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보다 화끈하게, 보다 야하게, 보다 진하게’ 인터넷성인방송의 인기가 예상밖이다. 인터넷 성인방송을 보고싶은 미성년자녀가 몰래 아버지의 신용카드로 회원가입을 신청했더니 “이미 회원으로가입하셨습니다”라는메시지가 떴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정도다.실례로 지난 6월에 개국한 바나나TV의 경우 두달만에 유료회원수가 4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회원층도 3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하다.여성회원도 5% 정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성인방송국이 이처럼 단기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바나나TV 제작사업부 김종원 본부장은 “성과 관련해 일반방송국이 제공하지 못하는내용을제공하는데다, 회원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친밀감을 느낄 수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야기둘. ‘언제 나오나?’ 요즘 서점가의 드러나지 않은 관심사다.최근 장안의 화제가 된 탤런트 겸 배우 김희선씨와 출판사, 사진작가등이 얽히고 설킨 누드비디오와 화보집이 과연 언제 출간되느냐는 것이다. 찍자고 했느니, 안했느니 하는 당사자들간의 논쟁은가십거리로흥미를더한다. 교보문고의 정모씨는 “성관련 서적이판매량은많지 않지만 꾸준히 팔리는 추세로, 만약 김희선누드집이나 화보집이 나오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만큼 구매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말이다.◆ 인터넷 서적, ‘섹스’ 들어가야 팔린다?비단 정씨의 말이 아니더라도 에로서적류의 판매는 서점가에서 큰돈을몰아주는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적은 숫자라도 끊이지 않고 팔리는 축에 속한다. 도서종류도 많지 않은데다 구매자의 속성상 훤한서점에서야릇한 시선을 감내하면서까지 에로서적을 선뜻 뽑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신혼부부에게 줄 선물’이라는 명분으로 팔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점에서 일반 서점보다는 인터넷서점이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서점 북넷의 마케팅팀 이광재주임은“서적명을 조회할 때 섹스라는 단어의 빈도수가 상당히 높으며, 책이름에 일단 섹스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잘 팔린다”고 말했다. 에로서적에있어서만큼은 독자들이 대형서점을 꺼리는데 따른 반사적인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또 다른 인터넷서점인 Yes24의 경우도 1백50여종의성관련 서적을 갖춰 놓고 대형서점에 못잖은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이야기셋. ‘제한상영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낯선 이름이다. 그러나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익숙한 이름이 따로 있다. 성인전용 영화관이다. ‘등급외 전용관’이라고도불린다. 갑자기 제한상영관이 주목을 받는 것은 지난2년간의논란끝에 다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부에서지난8월10일 영화진흥법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제한상영관의 설립을다시 추진한 것이다. “음란물을 상영하는 영화관이라는 오해를 막기 위해 제한상영관으로 바꿨다”는게 문화관광부측의 말이다.하지만누구나 뻔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은 ‘혹시’하고 기대해봐도‘역시’할 것이라는 일이다. 때문에 요즘 성인용 에로비디오제작업체들은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비디오숍이 불황에 빠지고,성인용 에로비디오제작업체들의 과당경쟁으로 어려움이 가중된터에새로운 활로가 생긴 셈이기 때문이다. 유호프로덕션의 김인수영업부장은“아직 법안통과가 안돼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성인에로비디오 제작업계에)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레 예상했다.에로비즈니스의 면면을 설명해주는 사례들이다.(직접적인 성을 사고파는매매춘과 달리 인간에게 잠재된 성적인 욕망을 자극하거나 그러한자극을이용해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 분야를 에로비즈니스로이름붙였다)직접적인 성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1차적인 섹스산업이아니라성적인 자극을 담보로 하는 2차적인 섹스산업인 셈이다. 물론 여기에는 포르노도 포함이 된다. 하지만 포르노가 내뿜는 무차별적인자극의 폐해도 큰데다 개인 또는 사회적 규범에 의해 일정 거리를둬야 하는데 반해 대부분의 에로비즈니스는 개인 또는 사회의규범이라는틀에 일정부분 순응하면서 나름대로 영역을 넓혀나가는속성이있다. 인터넷 성인방송, 에로비디오, 에로서적류, 성인용품점(섹스용품점) 등이 그런 예다. 모두 최근들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비즈니스들이다.뿐만아니다.최근에는 성적인 자극을 통해 주의를 끌려는 의도로성적인뉘앙스를풍기는 에로틱한 카피나 사진을 활용한 마케팅과광고들도 과거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로 의류나향수광고등에서 나타났던 예전과 달리 가전제품 자동차 식품 등으로경계를 넓히고 있다. ‘더 깊숙하게, 더 편안하게’라는 카피에두명의여자가 볼을 부비는 듯한 장면의 면도기광고나, 주유소에서미녀가 “강한 걸로 넣어 주세요”라고 주문하는 정유업체광고 등이그런 예들이다. 이같이 광고·마케팅에서 성적인 연상이나 자극으로소구하는것에 대해 LG애드 마케팅팀의 한 관계자는 “광고는 궁극적으로 브랜드를 알리려는 작업”이라며 “성적인 자극을 주면 소비자가 주의를 기울이며 성적인 소구가 제품과 관련될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성적인 자극 곁들인 광고 만연이처럼인간의 성적인 본능이나 감성을 자극해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에로비즈니스가 만연하는 것에 대해 정동철신경정신과 정동철원장은“인간도동물의 본성을 가진 존재”라는 말로 설명했다. 즉종족유지라는 본능을 가진 인간의 존재의미를 깨우치게 만드는 것은원초적인 쾌감을 제공하는 섹스이며, 즐거움이라는 유희를 추구하는인간속성상 성적인 자극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인터넷성인정보규제 반대운동을 벌이는 <성의 바다-인터넷 포르노사이트 기행기 designtimesp=20140>의 저자 이명구씨는 “성은 기본적인 욕구인데 이런 성적인 이야기를 터놓고 할 수 있는 곳이 없는데다, 갖가지 성적인 금기나 규제가 오히려 에로비즈니스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이러한 성적인 자극을 이용하는 에로비즈니스의 만연에 대한우려의목소리도 만만찮다. 인터넷을 통한 무제한적인 접근이 가능한데 따른 과도한 성탐닉을 걱정하거나, 성의 상품화라는 비난이 끊이지않는 것이다. 정동철원장은 “인터넷을 이용해 신분노출이 안되는가운데성을 즐길 수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성적인 자극에탐닉한다면 사회의 비생산적인 부분이 확대돼 사회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