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야속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은 실질 수익을 내는 투자처 물색에 집중돼 있다. 그러다 보니 여유자금 흐름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그 중에서도 임대사업으로 집중되는 경향이다.최근 들어서는 낡은 주택, 업무용 빌딩 등을 개조해 원룸이나 상가, 사무용으로 임대하는 사업자가 크게 늘었다. 심지어 공장 건물을 수십개의 원룸으로 개조, 짭짤한 현금수입을 올리는 틈새 창업자도 나타났다.리모델링을 통한 임대사업은 임대용 건물을 신축할 때보다 절반 이상 비용이 절약되고 신축에 따른 까다로운 법규도 피할 수 있어 여러모로 경제적이다. 게다가 전세·월세시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시장 전망도 밝다.매입 비용 모자라면 전대차 방식 활용‘리모델링+임대사업’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단독주택이나 상가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를 리모델링해 임대용으로 활용하면 된다.새로 매입할 경우엔 낡은 주택을 경매 등의 방법으로 저렴하게 사들여 원룸 사무실 카페 등으로 임대한다. 매입 비용이 모자란 투자자는 일정 공간을 임대, 리모델링한 후 재임대하는 이른바 전대차(轉貸借) 방식을 활용하는 게 좋다.최근엔 전대차 방식이 단연 인기다. 임대보증금과 리모델링 비용만으로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창업 희망자 사이에서 ‘유망 아이템’으로 부상할 정도로 사업성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전대차란 임차인이 임차물을 다시 제3자에게 임대하는 것을 말한다. 업무용 빌딩을 빌려 원룸으로 개조, 다시 임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특히 2~3평의 공간에 침대 책상 옷장 싱크대 등 가구와 화장실을 갖춘 ‘인디펜던스빌’, 화장실 주방기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되 독립 공간과 가구를 제공하는 ‘코쿤하우스’는 젊은 독신자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이는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초소형 주거공간과 유사한 개념으로, 전·월세 수요가 늘어나는 한 시장규모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소형 원룸 개발을 컨설팅하고 있는 골드리츠 고종옥 사장은 “임대주택 사업자로 등록하려면 최소 2채 이상의 집을 매입해야 하는 반면 전대차 방식 임대업은 투자비용이 적고 실질 수익은 높다”고 밝히고 “가치가 떨어진 ‘죽은 부동산’을 살리는 데도 리모델링+임대사업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임대수요 확보’가 열쇠임대사업을 위한 리모델링은 특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리모델링 후 ‘임대수요가 얼마나 쉽게 확보되는가’가 관건이기 때문. 따라서 입지여건, 내부 설계 및 시설 등을 고객 입장에서 결정해야 한다.한국예건 최문섭 사장은 “리모델링에 앞서 개조 목적 범위를 미리 정하고 전문서적이나 전문업체 컨설팅을 통해 구체적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전문업체에서 상담과 견적서를 받아 비교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방향이 정해지면 실측을 통해 설계와 견적을 확정한다. 이후 전문 시공업체와 공사 대금 지급조건, 특약사항 등을 명시해 계약을 체결한다. 관할 동사무소나 구청에 개보수 인허가를 받으면 공사를 시작해도 문제가 없다.1백평 규모의 면적을 20개 정도의 원룸으로 개조할 경우 공사기간은 1개월 반~2개월 가량. 단독주택을 상가나 사무실로 개조할 경우에도 공사기간은 2개월을 넘지 않는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사례1 / 서울 역촌동 상가 → 원룸고급 주거공간 소문, 입주자 증가서울 은평구 역촌동 대로변의 오래된 상가에는 겉으로 봐선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는 원룸이 20개나 숨어 있다. 상가 2층 1백평 공간에 들어선 고급형 원룸텔 ‘인디펜던스 빌’. 3평 남짓한 방안에는 생활에 필요한 가구 가전제품 욕실 간이주방이 모두 갖춰져 있다. 입주 즉시 생활이 가능한 ‘퍼니쉬드(Furnished) 룸’의 일종이다.사업주 김순희(55·가명)씨는 원래 이곳에서 고시원을 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결정에 앞서 찾은 부동산컨설팅업체로부터 원룸 임대사업에 대한 조언을 듣고 방향을 바꿨다고. 지금은 딸인 황선희 실장(31·사진)이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건강의료기 전시장이었던 곳을 원룸텔로 개조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1억7천8백만원. 임대보증금 3천만원을 합하면 총 2억8백만원이 소요됐다. 인테리어와 시공을 전문업체에 맡기고 에어컨 냉장고 TV 등 가전제품과 가구도 고급형으로 선별해 투자비용이 많아졌다. 