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다이제스트테크놀로지 마음대로 부리기과학으로 들어가는 관문● 게리 스틱스 외 지음/이종인 옮김/생각의 나무/2001년/552쪽/1만7천원김수연 기자 soo@kbizweek.com오늘날 우리의 일상에 기술이 얼마나 큼지막한 자릴 꿰차고 들어 앉았는지 많은 사람들은 눈치채고 있다. 굳이 이 시대 통찰가들의 고견까지 빌어 올 필요도 없는 얘기다. 게임을 벗삼아 자랐고 좀 더 나은 벨소리를 ‘지원’하는 핸드폰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게 소원인 중고생들에겐 일종의 본능 같은 것이 돼버렸기 때문에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것은 오히려 새삼스러운 일일는지도 모른다.그런데 현대인이 숨쉬는 공기에 비유될 만한 기술에 대해 정작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이공계열 전공자가 문학이나 사회 관련 책을 읽는 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반대로 인문학 전공자는 기술이나 과학 관련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었으면 교양의 척도도 바뀔 수밖에 없는 것.이 책에도 인용된 사회 비평가 쾨슬러는 “인문학을 공부한 서양 남자들은 아주 쾌활한 목소리로 자신이 라디오나 난방 장치의 작동 절차를 모른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유명한 그림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다수 현대인들이 몰상식한 야만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불균형 또는 편식에 어떻게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테크놀로지 마음대로 부리기 designtimesp=21286>의 저자들은 이 “새로운 야만의 상태를 벗어나라, 우리가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새로운 기술에 대해 상식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개론서가 됐다. 후기산업사회의 중추인 컴퓨터 공학 생명공학 재료과학 기타 여러 과학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관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커뮤니케이션 레이저 유전공학 의약품 발전상 재료과학 환경문제 기술 유토피아 등 최근 우리가 끊임없이 접하는 막연한 단어들을 주인공으로 선정했다.선정된 기술은 모두 21세기 사회를 좌우하게 될 ‘슈퍼스타’들이다. 그 테크놀로지의 성립 배경, 작동 방법, 그것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각 주제마다 한 장의 분량을 할애해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동네 아이들을 주변에 둥그렇게 앉혀 놓고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는 듯한 설명 방식을 택했다. ‘기술’이란 말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독자들이 무릎걸음으로 화자 앞에 차츰차츰 다가와 귀기울게끔 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 주제에 대한 저자들의 이해가 워낙 깊어서인지 오히려 너무 쉬워보이기까지 하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과학 천재들과의 인터뷰, 관련 문헌 탐구 등을 통해 이 책이 만들어졌다고 한다.이처럼 과학을 대중화하겠다는 의도를 실현하기에 저자들은 적임자로 보인다.게리 스틱스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라는 과학 잡지의 편집자이며 미리엄 레이콥은 같은 잡지를 포함해 ‘컴퓨터 디시전’ ‘데이터 커뮤니케이션스’ 등의 과학 저널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 ‘기술 야만인’들을 계몽하려는 소명에 어찌나 충실했던지 책의 끝에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 목록이 친절하게 소개돼 있다. 한글판의 부제이자 원제는 ‘누가 기가바이트를 주었나?’일본 서평납득할 수 있는 일, 납득할 수 있는 인생기준을 바꾸면 행복이 보인다● 에바토 테츠오 지음/프레지던트사/2001년/236쪽/ ¥1,300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간관계는 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바쁜 일상을 살아간다. 언젠가 거울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모습이 초라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그의 창창한 얼굴과 달리 넉넉한 웃음은 사라지고 불편한 심기만 남은 얼굴. 세상은 정말 각박하기만 한 것인가. 삶에 단비처럼 뿌려주는 희망과 기쁨은 어디에 있을까. <납득할 수 있는 일, 납득할 수 있는 인생 designtimesp=21312>은 세상살이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줌으로써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속의 ‘같은 입사 동기이면서 출세와 승진에서 큰 차이를 보인 샐러리맨의 우정 이야기’ ‘무능한 가장의 이야기’ 등을 읽다보면 행복은 기준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전하는 잔잔한 이야기를 하나 들어보자.