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334호 (2002년 04월 29일)

잘 이용하면 돈 버는 ‘폰테크 시대’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요즘은 부자가 망하면 3대는 커녕 3년도 못 간다. 재산은 불리는 것만큼 지키기도 어렵다.

언제 어디서나 돈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애써 벌어놓은 재산을 지키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휴대폰이라면 이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해줄 수 있을 듯하다.

휴대폰 신규 가입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이동통신업체들은 최근 무선인터넷 서비스 확충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한 예로 LG텔레콤은 전체 가입자 중 무선 인터넷 사용자가 73%에 이른다. 특히 4월 초에는 무선 인터넷 상거래 ‘모바일커머스’ 서비스 강화를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휴대폰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주식정보를 확인하고 직접 거래할 수 있다. 은행업무도 볼 수 있다. 예금조회와 계좌이체가 가능하며 상대방 휴대폰 번호만 알아도 송금을 할 수 있다. 이동통신업체의 계획대로라면 신용카드 대신 휴대폰만 들고 다닐 날도 멀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주식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어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은 주식정보에 단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휴대폰은 그 자체로 움직이는 전광판이다. 각 이동통신업체들은 증권사와 제휴해 주식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투자자들은 무선 인터넷상에서 직접 거래도 할 수 있다. 각 업체들은 맞춤서비스도 제공한다.

SK텔레콤의 ‘프리미엄증권’, KTF의 ‘마이포트폴리오’ 가 바로 그것. 이용자가 지정한 종목 시세가 변하거나 관련정보가 있을 경우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주는 ‘알림’ 기능이 이들 서비스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LG텔레콤 역시 이와 유사한 ‘나의 관심종목’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 SK텔레콤은 현재 6월 시행을 목표로 홈트레이딩시스템을 응용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최근에는 ‘휴대폰 재테크’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반영하듯 주식정보 접속건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 이동통신업체들의 설명이다. 각 업체별로 1일평균 접속 건수가 100만 건을 돌파하고 있다는 것. SK텔레콤은 지난 3월 하루 평균 접속 건수가 110만 건에 달해 전년 동기대비 2배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업무도 가능…전화번호 간 송금까지

휴대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는 ‘모바일뱅킹’의 가장 큰 이점은 시간과 수수료 절약이다. KTF의 경우 한미은행과 제휴해 전신환 미 달러의 환전 수수료를 최고 10%까지 할인해 준다.

주식정보에 비하면 높은 접속률을 보이지는 않지만 역시 빠른 속도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LG텔레콤 모바일커머스팀의 구자영 대리는 “지난 3월 모바일뱅킹 하루 평균 접속건수가 5개월 전에 비해 10배나 늘었다”고 말했다.

각 업체들이 모바일뱅킹과 관련해 최근 선보인 것은 휴대폰 번호 간 송금서비스다. 계좌번호를 몰라도 전화번호만으로 자금이체가 가능한 것이 특징. KTF는 지난해 8월 ‘엔페이매직(NpayMagic)’서비스를 주택은행과 제휴해 시작했고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부터 외환, 하나, 한미, 한빛 4개 은행과 함께 ‘네모(NEMO)’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도 바빠졌다. 조흥은행은 지난 4월 7일부터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선 인터넷상에서 바코드를 내려받아 이를 은행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금인출카드 대신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것.

어느 이동통신업체를 이용하든 조흥은행을 통하면 이용 가능하다. 아직까지는 서울시내 10여개 지점에서만 서비스를 시행 중이지만 연말까지 전국 400개 점포에 바코드 인식이 가능한 현금자동지급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동통신업계는 이제 휴대폰이 신용카드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이같은 시도의 하나로 시중에 나와 있는 상품은 지난해 9월 SK텔레콤이 내놓은 모네타카드.

이 카드는 신용카드와 전자화폐 기능을 더해 이를 휴대폰 단말기에 끼워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최근 이를 발전시켜 각 업체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이 바로 신용카드 겸용 휴대폰이다.

