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80% 점유, 가격경쟁력도 우위 … 세계적 업체 바이스트로닉과 제휴도 강점

산업용 레이저 가공기를 생산하는 한광은 신규 코스닥 등록 종목 가운데 ‘텍’ 자가 붙지 않은 몇 안되는 회사라 오히려 눈에 띈다. 지난 9월18일 ‘블랙 먼데이’의 여파로 코스닥 신규등록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하는 가운데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레이저빔을 이용한 절단·용접기 제작과 판매가 이 회사의 주요 사업 내용이다. 고객은 포스코와 같은 대기업에서부터 아주 작은 제조업체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기계 한 대의 가격은 2억~5억원대까지 다양하다.레이저 가공기는 재료의 절단, 용접, 마킹, 표면처리, 구멍뚫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는데 한광의 제품은 주로 금속판 및 금속 파이프의 절단용으로 사용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시장의 80%를 점유,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항공 등 시장을 분점하고 있던 대기업이 지난 98년 이 사업 영역에서 손을 떼면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레이저 가공시스템을 개발 및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볼 수 있다.” 이 회사 계명재(42) 사장은 자사의 위치를 이렇게 설명했다.든든한 사업파트너를 갖고 있다는 것은 이 회사의 강점 중 하나이다. 자본 및 기술제휴를 하고 있는 스위스의 바이스트로닉(Bystronic)은 유럽 최대의 레이저 가공기 업체다. 이 회사와는 97년부터 기술 제휴를 했고, 98년 직접투자도 받았다.(현재 바이스트로닉 지분 23.8%) “아시아 시장 진출의 거점을 마련하고자 제휴업체를 물색하던 바이스트로닉과 해외 진출 기반을 모색하던 한광의 이해가 서로 잘 맞아떨어졌다”고 한진규 상무는 설명했다.◆ 지난해 이후 경영수지 흑자로 전환현재 한광은 자체 생산제품 뿐 아니라 이 회사의 제품을 조립, 판매하고 있으며 반대로 해외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유럽 판매 채널을 이용한다. 공모주간 업무를 맡은 교보증권 기업금융부의 김철 대리는 “외국기업이 직접 투자를 한 것은 매우 드문 경우로, 한광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다. 합작사 바이스트로닉은 미국 트럼프사와 레이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대기업이다. 또한 유럽에 판매할 예정인 신제품의 전망도 밝아 향후 회사가 크게 좋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한광은 지난 90년 설립됐다. 레이저 가공기 연구개발에 들어간지 2년만에 자체 생산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연평균 70% 이상의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97년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기업의 설비투자가 전무에 가까울 정도로 줄어들자 이 회사도 위기를 맞았다. 계사장은 이때부터 내수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말한다. 올해는 내수가 65%를 차지하는데, 내년에는 45%까지 내수를 줄이고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올해 하반기 들어서야 97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 같다. 99년 수출 22억3천만원, 내수 67억1천만원 등 89억 4천만원의 매출실적을 냈으며, 올해 6월말까지 1백15억원의 실적을 냈다. 그러나 아직 완전한 회복단계에 올라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진규 상무는 말했다.이번 코스닥 공모로 자본금은 35억원에서 42억원으로 늘었다. 유입되는 공모자금 26억원중 22억원을 신공장 건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경기 화성에 건설중인 신공장이 내년에 완공되면 현재의 10배인 연간 5백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계사장은 “2005년까지 세계 산업용 레이저 가공기 시장의 20%를 점유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2005년까지 세계시장 20% 점유 야심한광은 지난 9월7일 첫거래일에는 공모가인 2만5천원(액면가 5천원)보다 1백원 떨어진 2만4천9백원에 마감됐지만 다음날인 8일부터 15일까지 거래일 기준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 3만4천8백50원까지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 신규등록종목의 연속상한가 행진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이 회사의 독주가 관심을 모았다. 연속 상한가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상장주식은 84만주나 되지만 실제 유통가능물량은 26만7천7백97주(31.8%). 최대주주는 계명재 사장과 특수관계인 35만8천2백3주(42.6%), 2대주주 스위스의 바이스트로닉은 20만주(23.80%)를 보유하고 있다. 향후 주요한 수급 측면 변수는 창투사의 보유지분이다. 한미열린기술투자 대신개발금융 동원창업투자 등 3개 창투사가 주당 2만3천원의 가격으로 취득한 10만4천주(12.38%)를 보유하고 있다.★ CEO 인터뷰 / 계명재 사장“기술경쟁력 세계적 수준 자신”▶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어떻게 레이저 가공기 회사를 시작하게 됐나.미국 유학 중 후배의 권유로 관심을 가지게 됐고 기술박람회에서 레이저 가공기를 본 뒤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레이저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가장 적당한 기술이다. 성장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일본을 제외하면 대기업이 시장 지배자의 위치를 차지하지 않고 있어 중소기업에는 더욱 안성맞춤 분야라고 생각했다.▶ 레이저 산업 분야의 전망은.레이저의 용도는 한마디로 무궁무진하다.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철판 절단뿐 아니라 모든 소재의 절단과 가공에 사용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레이저 산업은 연평균 20~30%씩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일본의 경우 레이저 가공기가 1만대 설치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5백대밖에 되지 않는다.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분야에서 레이저 가공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광이 어떤 부분에서 가장 경쟁력있다고 보는가.두말할 것 없이 기술경쟁력이다. 해외의 유수 전시회에 나가 보면 우리의 기술력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자체 연구인력은 전직원 64명 중 8명이고, 서울대 정밀설계 연구소와 산학협동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합작사 바이스트로닉과의 공동 연구도 성과가 좋다.▶ 향후 자사 주가전망은.합작사인 바이스트로닉과 공동개발한 새 모델 개발이 완료됐다. 올해 12월 판금기계전시회에 출품하고 본격적으로 영업에 들어갈 것이다. 이 모델은 가격대가 25만∼30만 달러인데 1백20대 이상의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점들이 곧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공모가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점차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애널리스트 시각해외업체와 제휴, 시너지 기대한광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레이저가공기 개발 및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술력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고 한광 제품은 타사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수년 동안 국내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Bystronic Laser AG사와의 전략적 제휴는 한광의 기술 및 영업적 측면에서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즉, 기술력의 향상과 Bystronic Laser AG사의 해외판매망을 통한 수출의 확대가 예상된다.98년 IMF경제위기를 지나며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99년부터 흑자로 돌아서며 향후 몇 년간은 내수 및 수출 호조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성기종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designtimesp=20260> kjsung@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