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테마 파크 중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리는 것은 도쿄 디즈니랜드다. 도쿄 외곽의 해안가에 47만8천평 크기로 들어선 디즈니랜드는 23종의 다양한 놀이기구와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 입장객들이 거의 넋을 빼앗긴 채 온종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일본이 자랑하는 테마 파크는 도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일본 언론이 꼽는 디즈니랜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이다. 오사카 고베 일대의 칸토지역을 대표하는 테마 파크로 지난 3월 문을 연 이곳은 오픈 전부터 많은 관심과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명소답게 일본 사회에 끊임없이 각종 신드롬을 낳고 있다.미일 합작으로 세워진 USJ는 면적이 39만평으로 디즈니랜드보다 약 20% 작다. 놀이기구 등 유기시설도 5종이 적은 18종이다. 건설투자비도 3천3백80억엔이 들어간 디즈니랜드에 비해 절반 수준인 1천7백억엔 정도다.오사카 인접 관광소비 창출 ‘열풍’하지만 USJ는 인기도를 재는 잣대의 하나인 집객력에서 디즈니랜드를 바짝 위협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가 입장객 1백만명 달성까지 걸린 시간이다. 디즈니랜드가 개장 후 39일 걸린 데 비해 USJ는 37일로 이틀이 빨랐다.USJ의 인기 비결은 스케일과 영화적 분위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디즈니랜드가 미키 마우스 등 동물 인형 캐릭터를 앞세워 다정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데 반해 USJ는 남성적 분위기를 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쥬라기공원 designtimesp=21412> <죠스 designtimesp=21413> 등 거칠고 남성적인 분위기의 영화에 배어 있던 이미지를 놀이 기구와 내부 시설에 접목시킨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이다.USJ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으면서 캐릭터와 비디오 완구 의류 등 관련 상품 시장에서는 업자들이 매출 동반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첫째가 비디오다. <죠스 designtimesp=21418> <백 투 더 퓨처 designtimesp=21420> 등 USJ에 들어선 인기 놀이기구와 관계된 영화는 여지없이 옛 명성을 회복했다. 일본 전역에 약 1천개의 점포를 운영중인 쓰타야(TSUTAYA)의 경우 <죠스2 designtimesp=21421> <죠스3 designtimesp=21422>의 회전율(한달동안 대출되는 횟수)이 USJ 오픈 후 무려 6배나 올라갔다.쓰타야 관계자는 “디즈니랜드는 비디오 대출에 미치는 효과가 거의 없었다”면서 “새로운 놀이기구가 등장했다고 옛날 영화의 인기가 살아난 것은 드문 케이스”라고 말하고 있다. 패션의류업계가 누리는 이득도 만만치 않다. 홍콩에 본거지를 둔 캐주얼 브랜드 ‘지오다노’는 아시아 중동지역에서만 이름이 알려져 있을 뿐 일본에서는 무명 취급을 받았지만 단번에 설움을 씻었다. 일본 시장 1호점을 USJ쇼핑몰에 차린 이 업체는 토 일요일에 매장을 찾는 고객수만도 하루 4백명을 헤아릴 정도로 초단기간에 인기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캐주얼 브랜드 ‘베네통’은 개점 4개월여 만에 USJ매장이 일본 최고의 알짜 점포로 떠올랐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차량 외부에 페인팅을 입히는 업체 또한 전혀 뜻하지 않게 대박을 터뜨렸다. 칸사이공기정비는 오사카와 USJ를 오가는 전용열차의 외관 치장작업을 따낸 후 USJ로부터 받은 사진을 컴퓨터로 편집, 특수 시트로 인쇄해 열차에 입혔다. 쥬라기 공원의 공룡 그림 등이 들어간 노란색 기차는 승객들로부터 타는 순간 벌써 도착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며 대호평을 받고 있다.오사카시는 2008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호재가 없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그러나 다이와은행종합연구소는 USJ가 오사카 인접지역에서만 개장 첫해동안 1천5백36억엔의 관광소비를 창출해 줄 것이라고 지적, 열풍이 한동안 일본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