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다이제스트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꿈·소원을 이루기 위한 ‘돈 이야기’● 보도 섀퍼 지음/ 김준광 옮김/ 신지원 그림/ 을파소/ 2001년/ 250쪽/ 1만2천원세상은 정신 못 차리도록 빠르게 변하고 있다. 환경의 변화는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놓는다. 어른들은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받아들이고 달라진 사회에 맞는 생활 양식이나 사고 방식을 끊임없이 습득하고 창조해 내야 한다. 그런데 애들에게는 여전히 ‘애들은 동화나 읽어라’고 방치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들에게 ‘동화의 세계에만 머무르는 것은 이제 그만, 세상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미리미리 배워 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이 책은 매우 논쟁적이다. 아이들은 생존 경쟁에서 예외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게 이제까지의 상식이었으니까 말이다.<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designtimesp=21396>는 돈에 대한 가치관과 저축, 투자의 의미 등 경제 이야기를 모험담 형식을 빌어 전한다.키라는 열두살 된 평범한 소녀. 개를 키우고 싶어하고 엄마 아빠가 돈 때문에 다투는 걸 제일 싫어한다. 어느날 다쳐서 집 앞에 쓰러져 있는 개 한 마리를 발견한다. 어느덧 한식구가 된 개에게 소녀는 ‘머니’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그런데 어느날인가부터 머니가 키라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그것도 꼬마 소녀에게 경제 공부를 시켜 주기 시작하는 것이다. 성공 일기를 써라, 소원 상자를 만들어라…총명한 개 머니는 “돈이 제일 중요한 건 아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며 우선 꿈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머니의 충고에 따라 키라는 동네 개를 돌보는 등 일거리를 찾아 돈을 마련하면서 재테크의 원리를 배운다. 한달 용돈의 대부분을 CD구입에 쓰던 키라는 절제의 소중함을 배우고 수입의 50%는 미래를 위해, 40%는 자신이 소망하는 것을 이루는 데 사용하기 위해 모아두고 나머지 10%는 소비하는 저축 습관을 기른다.나날이 발전해 주식의 원리도 배운다. 나중엔 트룸프 할머니와 펀드모임을 만들어 많은 이익을 얻고 투자가인 콜트슈테른 아저씨로부터 공동창업까지 제안받기에 이른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키라가 진정으로 배운 것은 돈 버는 방법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꿈과 소원을 이루는 과정을 통해 더욱 커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어린이 경제동화의 ‘탈을 쓴’ 이 책에는 사실 어른이 귀담아 들어야 할 얘기가 심심찮게 포함돼 있다. 예컨대 꼬마 키라가 소원을 이루기 위해 저금통을 마련하자 엄마는 딸을 비웃는다. “하루 3천원씩 저금해서 미국에 가려면 할머니가 돼야 겠네”라면서. 뒷얘길 듣지 않아도 아이들의 기를 꺾는 이런 부모의 태도가 얼마나 나쁜 지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것 쯤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키라의 부모가 항상 빚에 쪼들리고 있다는 것처럼 많은 어른들이 계획성없는 소비 습관에 젖어 있거나 적게 버는 게 아닌데도 항상 돈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으니 말이다. 키라가 하듯 수입을 50%, 40%, 10%로 나누어 저축, 장기계획, 소비에 분배하는 ‘기본’을 습관화했다면 지금보다 사정이 훨씬 나을 것이 틀림없는 어른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책’이라는 문구가 더욱 적절해 보인다.저자인 보도 섀퍼는 <재정적 자유에 이르는 길 designtimesp=21405>이란 베스트셀러를 낸 적이 있는 재정 문제 컨설턴트 작가.미국 서평Personal Coaching비즈니스를 위한 개인코치● 케이 쏜 지음/코건 페이지/2001년/171쪽/£18.00오늘날 회사에 필요한 매니저는 어떤 능력을 구비해야 할까. 기획 능력. 업무 추진 능력. 그것들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부분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경영 기조가 팀제 운영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가장 필요한 매니저의 능력은 팀 구성원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뛰어난 역량을 지닌 개인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냈을 때 그것은 개인들의 단순한 합보다 훨씬 큰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한편 지금은 매일 지식을 습득해야 생존할 수 있는,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대이다. 