특히 입주자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독일제 카드 보안시스템을 만들고 개별 환기장치도 달았다. “품격있는 공간으로 꾸며 수준높은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라는 설명이다.인디펜던스 빌의 임대료는 보증금 5백만원에 월세 45만원 선으로 여느 원룸텔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전기세 수도세 등 각종 공과금이 월세에 모두 포함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황실장은 “가구당 평균 10만원이 공과금으로 지출돼 실제 월세는 35만원인 셈”이라고 말했다.오픈 한달 남짓 지난 현재 입주율은 50% 선이다. 그러나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입소문을 타고 입주 희망자가 계속 늘고 있어 조만간 90% 이상 채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월 수입은 월세 총액 9백만원(45만원×20가구)에 보증금 1억원(5백만원×20가구)에 대한 이자 42만원(연 5% 추정)을 합쳐 9백42만원 선이다. 월세와 각종 공과금(가구당 10만원)을 뺀 순수익은 5백42만원 선. 이를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31.2%에 이른다.황실장은 “최상의 독립 주거공간으로 관리해 젊은 전문직 종사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 게 첫째 목표”라고 말했다.사례 2 / 서울 화곡동 공장 → 코쿤하우스‘코쿤족’ 손짓 … 연 수익률 40%서울 강서구 화곡동 화곡역세권에 ‘코쿤하우스’가 들어섰을 때 주민들은 깜짝 놀랐다. 밤낮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시끄럽던 공장이 세련된 초소형 원룸으로 바뀌었기 때문. 노현수 사장(33·사진)은 과거 고시원 운영 경험을 토대로 공장을 주거공간으로 바꾸는 ‘모험’을 단행했다.코쿤하우스는 2~2.5평 공간에 침대 책상 TV 옷걸이 등을 기본으로 설치한 월세 선불형 주거공간. 원룸과 고시원의 중간 형태로 보면 무난하다. 고시원보다 큰 면적에 방음 냉난방시설이 완비돼 있지만 주방과 세면실 샤워실 세탁실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컴퓨터가 없는 입주자를 위한 컴퓨터실 DVD방 등은 고시원에선 찾아보기 힘든 ‘첨단 시설’. 말 그대로 작아도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코쿤(Cocoon·누에고치)족들을 위한 신개념 주거공간인 셈이다.특징적인 것은 남성전용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이 많아 성별을 분리하는 게 불가피했다. 대신 위층에는 다른 사업자가 여성전용 코쿤하우스를 만들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입지적 특징 때문에 김포공항, 인천국제공항으로 출퇴근하는 승무원과 엔지니어, 조종훈련생 등이 많이 입주해 있다. 또 경기 분당 용인 등에 집이 있는 직장인들이 주중 거주공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혼자 지내기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게 입주자들의 평가.90평 규모의 공장이었던 곳을 35개 원룸으로 개조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총 1억4천만원. 임대보증금 3천만원을 합하면 총 1억7천만원이 소요됐다.임대료는 보증금없이 월 30만~40만원이다. 방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5단계로 나눠져 있고 전기세 수도세 관리비 등은 따로 받지 않는다. 평균 입주율을 80%로 잡으면 한달 월세 수입은 9백80만원(35만원×28가구). 이 가운데 각종 공과금(가구당 6만원)과 월임대료를 제외하면 5백70만원의 순수익이 남는다.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무려 40%가 넘는 이율이 나온다.코쿤하우스에서 직접 거주하는 노사장은 “보증금이 부담되는 이에게 알맞는 주거공간”이라고 소개하고 “전대차 방식을 활용하면 리모델링+임대사업이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사례 3 / 서울 면목동 단독주택 → 임대주택리모델링 이후 집 가치 ‘쑤욱~’서울 면목동 서옥희씨(48) 집은 ‘면목동에서 가장 예쁜 집’으로 불린다. 지은지 20년된 낡은 2층 양옥을 99년 11월 ‘3세대의 화목한 독립생활’에 컨셉을 맞춘 현대식 공간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처음 집을 지을 때만 해도 꽤 괜찮은 집이라고 부러워했었어요. 건평 48평의 양옥 곳곳에 대리석도 깔려 있었고 방도 1층에 6개, 2층에 4개로 많았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불편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더군요. 겨울에 춥고, 관리비 많이 들고, 집안 구조도 그렇고…. 그래서 처음에는 신축을 할까 생각했었어요.”서씨는 그러나 신축을 하자니 집이 너무 아깝고, 게다가 신축을 하게 되면 건축면적이 좁아지는 데다 주차장까지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개축, 즉 ‘리모델링’을 선택해 설계 및 시공을 칼라하우스에 맡겼다.