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투명·1/4 크기·알록달록 , 디자인 업그레이드 … 대우 등 대형업체이어 중소업체도 가세

속이 훤히 비치는 ‘반누드’와 날씬한 ‘슬림’.올 여름 해변가를 누빌 미인들의 모습? 천만에! 올 여름 PC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인기 PC들의 모습이다. 여기에다 돛단배 또는 우주선 모양의 외관에다 알록달록 원색으로 치장한 패션 PC도 올여름에 뜨는 품목이다.바야흐로 N세대를 겨냥한 ‘패션마케팅’ 및 ‘슬림마케팅’이 올여름 PC업계를 달구고 있다.PC에 패션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업체는 대우통신,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대형 컴퓨터 제조업체들. 최근에는 현주컴퓨터, 주연테크 등 중소업체들도 가세했다.대우통신이 개발, 올봄부터 국내시장에 선보인 ‘큐리엄’(Qrium, 모델명 CT6600)은 우선 크기가 기존 PC의 4분의1 정도인 25cm에 불과한 초슬림 PC다. 게다가 디자인도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사각형 모양에서 벗어나 돛단배형, 피라밋형 등으로 만들어 친근감을 높였다. 색상 또한 보라 노랑 등 원색을 사용, PC의 패션화를 주도했다.대우의 차세대 주력제품으로 개발된 ‘큐리엄’은 PC에 가전개념을 적용한 컨셉 PC. ‘누구나 쉽게 사용한다’는 새로운 컨셉 PC의 원칙에 따라 버튼만 누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우, 차세대 주력제품 ‘큐리엄’ 주도또한 컨셉PC의 특징을 살려 플로피디스크(FDD)를 없애고, 주변장치도 기존의 시리얼 포트 대신 미래형 USB (Universal Serial Bus) 포트 4개를 장착, 완벽한 플러그앤플레이(Plug & Play)가 가능토록 하였다.대우통신은 이 제품을 시작으로 컨셉PC 시리즈를 연이어 출시, 국내 및 미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시장에선 이미 인텔 및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공동으로 판촉 및 마케팅 활동을 펼쳐 나가기로 합의, 향후 수출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삼성전자는 반투명의 신감각 디자인제품인 ‘네오’로 승부수를 던졌다. 신세대를 뜻하는 N에다 감성과 최적화의 영문약자를 딴 네오(NEO)는 순백색의 누드 PC와 순백색, 청색, 아쿠아 등 3색의 모니터 및 프린터 3종으로 구성돼 있다.이름 그대로 신세대를 겨냥한 이들 제품은 기존의 PC 및 주변용품에서 느낄 수 없던 독특한 패션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한데다, 크기가 기존 제품의 4분의 1에 불과한 초슬림형이라는 것도 특징. 또 유선형의 고감각 스피커를 기본으로 채용해 좀더 향상된 기능을 즐길 수 있고, 착탈식이라 공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삼성은 이 제품을 N세대의 대표브랜드로 집중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삼보컴퓨터가 차세대 데스크톱 PC모델로 선보인 ‘드림시스 S5560/F’는 공간절약에 초점을 맞춘 일종의 ‘북PC’(Book PC)다. 데스크톱 PC와 미니타워 PC의 장점을 동시에 적용한 이 제품은 가로×세로 크기가 35.7cm×31.6cm에 두께가 9.5cm에 불과한 초소형 사이즈로, 좁은 책상위는 물론 책꽂이에도 꽂아 쓸 수 있도록 했다. 얼핏 소형 토스터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이 제품은 인텔의 새로운 i810 칩셋을 적용해 샐러론에서도 강력한 100MHz 메모리를 지원하며, i752 비디오 칩셋의 내장으로 최적의 3D 환경을 제공하고 667MHz까지 CPU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점 등 기능적으로도 우수하다는 것이 삼보측의 설명이다.현주컴퓨터가 출시한 FX3도 공간절약에 중점을 둔 슬림형 PC에 속한다. 정면에서 봤을 때 가로 18cm×세로 29.2cm X 높이 35cm의 소형이다. 무엇보다 밋밋한 사각형이 아니라 우주선을 세워 놓은 듯한 모양으로 미래지향적인 면을 강조했다.주연테크가 5월에 선보인 신제품 아쿠아는 블루톤의 누드 PC. 본체,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등 모든 주변기기를 누드로 디자인해 단순히 기능에 치우쳤던 사양 위주의 모델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디자인 감각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 또한 같은 가격대와 성능이라면 특이한 모양의 디자인을 선호하는 신세대의 앞선 디자인 감각에 부응하기 위한 것. 6월 초부터 이승연 최수종 김호진 안재모 이창훈 등 빅스타들을 이용한 광고로 신세대 소비자들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국내 컴퓨터업체들이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개념(컨셉)의 PC는 사실상 인텔이 제시한 차세대 PC의 새로운 모토. 가전개념을 PC에 도입함으로써 버튼만 누르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단순하고 친근한 디자인으로 컴퓨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PC시장도 패션 바람한발 앞서 컨셉 PC 바람이 불었던 미국에선 PC의 디자인, 즉 PC 패션화 경향이 강해지면서 올해초 굵직굵직한 PC메이커들이 전문 디자인회사를 인수·합병(M&A)하거나 제휴하기도 했다.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이제 더 이상 기술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짐에 따라 PC의 디자인 및 패션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C가 이제 밋밋한 기계가 아니라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집안 ‘장식품’으로 활용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게다가 PC의 슬림화 누드화가 올여름 여성 다이어트 및 패션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