각박한 시대에 사람들은 이제 단체적인 성격을 띠는 것보다는 뭔가 친밀하고 개인적인 것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과 어울려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어려운 일이 됐다.자,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케이 쏜의 <비즈니스를 위한 개인 코치 designtimesp=21423>는 이런 점에서 오늘날의 매니저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저자는 균형 잡힌 몸을 만들어 주는 개인 운동트레이너들과 같은 방식으로, 주변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에 균형을 잡아주는 비즈니스 개인 코치가 오늘날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책은 개인 코치의 역할 규정, 개인의 욕구 파악,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 수립에서 차별화된 개인 코치되는 법에 이르기까지 매니저들이 사람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건들을 차례로 설명하고 있다.저자는 의사 결정과 선택이 점차 중시되고 있는 현대에, 개인과 개인 사이의 친밀한 1대1 관계 성립은 그 친밀성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말한다. 친밀성을 통해 형성된 소속감과 편안함을 바탕으로 조직은 좀 더 매끄럽고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의사 결정의 조율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욕구를 잘 알고 이해하는 사람에게 하지 못할 말이 무엇이란 말인가.이 밖에도 이 책은 조직 구성원들이 매일 매일 일어나는 일상적 삶에서 벗어나 한 단계씩 더 개인적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조언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학습 능력을 최대한 확장시켜 협소한 안전 지대에만 머물려는 성향을 밖으로 끌어내 자극시키는 방법까지 설명함으로써 신뢰와 화합의 조직을 만들어 내도록 꼼꼼하게 안내하고 있다.최종옥·(주) 북코스모스 대표 jochoi@bookcosmos.com신간 안내CEO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안철수 지음/김영사/291쪽/9천9백원도덕성을 승부수로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 명문대 출신의 의사라는 이력 등 여러 모로 독특한 행보로 주목받는 안철수연구소의 CEO 안철수가 자신의 경영철학을 담아 수필 형태로 펴냈다. 중소 벤처기업을 꾸려나가며 겪어야 했던 시련, 개인적인 좌절과 고민, 사람 우선 신뢰 우선의 가치관, 벤처를 보는 눈, 벤처 기업의 성장 모델, 안철수 연구소의 성장기, 보안산업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안사장의 견해 등이 다양하게 뒤섞여 있는 책.카리스마VS카리스마 이병철 정주영홍하상 지음/한국경제신문/320쪽/9천원다큐멘터리 작가가 쓴 삼성 창업주 이병철과 현대 창업주 정주영 이야기. 그들의 존재는 사라졌지만 기업은 남아 지금도 국내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대가 낳은 두 인물과 그들이 일으킨 기업을 조목 조목 견줘가며 서술한 책이다. 섭씨 60도의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서 달러를 벌어들이고 살을 에는 추위가 몰아치는 시베리아에 가스관을 놓은 현대와 가전제품과 반도체를 내다 팔아 돈을 벌어들인 삼성의 대조적인 모습이 흥미롭다.떠오르는 트렌드 사라지는 트렌드C.브릿 비머 외 지음/정준희 옮김/청림출판/408쪽/1만3천원1990년과 95년 사이, 포춘지 선정 5백대 기업중 40%가 자취를 감췄다 한다. 시장 트렌드를 예측하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고 이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 저자들은 이것을 가능케 하는 방법들을 알려준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강박증, 정상 가격 지불을 원치 않는 소비자의 증가, 특별 대우를 원하는 소비자, 직장 개념을 바꾸는 홈 오피스 등 모두 열다섯 가지의 트렌드를 설명하고 있다.개인의 죽음렉 휘태커 지음/이명균 외 옮김/생각의 나무/348쪽/1만2천<007>이란 영화를 보는 재미는 바로 시리즈마다 새로 선보이는 최첨단 무기들이다. 이 영화는 기술과 권력간의 직접적 관계를 보여준다. ‘고도의 신기술’의 산물인 이런 신무기류가 없다면 007은 그렇게 천하무적도 아닌 것이다. 18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서구 사회를 휩쓸었던 마르크스 사상은 경제력과 권력간의 관계에 관심을 집중했다. 이제는 기술과 권력의 관계를 탐구해 봐야 할 때라고 저자는 말한다.바이올렛신경숙 지음/문학동네/312쪽/8천원<외딴방 designtimesp=21467>의 작가 신경숙의 새 장편소설. 아주 사소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끄집어내 결국 사회 윤리 문제와 직결된 문제 의식을 드러내는 작가의 특성을 또 한번 확인시켜주는 소설이다. 92년 발표한 단편 <배드민턴 치는 여자 designtimesp=21468>를 모태로 인터넷서점 와이즈북에 연재했던 <어두워지기 전에 designtimesp=21469>를 개작했다. 이야기의 흐름이 빠르고 작가의 의도가 직접 드러나는 ‘요즘 글’들과는 다른 면이 많다. 느린 호흡이되 단단히 잘 여문 언어로 쓰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