않아 기존 영업 조직을 대부분 그대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영업의 근간인 설계사 조직이 안정돼 있고 사기 또한 매우 높습니다. 여기에다 아시아나 항공, 금호타이어, 금호렌트카 등 그룹 관계사의 고객정보 및 판매망을 최대한 활용한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금호생명의 경쟁력은 어떤 회사보다 강하다고 자신합니다. 이미 아시아나 항공과는 제휴를 위한 구체적인 실무 작업이 진행중인데 빠르면 5월부터 제휴를 통한 마케팅이 시작될 것입니다.

▶ 알리안츠가 제일생명을 인수하는 등 외국사들의 진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토종생보업체로서 이들과 어떻게 경쟁해 나갈 계획입니까.

물론 경쟁을 하게 되겠지만 오히려 외국사들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외국사의 경쟁력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하는 재정적 안정성과 특화된 판매채널을 통한 품질 위주의 경영에서 나옵니다. 이런 점은 우리나라 보험사들이 배워야 합니다. 다른 회사 이야기를 해서 좀 뭣하지만 몇몇 회사들은 규모가 커 체질개선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금호생명은 이런 회사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몸집이 크지 않은 탓에 발빠르게 체질변화를 할 수 있고 선진보험 영업기법 또한 스피디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 1차 보험사 구조조정기에 하트포드와의 합작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사례가 있고, 동아생명 인수를 전후해서도 합작 계획을 밝혔으나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합작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99년1월 하트포드와 1억달러 외자유치에 관한 양해각서를 교환했습니다. 당시 하트포드는 금호생명에 투자하면서 추가로 부실생보사 한두군데를 인수, 국내에서 확고한 영업기반을 마련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부실생보사 인수에 대한 정부와 하트포드간 견해차가 너무 커 협상이 결렬되는 과정에서 금호생명 지분투자에 대한 협상마저 포기하게 됐습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올들어 전문 중개기관을 통해 외국사와의 합작을 다시 추진하고 있습니다. 상대 파트너가 비공개를 요구하고 있어서 아직 드러낼 단계는 아닙니다. 7월경이면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 올해 들어 금융업종간 겸업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영업전략은 어떻게 마련하고 계신지요.

지난 1월27일 금융당국이 ‘금융기관간 업무위탁에 관한 규정’을 발표하면서 보험사와 은행이 경쟁적으로 업무 제휴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는 방카슈랑스라기 보다는 은행에 판매부스를 설치하는 창구제휴에 불과합니다. 또 유럽에서는 보험사만이 개인연금을 팔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등 방카슈랑스 조성 환경은 많이 다릅니다. 따라서 금호생명은 무분별한 제휴보다는 서비스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봅니다. 선별된 금융기관과 제휴하고, 금융뿐 아니라 화장품 등 이업종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실질적인 판매망 확충에 나서려고 합니다.

▶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올 한해 영업이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올해 영업전략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까.

합병을 통해 새롭게 출범하는 올 한해는 무엇보다도 안정을 통한 조직기반구축과 영업효율 향상에 힘쓸 생각입니다. 지금까지의 외형위주 영업을 지양하고 질위주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점포도 채산성 위주로 완전히 재편할 계획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보험계약 유지율과 정착률에서 업계 최상위 수준에 이르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현재 설계사들을 고능률의 재무설계사로 키워 고객에게 부동산 세금 문제 등 종합적인 재무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 Profile in Mirror

송사장은 금호섬유, (주)금호, 금호 타이어, 금호미쓰이 화학 등을 두루 거치면서 기획, 재무통으로 소문난 ‘정통 금호맨’. 그는 ‘유성(惟誠)’이라는 말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정성을 다하면 상대방이 ‘네가 하는 일은 내가 직접 하는 것처럼 안심이 된다’는 확신을 줄 수 있고, 이렇게 일단 신뢰를 쌓으면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다.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생활 신조를 갖고 실천한 것이 원동력이었다.

72년9월1일 금호 그룹에 입사, 28년간 근무하면서 단 1분도 지각한 일이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그러면서도 직원들이 지각하는 것은 전혀 문제삼지 않는다. ‘술 마시다 보면 다음날 좀 늦을 수도 있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나의 생활 태도를 타인에게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에서다.

의사결정을 할 때면 부하들의 의견을 경청하지만 일단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불도저처럼 밀어붙여 ‘끝장’을 보고만다. 업무에 관한한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한다. 재무담당 임원으로 재직시 경리부장에게 회계학을 과외로 배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재무담당 임원으로 선임되자 아침 업무시작전에 경리부장으로부터 회계학을 과외수업받아 적당히 보고하는 부하를 쩔쩔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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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