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분야, 해외 전문인력 유치도 대안 … 전문 교육기관 확대·지원책 시급

일간지 기자출신의 K씨(40. 서울 목동)의 지갑에는 3개의 각각 다른 명함이 들어 있다. 하나는 IT관련 일간지 및 주간지의 기자(사실상 자유기고가), 또 다른 하나는 일간지 인터넷 사이트의 콘텐츠 기획 및 운영자,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나무를 소재로 한 이메일매거진, 즉 메일진의 발행자이다.K씨는 바로 디지털 경제시대에 각광받는 ‘e-프로랜서(eProLancer)’의 선두주자. 13년 동안의 기자경험과 해박한 인터넷 지식이 그를 ‘e-프로랜서’로 만들었다. K씨는 “지난해 9월 퇴직 후 여러 인터넷 업체에서 거액의 연봉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가 왔지만 고정적인 출퇴근과 어느 한 업체에 소속되는게 싫어서 응하지 않았다”고 말한다.국내에선 비교적 생소한 개념인 ‘e-프로랜서’란 인터넷을 의미하는 ‘e’와 전문가의 ‘Professional’, 자유직업인을 뜻하는 ‘Freelancer’를 합한 신조어. e-비즈니스 시대에 자신의 전문영역을 갖고 특정 직장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직업활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현재 미국에선 이런 직업형태가 인력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적극 권장되고 있으며, e-프로랜서와 업체를 연결시켜주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www.freeagent.com, www.icplanet.com 등이다.국내 벤처인력 전문가들도 K씨와 같은 자유 전문인력의 육성을 적극 찬성하고 있는 입장. 온라인 헤드헌터 업체인 이브레인뱅크(www.ebrainbank.com) 김성창 부사장은 “우수한 인재가 특정업체에 속하지 않고 여러 업체를 위해 일하는 풍토가 자리잡을 경우 지금과 같은 인력부족 및 인재채용 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링크웨어, 인력풀 첫 사이트 운영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e-비즈니스 컨설팅업체인 링크웨어가 e-프로랜서 육성을 위한 인력풀 운영과 더불어 기업의 주요 프로젝트를 온라인상에서 경매하고 이를 e-프로랜서들과 연결시켜 줄 수 있는 인터넷사이트를 개발, 오는 7월부터 운영할 방침이다. 이는 국내에도 디지털 경제에 걸맞는 ‘e-프로랜서’ 시대가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한다.전문 교육기관의 확대 및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 현재 정보통신전문 교육기관으로는 정통부 산하 정보통신교육원(02-550-4300)이 대표적이다. 전국 8개의 교육장에서 기업 위탁교육 및 중장기 직업훈련교육을 통해 정보통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중장기 과정은 통신S/W 엔지니어, 프로젝트실무, JAVA 전문개발자, ERP전문가, ERP엔지니어 등 요즘의 인기직종. 이때문에 이곳 졸업자들은 과정수료와 동시에 회사를 골라갈 정도로 취업률이 높다. 교육과정이 그만큼 알차다는 뜻이기도 하다.그러나 현재의 시설 및 정부지원으로는 넘쳐나는 수강생을 채 절반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한계. 일부 인기과정의 경우 30명 모집(전문대졸 이상)에 5백여명이 몰리기도 한다. 과정이수를 위한 시험경쟁력이 입사경쟁력보다 훨씬 센 셈이다.한편 정부는 e-비즈니스 인력양성을 위해 5월중 인력 수급실태를 조사한 뒤 우수 e-비즈니스 교육과정 인증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함께 정보기술(IT)분야의 해외 전문인력 유치를 위해 우수인력의 국내 장기체류(5~10년. 현재는 2년)와 출입국 편의를 제공하는 ‘골드카드제’를 하반기부터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