아예 단말기에 적외선으로 신용카드 정보를 내장해 신용카드 없이 휴대폰만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현재 각 업체별로 단말기를 개발 중이거나 개발해 놓은 상태.

대량생산 가능 시기를 감안해 4월 말부터 5월초 사이에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단말기 가격은 30만~40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에 담긴 신용카드 정보로 자동판매기 커피를 뽑아 마실 날이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는 셈이다.

할인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돈을 벌어주는’ 역할까지 하는 것이 요즘 휴대폰이다. 각 업체의 멤버십 카드와 모바일 쿠폰 등을 잘 활용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멤버십 카드는 각 업체들이 연령, 계층에 따라 나눠 만든 요금 브랜드 회원에게 주는 카드를 말한다. 가맹점과 통신업체가 정해 놓은 할인율에 따라 비용을 할인받는다.

모바일 쿠폰의 경우 최근에는 바코드 쿠폰까지 나왔다. 무선 인터넷으로 바코드를 내려받아 가맹점에서 스캐너로 읽게 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부터 ‘쿠팩(Coupack)’이라는 바코드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360개의 가맹점이 있고 올해 말까지 5,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도 각 업체들은 광고방송을 듣거나 리서치에 참여하면 요금을 적립, 또는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실시 중이거나 준비 중에 있다.

요금절약과 관련해서는 이동통신업체뿐 아니라 벤처업체들도 나섰다. PDA폰 주식거래 서비스 ‘모바일로’로 유명한 아이엠넷피아의 경우 고속데이터를 즐길 수 있는 무선랜 서비스를 사용가능한 ‘핫스폿(Hot Spot)’을 전국 곳곳에 만들어 공간에 따라 요금을 줄일 수 있게 해준다는 계획이다. 즉 무선접속장소를 만들어 ‘공간형 폰테크’를 노린다는 것이다.

밀착취재 폰테크족의 하루

“엄지 손가락이 바쁠수록 부자돼요”

회사원 윤미영씨(24)는 이제 막 목돈마련에 관심을 갖게 된 사회초년생이다. 적은 액수의 돈이라도 차곡차곡 아끼는 게 큰 돈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윤씨는 그래서 휴대폰 사용도 어떻게 하면 적은 돈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할까를 항상 고민한다.

윤씨는 다양한 요금제 중 멤버십 서비스가 가능한 상품을 사용하고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윤씨는 이날도 원래 요금보다 1,500원을 할인받은 5,500원에 영화 한 편을 보았다.

그는 쿠폰사용에도 열심인 쿠폰족. 특히 요즘은 어머니를 대신해 퇴근길에 인근 백화점 슈퍼마켓에 자주 들르곤 한다. 장을 보게 된 윤씨는 무선 인터넷으로 내려받은 바코드 쿠폰으로 이날 3,000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여러 품목에 모두 적용되는 쿠폰을 사용하다 보니 200~300원씩 할인받은 것이 결국 커피 한잔 값을 아낀 셈이 됐다.

장을 보고 나오는 길에 서점 앞을 지나가다 보니 얼마 전 TV에서 소개된 책이 한 권 떠올랐다.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해야 더 싸지 않을까 생각하던 윤씨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책 할인 쿠폰도 내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마침 그 곳이 가맹서점임을 확인한 그는 얼른 쿠폰을 내려받아 1만 5,000원짜리 책을 20% 할인해 1만 2,000원에 구입했다.

집에 돌아온 윤씨는 휴대폰을 켜고 인터넷에 접속해 새로운 리서치나 광고방송이 나왔는지 확인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이를 잘 활용하면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윤씨는 주말 약속을 잡기 위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멤버십 회원 요금 중에는 친구 3명을 지정해 특별 할인을 받는 서비스가 있다. 이 친구와는 아무리 오랜 시간 휴대전화로 수다를 떨어도 부담스럽지가 않다. 10초당 6원의 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30분간이나 통화했지만 1,080원어치를 통화한 것이 돼 일반 요금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통화를 마친 셈이다.

친구와 멤버십 카드 회원 전용공간에서 주말에 만나기로 약속한 윤씨는 설레는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