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 온라인 상가 등장 … 특화모델 취약 ‘문제’, 하반기 대대적 인수합병 예고

B2B 전자상거래 시장이 업종별 e마켓플레이스 선점 경쟁으로 불꽃이 튀고 있다. e마켓플레이스 구축붐이 일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e마켓플레이스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자고나면 하나씩 생기는 꼴이다. 최근 전자상거래연구조합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5월말 현재 구축됐거나 구축예정인 e마켓플레이스 수는 총 57개에 달한다.(표 참조)구축업체를 유형별로 보면 오프라인 업체의 진출이 25개로 가장 많다. 이어 B2B 전문업체(13개), 오프라인과 온라인 업체의 합작(5개) 순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전자상거래연구조합 송태의 이사는 “기업들이 e비즈니스 돌파구로 e마켓플레이스를 생각하고 있다”며 “이들 유형중 기존 제조 유통 건설 등 오프라인 업체들이 구축한 e마켓플레이스가 상대적으로 경쟁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위기감을 느낀 B2B전문업체들은 오프라인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특화된 콘텐츠와 다양한 산업정보 제공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사업초기 영업 적자폭을 줄이면서 적자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수익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동시에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과도 제휴를 통해 시장확보, 브랜드파워 강화, 경영력 보강, 투자자금 확보 등 취약점 보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업체 대대적 진출환경컨설팅, 유류토양오염복원사업으로 성장해온 오프라인 중견기업 에코솔루션은 세계 처음으로 환경상품 e마켓플레이스(ecobuysell.com)를 만들면서 온라인으로 진출했다. 현재 4백50개 업체가 가입해 있는 에코바이셀은 올해말까지 국내 환경관련 업체 3천여곳 가운데 1천여곳을 회원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이 회사 김기철 운영팀장은 국내 환경관련 시장규모가 연간 9조원에 이른다는 점에 주목하고 그중 30%가 e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일렉트로피아(e-pia.com)도 오프라인에서 출발한 대표적 e마켓플레이스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대우전자 등 전자 4사와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대우정보시스템 등 SI 4개사가 공동으로 세웠다. 일렉트로피아는 글로벌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위해 아이피아글로벌(i-piaglobal)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모토롤라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코리도(global corridor)의 한국지역 B2B 포털 구축 사업에도 참여했다.쌍용중공업도 대구지역 벤처기업과 함께 섬유 e마켓플레이스 텍스타일엠닷컴(textileM.com)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직물 제조업체를 입점시켜 글로벌 e마켓플레이스를 만들 계획이다. 쌍용중공업은 또 사내 정보통신 부문을 분사시켜 엔진엠닷컴(engineM. com)이라는 엔진 부품 e마켓플레이스를 자본금 30억원에 설립했다.전자부품 시장에도 오프라인 중견기업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동양전원공업이 10억원을 투자, 위넷닷컴(weanet.com)을 설립한데 이어 필코전자가 휴멕스 등과 제휴해 파츠엔닷컴(partsN.com)을, 콘덴서 분야는 코파라는 회사가 캡토피아(captopia. com)를 세웠다.철강분야에도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기업들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SK상사는 홍콩의 ISA와 공동으로 철강무역 전자상거래 합작법인 아이스틸아시아닷컴(isteelasia.com)을 설립했다. 삼성물산도 트레이드스틸닷컴(tradesteel.com)을 세웠고, 현대종합상사는 홍콩 월넷홀딩스와 스틸앤메탈닷컴(steelmetal.com)을, LG상사는 스틸라운드닷컴(steelround.com) 설립을 추진중이다.화학ㆍ석유업종은 현대 LG SK상사 등이 2천만달러의 자본금으로 공동 설립한 켐라운드닷컴(chemround.com)이 있고 삼성물산과 국내외 30여개 업체가 제휴해 만든 켐크로스닷컴(chemcross.com) 등이 있다. 전기, 전력 분야의 한국전력 산업자원부 대학 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일렉트리아닷컴(electria.com)도 이 범주에 속한다. 의료 제약 분야는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물산이 별도법인으로 설립한 케어캠프닷컴(carecamp.com)을 비롯해 SK상사의 e메디컬스(emedicals.com), 서울대 등 41개 의과대학 부속병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e메디피아(emedipia.com), 제일제당이 대한약사통신과 함께 자본금 50억원으로 설립한 팜스넷(pharmsnet.com) 등이 진출했다.