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아니 친구는 아니더라도 동급생을 죽이는 아이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 작년에 영화 <친구 designtimesp=22235>에 지나친 감동(?)을 받아 친구를 찌르고 말았다는 학생의 소식을 접했던 우리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에선 학교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는 판국인데….하지만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시험 중인 교실로 들어가 친구를 수 차례 칼로 찔러 숨지게 했다는 최근 뉴스는 소년들의 살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어른들의 계획된 범죄에 비해 그들의 동기는 우발적이며 즉흥적이다.이번에 사건을 저지른 15세 소년도 자신의 친구를 괴롭히는 ‘그녀석’이 미워 무자비한 살인을 저질렀고, 범행 이후 제정신으로 돌아왔을 땐 경찰서에 가서 자수했다.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그 아이들의 불안정한 정신상태가 결국은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보며 떠올린 영화는 대만의 에드워드 양 감독이 91년에 만든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designtimesp=22242>이다.60년대 대만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겉으로는 성장영화 혹은 십대영화처럼 보인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제목이 암시하듯 고령가 지역에서 일어난 소년 살인사건이 영화의 중심. 대만 개국 이래 처음으로 일어난 소년 살인 범죄였다.주인공 샤오스(<해피 투게더 designtimesp=22247>와 <와호장룡 designtimesp=22248>에 나왔던 장진)는 야간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샤오스의 활동무대는 학교가 아니라 작은 공원. 그곳을 근거지로 하는 이른바 ‘소공원파’는 공연장을 중심으로 세력권을 펼치고 있었고, ‘217파’는 호시탐탐 소공원파를 노리고 있었다.샤오스는 소공원파 보스의 애인이었던 샤오밍과 애틋한 관계를 맺는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보스를 기다리는 샤오밍은 빈민가 출신 소녀로서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아이’. 아무 희망 없음에 시들어가는 샤오밍에게 샤오스는 아무 도움도 줄 수 없었고, 자기도 모르는 광기에 휩싸여 사거리의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그녀를 칼로 찔러 죽인다.소년은 왜 소녀를 죽였을까? 그것은 단지 소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대만 원주민과 중국 본토인의 대립,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일본 식민지 문화, 급속히 밀려드는 미국 문화.이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아이들은 우왕좌왕 몰려다니거나, 섹스와 폭력의 욕구불만 앞에서 방황한다. 60년대 대만이라는 섬나라는 그랬고, 그 와중에 소년은 아직 피가 마르지 않은 칼을 들고 멍하니 서 있었다.“친구가 억울하게 맞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며 동급생을 난자한 어느 중학생도 그런 아노미 현상을 겪고 있었던 것일까? 소년의 속사정은 알 수 없지만, 그 범죄를 소년 개인의 일탈 행위로만 치부하진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이주의 문화행사‘조용필 2002 비상’ 콘서트5월 4~5일 서울 동대문운동장 /5월 11일 대구 두류축구장 / 5월 18일 부산 BEXCO /5월 24일 광주 조선대학교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열리는 조용필의 월드컵 개최도시 순회공연. 2년여의 준비 끝에 마련한 이번 공연은 4개 도시에서 총 5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예정이다.그룹 ‘위대한 탄생’과 함께 ‘꿈’ ‘킬리만자로의 표범’ ‘돌아와요 부산항에’ ‘한오백년’ ‘허공’ ‘그 겨울의 찻집’ ‘서울 서울 서울’ ‘바람의 노래’ 등 히트곡 30여곡을 부른다. 월드컵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조용필은 월드컵의 성공과 밝은 미래를 주제로 삼은 새 노래 ‘꿈의 아리랑’을 이번 공연에서 선보인다. (02)1588-7890송대관·태진아 디너쇼 = 5월 4~5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 송대관의 ‘해뜰날’ ‘차표 한장’, 태진아의 ‘옥경이’ ‘노란 손수건’ 등을 선보인다. (02)2168-3245해바라기 콘서트 = 5월 12일까지 대학로 라이브 극장. ‘모두가 사랑이에요’ ‘사랑으로’ 등 곡으로 유명한 그룹 해바라기의 소극장 공연. 가수 엄인호, 유익종, 이광조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02)1588-7890정경화 독주회 = 5월 2일 청주 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8년 만에 청주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G단조 78번 designtimesp=22281>과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designtimesp=22282> 등을 선보일 예정. (043)275-4700내 아내의 남편은 누구인가= 5월 19일까지 열린극장. 한 여자의 옛 애인과 현재의 남편, 세 남녀가 벌이는 코믹 치정극. (02)3676-0231박수근전 = 5월 19일까지 사간동 갤러리현대. 박수근 화백의 작품 80여점 출품. <청소부> <농부들 designtimesp=22288> <젖 먹이는 아내 designtimesp=22289> 등 미공개작 10여점도 소개. (02)734-6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