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백의민족이라 일컬어지던 한민족이 모두 벌건 옷을 입고 도심 한복판을 점령하는 건, 평소엔 축구를 그렇게 싫어하면 여자들도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는 건, 대형 백화점이 때아닌 세일을(그것도 50%씩이나!) 하는 건, 모두 다 축구 때문이다.고대 로마시대의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대형 운동장, 관중석을 가득 메운 붉은악마의 절규에 가까운 응원 소리, 몸을 아끼지 않고 부딪히는 그라운드의 선수들, 그리고 “고울~인!” 소리와 함께 터지는 함성은, 스포츠가 지닌 원초적이면서도 초이성적인 마력을 느끼게 한다.세네갈이 프랑스에 이길 거라고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듯, 스포츠는 데이터와 컴퓨터로 계산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소림축구 designtimesp=22434>의 주성치를 보아라! 한낱 넝마주이에 지나지 않았던 그가, 사회 이곳저곳에 처박혀 패배자처럼 살아가는 과거의 동지들을 규합한다. 열정을 잊고 바쁘게 살아가는 회사원, 비만의 도가 너무 지나쳐 고깃덩어리처럼 보이는 소년, 비굴한 술집 잡일꾼, 거지처럼 살고 있는 이소룡 비슷한 녀석, 그리고 다리를 절뚝거리는 과거의 축구선수.이 모든 루저(loser)들이 뭉칠 수 있는 원동력이 있었으니 그것은 (쿵푸를 접목한) 축구. 동네 조기축구회 수준의 팀에도 비참하게 당하던 그들의 마음속에, 일단 한 번 지펴진 축구의 혼은 두려움 이상이다.중력을 잊은 듯 공중으로 치솟는 것은 물론 상대방의 그 어떤 슛도 그들의 골문을 통과하진 못하며, 긴 세월 동안 쌓였던 한과 내공은 그라운드를 한바탕 폭풍으로 휩쓴다.마치 <슬램덩크 designtimesp=22441>의 석세스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이 영화의 카타르시스는, 기적을 가능케 하는 스포츠의 마술에서부터 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간엔 7전8기의 사나이 주성치가 있다.흔히 ‘동북아 루저들의 태양’으로 일컬어지는 주성치가 영화 속에서 반복하는 이미지는, 비참한 밑바닥에서 모든 역경을 딛고 끝내 이뤄내는 의지의 인간상이다. 그의 앞엔 항상 비열한 만큼이나 강한 악당이 있었고, 왜소한 주성치의 힘겨운 싸움은 시작된다.하지만 요리대회를 소재로 했던 <식신 designtimesp=22446>도, 엔터테인먼트 세계를 보여주었던 <희극지왕 designtimesp=22447>도 <소림축구 designtimesp=22448>만큼 강력하진 않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강력 파워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주성치는 변하지 않았는데 영화가 훨씬 더 강해졌다… 글 서두에서 밝혔듯, 그 모든 건 ‘축구 때문’ 아닐까? 오~필승 코리아!이주의 문화행사유니버셜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6월14일(금)~17일(월)/14·17일 오후 7시30분 15·16일 오후 3시, 7시30분/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VIP석 7만원,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C석 1만원셰익스피어의 희곡과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으로 널리 알려진 발레공연 ‘로미오와 줄리엣’을 유니버셜발레단이 공연한다. 의상비 2억 5,000만원과 무대세트비 2억5,000만원, 기타의 준비비 3억원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지난 11년간 유니버셜발레단과 호흡을 함께해온 발레계의 거장 올레그 비노그라도프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무대미술은 시몬 파스투크가, 의상은 갈리나 솔로비예바가 담당하며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이번 공연은 19년 발레인생 수석무용수 박선희의 공식 은퇴무대이기도 하다.2002한·일월드컵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국내외 관객을 찾아갈 이 작품은 세계적 수준에 이른 한국의 발레를 보여줄 계획이다. (02-1588-7890)‘봄여름가을겨울’ 공연 = 6월20~23일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 86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이후 봄여름가을겨울 최초의 대학로 소극장 공연. 스토리텔링 형식을 도입해 작은 공간에서 매일 다른 주제로 팬들과 보다 가깝고, 보다 편한 시간을 마련할 예정. (02-575-3003)김덕수의 다이나믹 코리아 = 6월20일까지 한전아츠풀센터. 월드컵 성공적 개최와 한국팀 16강 진출 기원하는 김덕수패 사물놀이의 특별무대. 공연장 내부와 주변 잔디공원에 한국전통의 볼거리와 먹거리도 준비된다. (02-3486-0145)각시품바 = 7월14일까지 강강술래 소극장. 1981년 초연 이후 21년 동안 4,600여 회의 공연을 기록한 김시라의 품바. 김시라 추모 1주기 공연으로 그의 아내 박황빈이 연출을 맡는다. (02- 3674-0110)팬터지무협극 ‘생존도시’ = 6월 2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1년 넘게 무술연습을 한 배우들의 강렬한 액션으로 구성된 3분 내외의 극 20여편을 감상할 수 있다. (02-763-9784)백남준 특별전 = 7월7일까지 한국민속촌 미술관. 한국민속촌 미술관 개관기념 백남준 특별전. 2001년작 ‘세기말Ⅱ-새 천년’, 1994년작 ‘사이버 포럼’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031-286-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