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누구나 과거의 흔적보다 이상적인 자기를 보고 싶어 한다. 자기의 모습을 아끼고 사랑하고 싶어하기에, 보기에 좋았으면 하는 것이다.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그 모습을 따라 물에 빠져 버렸다는 나르시스 신화는 21세기에 사는 우리 모두의 심리다.신화에 나타났던 인간의 자기애(自己愛)적 심리가 사이버 공간에 부활했다. 익명의 공간이라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현실의 자기 모습을 아바타로 재현한 것이다. 자신을 아바타로 재현한 인간은 또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특성도 부각시킨다. 한 개인의 모습을 나타내는 수준에서 점차 현실 속의 인간관계와 사회를 모두 재현하는 사이버 공동체로 발전하고있다.사이버 공간의 심리에 초점을 둔 아바타는 이런 고민의 탈출구가 된다. (아바타란 사이버 공간 속의 자신을 현실과 다르게 표현하고픈 욕구의 실현이다.) 사람과의 관계든 무엇이든 인간은 자신과 의사소통하는 대상을 찾는다. 무인도에 홀로 난파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아웃캐스트’에서 주인공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것은 배구공 ‘윌슨’이었다. 관계·욕구·충족용 아바타인 것이다.혼자서 자라난 아이들이 형제를 원하듯이 사이버 공간의 아바타는 애완동물이나 형제가 주는 기쁨을 찾는 영혼들의 친구가 돼야 한다. 나와 관계를 맺는 아바타, 그리고 내가 속하는 집단 속의 아바타 경험은 바로 온라인 속에서 표현되는 나 자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