리모델링의 포인트는 서씨 부부와 두 자녀, 시어머니가 독립된 사생활을 유지하면서도 가족의 사랑을 끈끈하게 유지시켜 주는 것. 이에 따라 칼라하우스 측은 방 6개이던 1층을 20평과 10평짜리 2가구로 분리, 2세대가 살 수 있도록 만들었고 2층은 서씨 부부와 두 자녀가 생활하도록 구조를 변경했다.크기만 컸지 별 쓸모가 없었던 베란다를 마루에 포함시키고 얇은 벽도 보온단열재를 사용해 두껍게 만들면서 핸드코팅 방식으로 미적인 감각을 보탰다.방과 거실을 분리하는 턱을 없앰으로써 기능적인 부분을 세심하게 배려한 것도 특징이다. 작은 마당엔 잔디를 깔고 집안을 가로막던 큰 대문 대신 하얀 철제 사립문으로 운치를 살렸다.서씨가 이 ‘예쁜 집’을 위해 리모델링 비용으로 투자한 돈은 모두 8천만원. 현재 1층 10평짜리 가구에는 서씨의 시어머니가 살고 있고 20평짜리는 전세보증금 5천5백만원에 임대를 주고 있다. 게다가 요즘은 전세보증금이 7천만~8천만원 수준으로 높아져 올 11월에 2년 만기가 되면 좀 더 많은 수익이 기대되고 있다.서씨는 “임대목적으로 개조한 것은 아니지만 개조가 끝나자마자 세입자를 구해 개조비용을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한다. 그는 “무엇보다 시어머니가 혼자 사시면서 뒤늦게 살림하는 재미를 붙여 친구들도 초대해 함께 주무시고 이것저것 요리도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며 “이런 식의 집 구조가 3세대가 거주하기에 가장 알맞은 형태인 것 같다”고 말했다.서씨는 또한 “집 개조 이후 집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개조 전 1억원에도 팔기 어려웠던 집이 지금은 3억~4억 정도를 기대할 만큼 가치가 높아졌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서씨는 현재의 집을 팔고 다른 집을 매입, 리모델링으로 투자가치를 높여볼 계획도 갖고 있다.사례 4 / 서울 역삼동 낡은 주택 → 고급 카페1층 카페·2층 사무실 ‘일거양득’서울 역삼동 엄길수 사장(40·21세기 건축 인테리어사무소)은 주택가에 위치한 낡은 2층 양옥을 임대, 카페로 탈바꿈시킨 케이스다.“대지 1백5평에 건평 60평 규모로 75년에 지은 양옥이었는데 원래의 주인이 타계하고 자녀 5명의 공동명의로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마다 각각의 집이 있다 보니 이 집은 거의 비어 있다시피 했죠. 우연히 이 집을 알게 돼 사무실 겸용으로 쓰면 괜찮겠다는 생각에서 임대를 하게 됐습니다.”엄사장의 원래 직업은 건축사. 건축의 전 과정을 주인을 대신해 총괄하는 직업이다. 그러다 보니 건축업 경기에 따라 일감이 들쭉날쭉이었다. IMF즈음해선 건축경기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벌어 놓은 돈을 까먹다 못해 생계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그래서 역시 비슷한 상황에 있던 건축설계사 친구(구준모, 40)와 동업으로 건축경기에 관계없이 고정적 돈벌이를 하면서 사무실 임대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집을 임대해 1층은 카페, 2층은 사무실로 리모델링했다.“베란다쪽 15평 증축을 포함해 리모델링 비용으로 6천만원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일을 우리가 직접 했기 때문에 돈이 많이 안든 셈이죠. 오히려 도시가스 용량확대라든가 정화조 신설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 돈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전문업체에 맡겼다면 1억원 이상 들었겠죠. 총 투자비는 임대보증금(3년 계약) 7천5백만원, 각종 집기비용 3천만원 등을 포함해 1억6천5백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친구와 제가 반반씩 투자했고요.”99년 11월 문을 연 카페 ‘플레이어스(Players)’는 요즘 한달 매출 1천5백만~1천6백만원에 5백만~6백만원 정도의 순수익을 올린다. 인건비 3백만원에 전기세 가스비 등 부대비용과 재료비로 1천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친구와 나눠가지는 돈은 매달 각각 2백50만~3백만원.엄사장은 “카페를 전문적으로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적은 수입이지만 우리는 건축이라는 본래의 업을 두고 부업으로 하기 때문에 이 정도로도 만족한다”고 전한다. 또한 2층에 있는 건축사 사무실은 거의 무료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사무실 임대비용을 줄이는 것만 해도 큰 혜택이다. 30평형 사무실을 임대하기 위해선 적어도 4천5백만원의 임대 보증금에 매월 관리비 전기세 등은 별도로 내야하는 데 이 비용을 줄이는 것이 적지 않은 이득이라는 것이다.“저희가 카페 리모델링으로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카페를 본보기로 리모델링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것입니다. 카페라는 부업 ‘모델’을 통해 ‘본업’을 살려보자는 취지지요. 앞으로 그런 고객이 많아질 것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