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제 334호 (2002년 04월 29일)

“작지만 강한 신약기업 꿈 이루고 말터”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권철

한서제약 사장

국내엔 현재 350여개의 제약회사가 있다. 이 가운데 거래소에 상장됐거나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업체는 50여개사. 그런데 매출 규모로 보면 업계 82위인 한서제약이 지난 3월 코스닥시장 등록을 위한 심사를 청구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권철 한서제약 사장(64)은 ‘오히려 늦었다’는 반응이다.

“최근 신약으로 개발한 간질환 치료제 ‘고덱스(GODEX)’가 조금 더 일찍 나왔더라면, 등록 시기를 1년쯤은 앞당길 수 있었을 겁니다.”

고덱스는 권사장이 4년 전부터 노심초사 공을 들여 온 제품이다. 15년간 제조해 판매해 왔던 간질환 치료제인 ‘헤파디프(Hepadif)’와 중국 북경약물연구소가 개발한 간장약 ‘DDB’를 합성해 만든 신약이다.

헤파디프는 간 효소 수치(GTP)를 떨어뜨리는 데 효과적이긴 하지만, 치료 속도가 더디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DDB는 빠른 속도로 GTP를 낮춰주긴 해도 약을 복용할 때만 효과가 있다는 약점이 있었다.

이 두 제품의 장점만을 효과적으로 살려 ‘빠르고 지속적으로’ GTP를 떨어뜨리는 고덱스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4년 동안 무려 7억원을 쏟아 부어 연구와 임상시험을 거듭한 결과였다.

그는 ‘약계 38년’이란 오랜 경험을 가진 약전문가로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조선대 약학대학을 나와 약사 자격증을 따고도 약국이 아닌, 제약회사(제일약품)에 입사한 데는 남다른 야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제약기업 경영이었다.

제일약품 재직 시절,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영업소장을 두루 거치면서 10년 가까이 약품 유통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았다. 73년 한서약품상사를 창업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전선으로 뛰어든 것이다.

처음엔 독일 무코스사와 스페인 안드레오사로부터 암치료제와 간질환 치료제(헤파디프)를 들여와 국내에 판매했다. 그러다 안드레오사가 제약 사업을 접으면서 무상으로 상품권을 넘겨 받았다.

85년 한서제약으로 법인전환 후 공장을 가동, 약 유통에서 생산이 가능한 제약업체로 탈바꿈했다. 그 뒤, 350만달러 수출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는 등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그의 꿈은 여전히 ‘신약개발’에 있었다.

그는 현재 200여종의 허가품목을 확보하고, 이 가운데 대표 브랜드인 헤파디프를 비롯해 관절염 치료제인 아세크로페낙 등 80여종의 약을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주로 국내 종합병원들을 겨냥한 이들 제품으로 지난해 113억원 매출에 16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지난해말 80만달러를 투자해 카자흐스탄의 도스타그룹과 합작으로 현지 제약기업 1호인 글로벌팜을 설립하기도 했다. 여기서 20여종의 각종 치료제를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IMF 경제위기 때도 중국을 비롯해 필리핀 등지로 수출을 늘리면서 계속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기업 공개 후 들어오는 자금으로 고덱스 양산과 또 다른 신약 개발에 투자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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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