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ㆍ저가격, 수입 대체 효과 커... 양산체제 갖추고 공세적 마케팅나서

주가하락에 이어 부실기업 퇴출, 여기에 벤처위기론까지 고개를 드는 요즘, 여기저기서 ‘답답하다’는 푸념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그러나 온통 답답한 얘기만 있는 건 아니다. 만성 호흡부전증이나 천식같은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산소발생기’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소식이야말로 ‘속이 확 뚫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옥시테크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소발생기는 호흡이 곤란한 사람들에게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주는 장치다. 이 제품은 지금까지 국산품이 없어 비싼 수입품을 사용해 왔는데 옥시테크가 국산화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 제품은 품질면에서 외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 수입대체 효과가 크다.옥시테크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산소발생기는 호흡이 곤란한 사람들에게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주는 장치다.옥시테크가 지난해 12월 서강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1년만에 양산체제를 갖추게 된데는 탁월한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산소발생기는 압력순환 흡착방식(PSA:Pressure Swing Adsorption)으로 산소를 모으는게 핵심원리다. 공기중엔 산소와 질소가 2대 8의 비율로 섞여있다. 이 공기를 제오라이트(Zeolite)라는 흡착제가 들어있는 원통에 넣고 압력을 높였다가 낮추는 것을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흡착력이 강한 질소(N₂)는 흡착제에 달라붙고, 그렇지 않은 산소(O₂)는 출구로 빠져 나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질소와 산소가 분리되고 산소만 따로 모을 수 있다. 여기서 얻은 산소의 농도는 최소 93%가 넘는다.이 기술을 기반으로 옥시테크는 현재 특허를 13개나 출원했다. 이를 통해 산소 순도 가변공급장치를 비롯해 의료용 산소공급장치, 차량용 직류산소 농축기 등 많은 제품들이 만들어졌다. 특히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는 공정 제어방식과 흡착베드의 설계 및 제작 기술을 모두 갖고 있어 적어도 국내에는 옥시테크와 경쟁할 업체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다.옥시테크가 최근 판매를 시작한 첫 제품은 ‘숲속의 아침’이란 이름의 가정용 산소발생기다. 이 제품은 분당 8ℓ의 청정산소를 일정 공간에 무제한으로 공급한다. 심폐기능이 약한 노약자의 머리를 맑게 해줘 건강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실외기 1대에 여러 대의 실내기를 병렬로 설치할 수 있어 방마다 산소 농도를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다.가정뿐만 아니라 미용실 노래방 비디오방 등 공기가 탁한 소규모 공간에도 적합하다. 형태도 스탠드형 벽걸이형 노즐형 등으로 다양해 선택폭을 넓혔다. 또 에어컨이나 공기정화기 등에 탑재해 패키지로 설치할 수도 있다. 옥시테크는 이 산소 발생기를 내년까지 3천대 정도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건강보조기구 등 다양한 응용제품 활용홍봉표 경영관리팀장은 “수입품의 경우 2백50만원 정도지만 국산 제품은 2백만원 이하에 책정해 놓고 있다”며 “현재 국내 산소발생기 수요는 연간 3천대 정도 예상하고 있는데 보급형 제품이 생산되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팀장은 “또 산소발생기가 의료보험 혜택까지 받게 되면 수요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옥시테크는 이 제품을 국내 수요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 시장까지 겨냥하고 수출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다.옥시테크는 가정용 산소발생기외에도 넓은 공간에서 쓰일 수 있는 대용량 산소발생기 ‘파이너스 시리즈’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산소를 분당 최고 2백ℓ까지 공급해 아파트 다세대주택 사무실 병원 등 대형공간에 안성맞춤이다. 즉 분당 10ℓ씩 산소를 발생시키는 모듈을 병렬로 연결해 실내 공간 크기에 따라 산소량을 조절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의료용으로 ‘옥시라이프’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집에서 치료받는 호흡기 환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93%이상의 고순도 산소를 분당 최고 5ℓ씩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이미 서울대학교 흉부외과에서 실시한 임상실험을 통해 외국제품을 능가하는 성능을 입증받은바 있다. 기존에 가정에서 가스통을 수시로 교체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했다. 이 제품에는 센서를 이용한 자기진단기능까지 갖췄다. 작동상태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면 작동을 멈추고 경보음을 내는 등 안전성도 높였다.옥시테크는 산소발생기를 건강보조기구 등 다양한 응용제품으로 활용한다. 러닝머신 등 헬스기구에 부착한 후 산소마스크를 쓰고 산소를 마시며 운동할 수 있는 제품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구급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산소발생 마스크를 비롯해 승용차에 부착하는 제품의 설계를 끝마친 상태다.이 회사는 산소발생기 수요에 대비해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갖추는 한편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건설업체와 손잡고 주택 분양시 산소발생기를 옵션으로 채택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판매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의료용은 기존 의료기기 유통망을 활용해 틈새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문판매점을 모집해 자체 유통망도 넓힐 예정이다. 올해 3억원의 매출에 이어 내년 3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인터뷰/ 이태수 사장“집집마다 산소발생기 달 날 멀잖아”“사람의 나이가 70세 정도가 되면 평소 숨쉬는 일이 젊은이가 마라톤을 완주한 것처럼 힘들어집니다. 그만큼 산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뜻이죠. 공기가 탁한 산업사회에서 산소는 돈보다 훨씬 귀한 물건이 된 셈입니다.”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부교수이자 옥시테크를 이끄는 이태수(42) 사장은 요즘 주변에서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보다 더 한 사람’이라는 농담을 듣곤 한다. 그도 그럴 게 공중에 떠 다니는 ‘주인없는’ 산소를 모으는 장치로 확실한 수익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12명의 석·박사급 연구진과 함께 지난해말 학내 벤처를 설립한 것은 대량 생산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지난 95년부터 연구를 거듭해 막상 회사 설립때는 기술 개발이 완료됐을 정도다. 이태수 사장이 산소발생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호흡기 질환이 심한 형 때문이었다. 거기에 이사장의 전공인 기계설계학을 접목시킨게 연구에 빛을 보게 된 결과다. 이사장은 “국내도 산소발생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시장은 확대될 것”이라며 “집집마다 에어컨이나 가습기처럼 산소발생기를 설치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사장은 가정용이나 의료용 산소발생기는 시작단계라고 주장한다. 기술이 확보되면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초창기에 산소발생기술 개발은 정부의 국책연구개발(G7)과제였을 만큼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기술은 차세대 의료공학은 물론 환경공학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대기뿐만 아니라 산소요구량 폭증으로 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하천 등의 수질개선에도 산소발생기술은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이사장은 산소발생기가 쾌적한 생활환경은 물론 환경오염을 해결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장치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