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6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49회 칸 국제광고제. 총 5개 시상 부문 중 사이버 부문 수상자명단에는 BMW, 아우디 등과 함께 한국에서 출품한 작품이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웹 에이전시 ‘오렘’이 만든 영화 <취화선 designtimesp=22543> 홈페이지가 우리나라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온라인상의 광고를 심사하는 사이버 부문에서 3등에 해당하는 은사자상을 수상한 것.이종명 오렘 대표(29)는 “정말 상을 받을 줄 알았으면 칸에 직접 갔을 텐데요. 내년에는 새로운 작품을 들고 꼭 칸에 갈 겁니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사실은 처음부터 광고제 수상을 목표로 준비한 야심 찬 기획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촬영 전부터 배우, 스태프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고민했습니다. 이례적으로 홈페이지만을 위해 배우들이 사진촬영을 다시 했을 정도니까요.”20대의 젊은 웹 에이전시 대표답게 솔직한 제작의도를 밝힌 이대표는 회사와 직원이 한마음으로 일하는 회사분위기가 수상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믿고 있다.“회사를 하나의 무대로 생각하자는 것이 신조입니다. 회사가 없었으면 <취화선 designtimesp=22552> 홈페이지도 나올 수 없었을 겁니다. 직원과 회사가 함께 커 가는 것이 중요하죠.”그가 회사를 만든 것은 대학 3학년이던 지난 96년 ‘LG 21세기 선발대’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기업의 후원으로 해외기업이나 기관을 탐방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그와 친구들이 주제로 삼은 것은 바로 인간경영(HRM). 미국 휼릿패커드(HP), 3M 등의 회사를 돌아보고 깊은 감동을 받아 꼭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HP에서 평생 일했다는 할아버지를 인터뷰했어요. 회사칭찬만 해서 문제점도 얘기해 달라고 했더니 ‘회사와 나는 하나’라며 거부하시더군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이런 ‘멋진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을 했죠.”바로 그런 결심을 바탕으로 친구들과 용돈을 모아 컴퓨터 몇 대를 산 것이 회사의 전신. 그때 그 멤버들과 지난 2000년 2월에 오렘이라는 이름으로 법인을 설립했다.“직원과 회사가 한몸이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각자의 꿈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개발팀과 기획팀, 그리고 디자인팀 등 각 구성원들의 꿈을 모두 아우르는 게 제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20명 남짓 되는 직원들의 꿈은 각기 다르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지금의 목표는 동일하고, 그 결과가 이번 <취화선 designtimesp=22563> 홈페이지의 칸 국제광고제 수상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정작 그의 꿈은 아주 소박하다.“직원 모두가 억대 연봉자가 되는 날이 아주 멀리 있는 것 같지만은 않습니다. 회사와 직원이 하나가 되는 ‘멋진 회사’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