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제 334호 (2002년 04월 29일)

당일치기로 풍경과 역사 감상 ‘최고’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중앙고속도로는 춘천과 대구를 잇는 고속도로이다. 수도권에서 출발할 경우 영동고속도로상의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에 올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제천, 단양을 지나면 죽령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이 터널은 길이가 무려 4.6km로 국내 도로터널 가운데 최장의 규모를 자랑한다.

문경과 안동 사이의 예천군 정도는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예천의 명소로는 내성천변의 물도리동 마을인 의성포, 소백산용문사와 초간정이라는 문화유적, 석송령과 나일성천문관, 학가산자연휴양림 등이 있다.

예천의 명찰인 소백산 용문사로 가는 길, 용문면 죽림리 928번 지방도 옆에는 고졸한 멋을 풍기는 정자가 한 채 그리 높지 않은 벼랑 위에 날아갈 듯 자리하고 있다. 소나무 울창한 진입로에는 정자를 세운 주인공 초간 권문해의 신도비가 있고, 이곳에서 보면 ‘초간정’은 벼랑 아래로 흐르는 계류 위에서 한층 더 운치를 뽐내고 있다. 초간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 격인 (대동운부군옥) 20권을 저술한 권문해가 세우고 심신을 수양하던 정자이다.

초간정에서 나와 용문사로 가면 제일 먼저 일주문이 눈에 들어온다. 잡초를 잔뜩 이고 있는 고색창연한 지붕과 달리 일주문은 당당하게도 ‘소백산 용문사’라는 현판을 이마에 걸고서 길손을 맞고 있다. 용문사에서 단연코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보물 145호 대장전이다. 불단 좌우의 회전식 팔각윤장은 보물 684호로 안에는 장경판을 넣어두고 불자들이 한번씩 밀면서 돌리게 하여 불공을 쌓게 한 희귀한 문화재다.

이번에는 안동 하회마을 같은 물도리동을 구경하고자 용궁면 의성포로 향한다. 회룡포 마을을 돌아서 용주팔경 시비가 있는 강가에 서자 의성포로 가는 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백사장과 내성천 강물만 덩그러니 앞을 막는다. 큰 비가 내리면 그마저 잠겨서 의성포는 꼼짝없이 고립되는 섬과도 같은 곳이다. 이처럼 동북쪽 한 구석만 육지와 붙어 있고 나머지는 모두 강물과 접해 있는 곳이 의성포마을이다.

안동 하회마을이 일찍이 유명해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6만평 남짓한 이 땅, 기름진 들녘의 의성포에서는 20여호가 모여 살면서 감나무 키우고 농사 짓는 일이 전부이다. 워낙 교통이 불편하다 보니 하나둘씩 대처로 나가고 지금은 아홉 집만 남았다. 본래 명칭은 이성포였다.

의성포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은 강 건너 비룡산. 산기슭에는 장안사라는 사찰이 자리잡고 있다. 예천군에서는 의성포가 유명해지자 비룡산에 정자 하나를 지어놓았다. 용궁면, 비룡산, 회룡포 등 용자 들어가는 지명 그대로 이곳에 오르면 용틀임하듯 산태극 수태극으로 휘도는 물줄기와 산줄기가 시야에 가득 들어온다.

한편 보문면 우래리에는 학가산우래자연휴양림(054-652-0114)이 위치하고 있다. 학가산(870m) 정상에 오르면 예천읍내는 물론 영주시와 안동시 일대가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하회마을 앞을 흐르는 낙동강과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구비구비 휘돌아 흐르는 장관도 감상할 수 있다. 42만평 규모이다.

읍내에서 휴양림에 가려면 공설운동장 앞을 지나 중앙고속도로 옆의 오신교를 건넌 다음 내성천을 끼고 우래교까지 일단 가야 하는데 영주로 이어지는 이 길은 한적하기 짝이 없어 드라이브 코스로 적당하다. 도로 중간중간에 휴양림 안내판이 잘 세워져 있어 찾아가기가 쉽다. 휴양림에는 센터하우스를 비롯 산장, 방갈로, 야영데크 등이 숲 속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감천면 천향리에는 석송령이라는 소나무가 있다. 지도책에는 ‘천연기념물 294호 반송’이라 표기된 곳이다. 수령이 600년을 넘는 이 나무는 나라에 세금을 내는 ‘부자나무’로도 유명하다. 10m 남짓한 키의 석송령은 옆으로 드리운 가지 길이가 20m가 넘을 정도로 기형적인 나무이다. 석송령이 세금을 내기까지에는 다 그만한 유래가 있다.

600년 전 풍기지방에 큰 홍수가 났을 때 마을 앞 석간천을 따라 떠내려 오던 나무를 한 선비가 건져서 심었다. 그렇게 해서 살아난 이 나무가 석송령이란 이름을 얻은 것은 1927년. 평소 자식이 없던 ‘이수목’이란 이가 동신목인 이 나무를 아끼던 차에 영험스러운 나무라는 뜻에서 석송령이라 명명하고 자기 소유의 땅을 상속 등기했다. 땅을 가졌으니 나라에 세금을 내는 것은 당연한 일. 마을 사람들은 석송령보존계를 만들어 모든 업무를 대행하기 시작했다. 세금뿐 아니라 해마다 제를 지내고 거둬들인 소작료로는 학생들 장학금도 줄 수 있었다. 이때부터 석송령은 땅을 가진 부자나무로 널리 알려지기에 이른 것이다.

석송령을 보고 나오는 길, 예천읍내로 가는 28번 국도 바로 옆, 감천면 덕율리에는 나일성천문관(054-654-4977)이 있다. 나일성천문관은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인 별똥 나일성박사가 일평생 연구하고 수집한 천문에 관한 자료와 유물을 한 곳에 모은 고대 유물 박물관이자 연구용 망원경과 관측 장비를 갖춘, 현대적인 천문대의 역할도 하고 있는 학습장이다. 99년 6월 문을 열었다.

대중교통편으로는 예천읍내에서 감천면행 시내버스를 타고 감천문화마을 입구에서 하차하면 박물관까지 도보로 150m 거리. 휴관일은 매주 화요일과 설·추석연휴이다.

맛집 / 일신갈비

간받이살 맛 ‘그만’

예천은 한우고기가 맛좋기로 소문난 고장이다. 읍내에 가면 저마다 맛과 전통을 자랑하는 고기집들이 여러 군데 있다. 그중 일신갈비는 군청과 읍사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단골로 찾는다. 생등심, 갈빗살, 육회, 불고기 등의 메뉴가 있으며 자랑으로 내세우는 고기는 간받이살이다. 이는 간을 에워싸고 있는 부위의 살코기로 안심보다도 연한 맛이 특징이다. 소 한 마리를 잡으면 추려낼 수 있는 양이 그리 많지 않으니 당연히 값을 더 받는다. 다른 부위 고기들은 200g에 1만 3,000원이지만 간받이살은 150g에 1만 3,000원을 받는다. 밑반찬으로 계절에 따라 7~10가지가 나오는데 특이한 반찬 하나가 눈길을 끈다. 부추에 콩가루를 묻힌 다음 쪄낸 것으로 이를 처음 대하는 도회지 사람들은 ‘추가’를 외치기 십상이다. 식사류로는 된장찌개(3,000원), 냉면(4,000원), 갈비탕(4,000원) 등이 있다. 예천읍사무소에서 영주 방면으로 100m를 간 다음 길 왼쪽 편에 자리잡고 있다. 모든 신용카드 사용 가능. 영업시간 오전 9시반~오후 10시(054-65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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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