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348호 (2002년 08월 05일)

1등 놓고 삼성·LG·대우 샅바싸움 ‘한창’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증권회사들 사이에 1위 다툼이 날씨만큼이나 뜨겁다. ‘수익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법인영업과 ‘회사의 얼굴’인 리서치센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싸움이다.

지난 7월16일 시상식이 열렸던 <한경BUSINESS designtimesp=22620>가 선정한 ‘2002 상반기 베스트 리서치팀·법인영업팀’ 결과에서도 드러나지만 증권업계에서 영원한 1위는 없다. 올 여름에는 법인영업 1위 자리를 굳히려는 삼성증권의 확대 전략과 리서치센터 1위 자리를 되찾으려는 대우증권의 약진이 가장 볼 만한 구경거리다.

삼성증권 법인영업본부는 그동안 <한경BUSINESS designtimesp=22623> 조사에서 지난 2001년 이후 세 차례나

1위 자리를 석권하는 등 각종 조사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은 이 결과에 만족할 수 없었다.

사실상 삼성계열사들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법인영업약정에 큰 기여를 했다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황사장은 미답의 개척지라 할 수 있는 해외영업 확대 방안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회사측이 무리수를 두면서 최근 삼성의 법인영업 브로커들이 흔들리고 이에 따라 조직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일이 벌어진 계기는 해외법인 영업의 권위자인 이근모 굿모닝증권 전무를 영입하려는 시도를 하면서부터. 삼성측은 김석 전무(현재 법인본부장) 몰래 지난 6월초부터 이전무와 접촉했으나 파격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이전무가 단호하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단순히 ‘불발’로 조용히 마무리돼 가던 이 사실이 김전무와 법인영업본부 관계자들에게 공개돼 사단이 발생했다. 여기에다 지난 7월15일 런던 현지법인장 등 해외 법인장들에 대한 인사가 단행되고 새로운 법인영업팀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까지 이어지자 법인영업본부 관계자들은 들끓기 시작했다.

법인영업본부 관계자들이 회사 정책에 대한 불만을 바깥에서 떠들고 다니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이 시기였다.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는 문화로 유명한 삼성에서 이례적인 일이 벌어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LG, 현대 등 경쟁사들 사이에서 ‘삼성이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런저런 문제로 황영기 대표에 대한 내부의 지지도도 최근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인사불만’ 폭발 직전

삼성증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황사장의 인기가 피크를 지난 것 같다”며 “주가로 치면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법인영업본부의 쇄신을 시도하던 황사장이 오히려 내부역풍에 휘둘리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이 법인영업본부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리서치센터가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춘수 상무가 리서치센터장으로 부임한 건 지난 6월 초이지만 전임 리서치센터장이었던 이남우 전 상무(현 리캐피탈투자자문 사장)가 남긴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상태다.

임상무는 부임 초부터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밖에서는 난다 긴다 하는 애널리스트들이 ‘기초부터 착실하게 다지자’는 지적에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임상무는 “기본자세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작성하는 업종별 리포트에 힘이 실릴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이남우 전 상무가 특정인사들에 대한 편중된 인사정책을 편 바람에 생긴 구성원들간의 감정의 골을 메우는 문제도 임상무에게는 시급한 과제다. 강관우 팀장이 회사를 떠난 것도 이 같은 리서치센터 재정비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1년 반 이상 직접 리포트를 쓰지 않은 강팀장으로서는 임상무의 권위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론된다.

임상무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기본을 다진 뒤 해외부문의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조만간 해외 고객들을 위한 대어급 애널리스트를 영입할 생각”이라며 “10명, 20명 등 무더기로 애널리스트들이 이동하는 일은 없겠지만 소리 나지 않게 꾸준히 리서치센터의 체질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고민은 LG와 현대가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LG는 리서치센터의 시스템을 구축했던 김주형 상무가 지난 6월 법인영업본부장으로 부임하면서 분위기를 쇄신하고 있다.

계열사의 지원이 거의 없는 LG가 삼성 법인약정의 80% 수준까지 쫓아온 것이다. 현대는 리서치센터 부문에서 삼성을 추월해 삼성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리서치센터장이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못한 상황에서 삼성을 이겼다는 점에서 삼성은 더욱 괴롭다.

‘애널리스트들의 사관학교’ 소리를 듣던 대우의 와신상담도 최근 눈에 띄는 변화다. 대우는 전병서 부장이 리서치센터장을 맡으면서 조용히 애널리스트 영입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한경BUSINESS designtimesp=22663>의 업종별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뽑힌 신영증권의 조용준 차장(조선업종)과 굿모닝증권의 허도행 수석연구원(인터넷업종)을 데리고 오는 데 성공했다. 전부장은 “자리가 빈 업종의 애널리스트를 충원한 것”이라며 애써 파문을 축소하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상당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 전체가 지난 99년 이후 흔들리면서 애널리스트는 물론 브로커들도 대거 회사를 떠나고 있는 분위기에서 갑자기 1등 애널리스트들을 영입해 왔기 때문이다.

전부장은 “허연구원은 친정으로 복귀한 것이고, 조차장은 좀더 수명이 긴 애널리스트 생활을 원한 것”이라며 “항간에 나도는 대로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의 미래를 보고 온 것이지 결코 고액 연봉을 미끼로 영입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허도행 수석연구원은 “대우는 최근 회사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는데다 리서치센터의 시스템이 좋아서 복귀를 결심했다”며 “대우증권이 뭔가 새로 시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용준 차장은 “기존의 조선에서 자동차업종까지 맡게 됐다”며 “애널리스트로서 좀더 넓은 범위에서 일할 수 있어 대우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황영기 대표 취임 후 처음 찾아온 분열양상을 극복해 법인영업 1위 자리를 계속 고수할지, 대우증권이 과연 리서치 1위 자리를 탈환할지는 연말에 실시되는 <한경BUSINESS designtimesp=22672>의 베스트 리서치팀·법인영업팀 조사 때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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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