다나사와(43)는 회사의 영업 과장이다. 그러나 최근 퇴근길에 포장마차에서 술 한 잔 마시고 귀가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는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20년 전에 직장에서 만난 그의 아내 아야코는 그와 결혼하면서 자연스레 직장을 그만두었다. 세월은 흘러 아내는 두 아이를 낳았고 그들이 어느 정도 크자 원래 좋아하던 꽃꽂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재능은 이웃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꽃꽂이 교실에서 방송 출연까지 이어진다. 유명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 다나사와는 여전히 능력없는 샐러리맨으로 직장 상사로부터 모욕적인 말까지 듣는다.“너 대신 아야코씨가 회사에 남았었다면….”그래서 다나사와는 술 한 잔하지 않으면 집에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늘도 그렇게 술을 먹고 있는 다나사와의 등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아야코였다.“애들이 아빠가 요즘 영 힘이 없다고 하는데, 안 그렇죠?” 그는 곰곰이 생각했다. 원래 자신은 남 잘 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아내가 유명해졌다고 해서 기분 나빠할 이유란 없지 않은가?’ 그런 생각이 들자 그의 마음은 얼음 녹듯이 풀어졌다. ‘내일부터는 집에서 아내와 함께 오붓하게 술을 먹어야지.’경제가 어렵고 사회가 어지러운 요즘이야말로 이런 책 한 권이 필요하지 않을까. q한 유키코·북코스모스 저작권 에이전시 yuki@bookcosmos.com신간안내알기쉽게 풀어쓴 새 노동법 해설윤욱현 지음/한국경제신문/712쪽/1만9천원1997년 처음 나온 책의 전면 개정판이다. 개정판에서는 최근 제정된 파견근로자의 보호에 관한 법률 및 남녀고용평등법 산재보상보험법 단체협약처벌조항 부활 등의 내용을 새롭게 가미하거나 고쳤다. 노사분쟁 해결지침으로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기존의 노동법 책에서는 소홀하게 다루고 있었던 민법 형법에 대한 설명을 늘렸으며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판례 행정해석 등을 충실히 분석 게재했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경영의 세기스튜어트 크레이너 지음/박희라 옮김/더난출판/420쪽/1만5천원“경영의 가닥들을 한데 모아 20세기 경영 이념의 형성과 실천에 대한 간결하고도 통찰력 넘치는 지침을 제공하고 싶다”저자가 책머리에 밝히는 이 책의 ‘의도’다. ‘경영의 역사’라고 부제를 붙일 만한 이 책은 10년 단위로 시대를 구분해 그 기간 동안의 대표적 경영 사상과 실천 사례를 정리했다. 엄밀하게는 미국 경영의 역사에 가깝지만 가능한 일본과 유럽 등의 사례에도 비중을 두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미련없이 버리는 정보 활용술히로카와 쿠니노부 지음/오세웅 옮김/224쪽/8천8백원정보의 바다가 점점 더 넓어질수록 거기서 익사할 확률도 계속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 바다에서 헤엄치는 자신만의 수영법이 필요해지는 시대다. 이처럼 고유한 수영법을 개발하는 데 조언이 될 만한 책. 저자는 ‘버리기’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비교 평가를 할 수 없는 정보는 버린다’ 등 IT시대에 알맞은 미디어 활용법 비즈니스를 위해 수집한 정보의 활용법 마케팅이론에 기초한 정보활용 이론 등을 소개한다.증가하는 고령인구 다시 그리는 경제지도폴 월리스 지음/유재천 옮김/시유시/368쪽/1만원21세기 사회 경제의 최대 변수는 무엇이 될까. 그간 심심찮게 지적돼 왔던 것처럼 인류의 고령화는 그 후보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저자는 한층 강한 목소리로 이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해 이슈로 만들고자 한다. 이 책은 고령화파동이 각 분야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면서 경제 경영 문화 금융 복지정책에 관한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 고령화의 영향이 대부분 경제구조와 연관돼 있으며 사회복지 정책의 거시적 비전이 새로 짜여지고 실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나는 내꿈에 뒤진적이 없다베르나르 아르노, 이브 메사로비치 지음/성귀수 옮김/수수꽃다리/271쪽/1만원루이뷔통 크리스티앙디오르 지방시 모에앤샹동 겐조 등 세계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 그룹인 LVMH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를 이끄는 경영자 베르나르 아르노의 성공 비결과 철학. LVMH 그룹이 거느린 고급 브랜드는 45개에 그룹 가치는 2천8백억프랑에 달한다고 한다. 패션 산업의 신화이며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로 알려진 아르노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경영 방식을 엿본다. 거친 추진력, 직설적인 언행 등 그의 특징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