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계통의 질병을 앓는 환자 중 상당수가 진료과정에서 받는 내시경 검사를 무척 고통스러워한다. 일선 의사들도 내시경 검사가 환자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특히 위생상의 문제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환부를 촬영한 후 소독을 거쳐 다른 환자에게 다시 사용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병원균 전염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런 걱정을 덜어줄 가장 진보된 내시경 도구는 아마도 ‘무선 캡슐형 내시경’일 것이다. 이 내시경은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기븐이메징’사의 발명품으로 캡슐형으로 생긴 것이 특징이다.이 내시경은 캡슐로 된 약품과 마찬가지로 환자가 입을 통해 삼키기만 하면 된다. 소화기를 타고 내려간 내시경은 환자의 소화기 계통을 타고 내려가며 환부를 촬영하게 된다.이 무선 내시경 시스템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어 있다. 핵심인 캡슐에는 비타민제 크기의 초미니 카메라와 배터리, 영상을 전송하는 전송장치 등이 내장돼 있다. 캡슐형 내시경이 촬영한 데이터는 환자의 허리춤에 차도록 만들어진 저장장치에 전송된다. 전송·저장된 내시경 영상정보는 의사가 해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라피드(RAPID)’라는 전용 프로그램을 장착한 워크스테이션으로 옮겨진다.이 캡슐의 무게는 4그램, 크기는 가로 11㎜, 세로 27㎜이다. 환자는 이 작은 캡슐을 삼킨 후 워크맨처럼 생긴 기록 저장장치를 허리에 찬 상태에서 일상적인 일을 보다가 8시간이 경과한 후 의사에게 가져다주면 된다. 의사는 기록 저장장치를 자신의 컴퓨터에 연결해 환자의 비정상적인 환부를 관찰하면 되는 것이다. 환자가 삼킨 캡슐은 자연스럽게 배설을 통해 밖으로 나오게 된다. 환자가 이 캡슐을 다시 ‘회수’할 필요는 없다. 말하자면 1회용 내시경인 셈이다.이 무선 내시경은 특히 소장의 관찰을 주목적으로 한다. 이미 서양 의학계에서는 소장 진료에 큰 역할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내시경으로는 관찰하기 힘든 부위를 안전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안정성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각종 동물실험과 20명의 인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으며 현재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한다.한국인은 맵고 짠 음식을,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먹는 식습관 때문에 위장병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다시 말해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할 환자들이 많은 상태이고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다.고통 없는 ‘무선 캡슐형 내시경’이 세계 각국의 안전 검사를 통과해 시장에 출시되면 많은 환자들로부터 환영받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