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제5전선, 그리고 오스틴 파워. 모두 전설적인 영화 속 스파이들이다. 하지만 냉전 시대의 종식 이후 그 어떤 히어로보다도 화려한 위용을 자랑하던 이들 스파이들의 전설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그 덕에 미국적 민주주의와 위선적인 글로벌리즘을 추구하던 할리우드의 스파이 영화들도 설 땅을 잃었다. 제 아무리 제임스 본드가 화려한 액션과 신무기로 무장한다 할지언정 공산주의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반감이나 미국 만세의 뻔한 영웅담은 고작해야 아이들에게나 들려줄 만한 옛날 이야기일 뿐이다.OSS 최고요원이었던 그레고리(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잉그릿(카를라 구지노)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적국의 스파이를 사랑하게 된 대가로 일찍 옷을 벗어야 했던 이들은 두 아이의 평범한 부모일 뿐이다. 하지만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아이들 몰래 재택 근무로 스파이 임무를 계속 해오던 두 사람은 어느 날 옛 동료들의 연쇄 살인을 조사하던 중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게 되고 오랫만에 현업에 복귀하게 된다. 물론 평범한 생활에 젖어 있던 두 사람이 ‘미션 임파서블’을 제대로 해 낼 리가 없다. 출동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악당 플룹(앨런 커밍)의 포로가 된 아빠와 엄마를 구하기 위해 이제 두 사람의 2세인 카르멘과 주니가 출동을 선언한다.아무리 초등학생 요원이라도 해도 눈꼽만한 초소형 카메라에서 수륙 양용의 잠수함까지 환상적인 무기들은 이들에게도 필수품이다. 그러나 <스파이 키드 designtimesp=21273>는 다양한 신무기의 물량공세를 아이들의 동심과 결합시키면서 흡사 팀 버튼의 영화를 보는 듯한 동화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같은 무기라고 해도 이 무서운 꼬마들의 무기는 하나 같이 장난감 같은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악당 플룹 역시 권력에 넋이 나간 냉혈인물이 아니라 동심을 잃어버린 불쌍한 어른의 모습이다. 말하자면 카르멘과 주니의 임무란 동심의 회복과 가족의 평화인 셈이다.<스파이 키드 designtimesp=21276>는 언뜻 스파이 액션이라는 한물 간 장르에 아동용 가족영화의 모양새를띠고 있지만 이 영화를 평범 이상으로 볼 수 있는 건 전적으로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이름 때문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와 함께 90년대 할리우드의 악동을 자처하던 로드리게즈는 데뷔작인 <엘 마리아치 designtimesp=21278>에서 <패컬티 designtimesp=21279>에 이르기까지 주류영화에 대한 은밀한 빈정거림과 기묘한 탈선으로 일관하던 인물. 전작들에 비해 <스파이 키드 designtimesp=21280>는 감독 특유의 촌철살인(寸鐵殺人)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장르 영화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번뜩이는 재치만은 여전히 관객들을 즐겁게 해 준다. 아이들이 스파이 부모를 구출해 가족의 평화를 지킨다는 설정은 할리우드 영화의 진부한 가족중심주의를 반복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가족 코미디로 포장된 그 속에는 국가 정부 그리고 더 나아가 부모와 자식간의 은밀한 권력관계에 대한 통쾌한 전복의 순간들이 도사리고 있다.물론 무언가 불손한 의미들을 찾아 헤매는 데 취미가 없는 관객들에게도 <스파이 키드 designtimesp=21283>는 충분히 즐거운 영화다. 전반적으로 빈약한 시나리오로 허덕이는 최근의 할리우드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는 탄탄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상당한 재미를 안겨줄 만한 영화다. 영화의 마지막에 잠깐 카메오로 등장하는 조지 클루니의 모습을 놓치지 말 것.공연띠용이와 떠나는 음악캠프7월24일~8월12일 오전 11시30분, 오후 1시30분연강홀(종로5가) / 어린이 7천원, 어른 5천원이번 줄 인형극을 위해 새롭게 탄생한 캐릭터 띠용이가 5선과 여러 음표들과의 만남을 통해 음악의 세계를 재발견하는 내용이다.띠용이는 요구르트병 혹은 우유팩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로 모두 네 마당으로 이뤄진 서양악기 전통악기 사물놀이를 연주한다. 무대는 4마디 5선으로 구성돼 있다.‘띠용이와 떠나는 음악캠프’는 국내 최초로 초등학생을 위한 상설 줄 인형극이다. 연강홀은 40여년 가까이 KBS를 통해 인형극을 발표해온 현대인형극회와 함께 이 인형극을 기획했다.이번 공연은 특별 공연 형식으로 진행돼 어린이들에게 색다른 음악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인형들의 재미나고 화려한 동작들을 통해 상상력을 기를 수 있다. 인형극은 크게 위에서 조정하는 줄인형, 밑에서 조정하는 손가락 인형, 손인형, 막대인형과 뒤에서 조정하는 인형, 그림자 인형, 탈인형 등이 있다. 708-5001~5스콜피온스 내한공연7월26, 2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7월28일 부산컨벤션센터 오후 8시 / 서울 - R석 7만원, S석 5만5천원, A석 4만원 / 부산 - 미정올해로 데뷔 30년을 맞은 전설적 록그룹 스콜피온스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파워 넘치는 록을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세션들과 함께 자연의 사운드인 어쿠스틱으로 재구성해 공연한다.스콜피온스는 세계 팝 공연 역사에 기록될 만한 이번 공연을 위해 약 40명의 스태프들과 준비하고 있다. 스콜피온스 최초의 언플러그드(Un-plugged) 앨범인 ACUSTICA 발매 기념으로 추진된 이번 공연은 음반 녹음을 위해 열린 지난 리스본 공연 이후 전세계 투어를 준비하던 중 첫번째 공연장소로 한국을 지목하면서 성사됐다.그만큼 한국은 통일 독일의 꿈을 이룬 그들에게 분단의 아픔을 함께 겪은 국가로서 남다른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 (02)2187-7462 부산 (051)583-2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