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사랑하고 열심히 국력을 키워 외국인에게 꼭 토킥(TOKIC) 시험을 보게 합시다.” 토킥? 토익(TOEIC)의 다른 버전인가. 하여튼 중요한 것은 요즘 이 말을 모르면 직장 동료들에게 ‘왕따’를 당한다는 사실.최근 사이버 공간에서 샐러리맨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토킥은 한국어 능력 시험(Test of Korean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의 약자란다. 진짜 외국인들이 보는 시험은 아니다. 실제로 토킥문제(박스 참조)를 풀어보면 토익을 패러디한 유머글임을 알 수 있다.치키(Chicky)라는 필명으로 개그맨 서세원씨가 운영하는 푸하월드(www.puha.co.kr)에 토킥문제를 출제했던 장본인이 최근 얼굴을 드러냈다. 호남석유화학의 대덕연구단지에서 신상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김병일(29) 연구원이 그다.“제가 병역특례자로 근무해서 지난해 신혼여행을 조촐하게 국내에서 보냈어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토익시험에 도전했죠. 8백60점만 넘으면 회사에서 1주일간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제도가 있어요.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이 점수를 못 넘어요. 그래서 홧김에 외국인을 위한 국어시험을 냈고 인터넷에 올렸더니 반응이 좋더군요.”어찌 들으면 슬픈 얘기 같은데 김씨의 눈은 장난끼로 가득하다. 영어시험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샐러리맨들이 김씨의 유머에 박수를 보내고 있어서다. “시원하다” “외국인들에게 꼭 보게 하자”는 등 마치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다는 칭찬과 “새로운 유머 장르를 개척했다”는 격려가 이어졌다.“회사 일도 재미있지만 인터넷에 이런 유머를 올리는 것도 보람있습니다. 제 글을 읽고 무명의 수많은 독자들이 반응하는 것이 즐겁거든요.”92년부터 하이텔 통해 ‘끼’ 발휘그가 인터넷에 유머글을 올린 것은 지난 92년. 당시 하이텔에 자신의 생활을 재미있게 포장해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컴퓨터 통신 1세대면서 사이버 유머작가 1세대인 셈이다. 한양대 화공학과 대학원에 재학중일 때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게임의 대본을 쓸 정도로 이 분야에선 내공이 오래됐다.“누가 압니까. 우리나라가 초강대국이 되면 파란눈의 코쟁이 아저씨와 까만 피부의 곱슬머리 청년들이 앞을 다퉈 토킥시험을 보는 날이 올지….”김씨의 소원대로 우리가 초강대국이 돼 실제 외국인들에게 토킥시험을 치르게 될 날이 있을까마는 답답한 세상에서 한번 신나게 웃어보면 삶의 여유를 되찾지 않을까.‘토킥’ 문제 맛보기문제 1. 다음 문장을 잘 듣고 옳은 대답을 고르시오.엄마 : 철수야! 더 안 먹을 거 아니지?(가) 네, 더 안 먹을 거예요.(나) 아뇨, 더 먹을 거예요.(다) 네, 더 주세요.문제 2. 짧은 대화를 듣고 내용이 맞는 것을 고르시오.덕희 : 야! 너 지난 토요일에 GOD 콘서트 갔어?민희 : 아니. 나가다가 아빠한테 걸려서 맞아 죽을 뻔했어.(가) 그들은 하느님(God)을 만나고 싶었는데 못 만났다.(나) 민희의 아빠가 그녀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다) 민희는 토요일 대중가수 공연에 가지 못했다.(라) 덕희는 맞아 죽은 민희의 장례식장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