이외 삼성전자가 컴팩 등 12개업체와 자본금 1억달러 규모로 전자제품 e마켓플레이스 이하이텍스닷컴(ehitex.com)을 설립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업체 ‘합작’온라인 업체 인터파크와 오프라인 업체 동부건설 등이 주축이 돼 설립된 빌더스넷(buildersnet.co.kr)이 대표적인 사례다. 6월3일 오픈하는 이 사이트에는 동양고속건설 대아건설 삼부토건 성원건설 등 중견 건설업체가 주주로 참여했다.빌더스넷 김경진 상무는 “주주 회원 10개사의 연간 자재 구매량이 1조원에 이르며 나머지 1백여개 업체를 합치면 2조원”이라며 “이 가운데 첫해 거래되는 물량이 20~30%라고 할 때 2천억원 거래의 1% 수수료면 20억원이 돼 기업 운영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최근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한국석유공사도 온라인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여기에 미국의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와 삼일회계법인, 한국생산성본부가 참여했다. 합작법인은 국내 정유회사와 해외 정유업체, 전국의 주유소 등 석유 관련 도소매업자들이 참여해 역경매 방식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또 오프라인 제약업체인 동아제약, 중외제약이 의료솔루션 업체인 유니온헬스 등과 손잡고 의료 건강, 생활관련 라이프헬스익스체인지닷컴(LifehealthExchange.com, 가칭)을 설립했다.이외 식음료 분야에 풀무원이 정보기술 업체인 링크웨어와 합작해 푸드머스닷컴(foodmerce.com)을 설립해 오는 7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다.◆ B2B전문업체 ‘대반격’오프라인과 연은 맺고 있지 않지만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는 업종을 중심으로 전문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버티컬코리아 파텍스닷컴(fatex.com)은 동대문 시장내 도매상가 6백여 곳을 회원으로 확보하면서 재래시장의 e마켓플레이스 붐을 일으켰다. 파텍스닷컴은 올해말까지 7천여개 업체를 회원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이 회사 임흥기 사장은 “동대문 남대문 시장에서 일어나는 기업간 거래를 하는 업체는 2만개가 넘는다”며 “회사 하나의 연간 매출액이 10억원에서 20억원을 넘어 이 중 10%만 파텍스닷컴에서 거래해도 수입은 굉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외 e마켓플레이스 시장을 겨냥해 나온 구매부닷컴(gumebu.com)을 비롯해 섬유 자재 전문 e마켓플레이스 이텍스타일러(etextiler.com)를 운영중인 인더스트레이더닷컴도 식음료 분야 e마켓플레이스 인더스푸드닷컴(indusfood.com)을 별도법인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또 인터넷 콘텐츠 업체인 비투비코리아(B2BKorea)가 티플러스에프닷컴(tplusf.com)을, 인터넷 솔루션업체인 디아이비(DIB)도 패션부자재 전문 패션마켓사이트닷컴(fashionmarketsite.com)을 만들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e마켓플레이스들의 문제점으로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것을 취약점으로 꼽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경쟁력 있는 e마켓플레이스가 동종업체를 인수합병하는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 이호근 연세대 상경대학 경영학과 교수“떡고물 등 고질병 투명거래 걸림돌”이호근 연세대 교수는 국내 B2B 전자상거래 시장 전망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시장성은 있고 계속 커가지만 국내에선 아직은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왜 어렵다고 보는가.“거래관행 때문이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무자료 거래가 있는 한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 B2B 전자상거래의 대부분이 구매조달 부문에서의 온라인화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리베이트(Rebate)도 문제다. 지금도 기업간 거래에서 ‘떡고물’은 존재한다. 떡고물을 포기할 정도로 전자상거래 인식이 높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외 오픈 환경에서의 정보공개 거부감, 대금결 제 등 사후 시스템 미비 등이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e마켓플레이스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요즘은 업종별로 e마켓플레이스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많이 생기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닷컴 업체들처럼 e마켓플레이스 업체들도 경쟁력이 있는 업체만 생존할 것이다. 결국 어느 시점에 가서는 인수합병으로 몇개 거대 기업으로 뭉치거나 그렇지 못한 업체는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B2B 전자상거래는 어떤 효과가 있나.“대표적 사례가 두가지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구매 비용을 품목에 따라 5~25% 줄였고 시스코는 마케팅 비용을 연간 5억달러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