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348호 (2002년 08월 05일)

미국·중국시장 “더이상 실패 없다” 의욕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글 싣는 순서

1 프롤로그

2 왜 노사화합인가

3 왜 품질향상인가

4 왜 기술개발인가

5 해외취재 : 일본편, 미국편, 독일편,

프랑스편, 중국편, 좌담회

6 국내 자동차메이커·부품업체들의

품질향상&노사화합 프로그램

특별취재팀= 이창희 기자(취재)·김진상 자동차전문가·

황선민 기자(사진)

프랑스의 르노자동차는 지난해 237만5,084대의 완성차를 조립, 세계자동차메이커 생산순위 11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연합전선을 구축한 일본의 닛산자동차(257만4,000대 생산)와 합치면 494만9,084대로 GM(미국), 포드(미국), 도요타(일본), 폴크스바겐(독일)에 이어 세계 5위로 껑충 뛰어오른다.

르노는 21세기 세계자동차산업 재편시대를 맞아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시장에서의 승부가 21세기 생존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사실 르노는 일찌감치 아시아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이는 르노자동차의 생산 및 전략기획, 국제사업을 총괄하는 조르지 뒤엉 부회장과의 인터뷰(관련기사 52~53쪽 참조)에서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

뒤엉 부회장은 “한국 및 일본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지자 르노그룹 내부에서 삼성자동차를 인수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98년 삼성자동차 인수를 위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르노는 당시 한국의 사정이 좋지 않아 먼저 일본을 택했고, 99년 일본의 닛산자동차를 인수했다. 그리고 이듬해 닛산과 기술제휴를 맺고 있는 삼성자동차를 사들였다.

이로 인해 르노는 아시아시장의 최대 진출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이뿐만 아니라 두 번씩이나 실패한 미국시장 공략도 가능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르노의 지역별 자동차 판매 현황에서 잘 나타난다.

르노는 지난해 서유럽에서 자동차 총판매의 79%(190만여 대)를 올렸지만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의 판매비율은 3.5%(8만5,000여 대), 미국에서는 한 대도 팔지 못했다. 반면 닛산은 미국시장에서 76만1,000여 대,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에서는 31만여 대를 팔았다.

따라서 르노는 닛산 인수로 인해 기반이 약했던 아시아 및 미국시장에서 세계적인 메이커들과 겨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르노는 아시아 및 미국시장을 어떻게 요리해 나갈까.

르노와 닛산은 올해 초 양사가 50%씩 출자한 르노-닛산BV를 만들었다. 이는 양사의 미래전략을 짜기 위한 일종의 지주회사다. 그동안 르노의 글로벌전략은 99년 이후 ‘글로벌 얼라이언스 커미티’(GAC)가 맡아왔다.

그러나 이번 지주회사의 태동으로 이곳 8인의 연합이사회(The Alliance Board)가 승계받아 양사의 21세기 생존전략을 연구한다. 따라서 이들 8인의 이사들은 양사의 운명을 결정짓는 최고핵심인물들인 셈이다.

이사회 멤버는 루이스 슈바이처 르노회장이 회장을 맡고 카를로스 곤 닛산사장이 부회장, 그리고 피에르 알랭(르노 부회장), 조르지 뒤엉(르노 부회장), 프랑스와 힝프레이(르노 부회장), 노리오 마쓰무라(닛산), 노부오 오쿠보(닛산), 다다오 다카하시(닛산) 등이 이사진이다.

요즘 이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는 것은 중국시장 공략법이다. 르노는 10여 년 전부터 중국 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르노의 전략은 닛산과 르노삼성을 통해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에 닛산공장을 만들어 현지에서 생산, 판매토록 함과 동시에 르노삼성에서 조립하는 SM5와 SM3를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르노측은 삼성의 브랜드를 이용하면 중국시장 공략이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 삼성의 휴대전화 ‘애니콜’ 등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가 구매력 있는 중국소비자들 사이에 좋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문제는 르노와 삼성이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지속시켜 나갈 것인가이다.

이와 관련, 르노-닛산BV 연합이사회 멤버인 조르지 뒤엉 르노 부회장이 오는 9월 한국을 찾는다. 뒤엉 부회장의 이번 방한은 그동안 성공적인 회사로 탈바꿈한 르노삼성자동차의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르노와 삼성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보따리도 갖고 올 것으로 예상돼 뒤엉 부회장의 이번 방한이 르노-삼성의 새로운 관계정립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일부에선 르노가 삼성측에 좋은 조건을 내걸어 르노삼성자동차에 대한 지분확대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르노의 러브콜에 대해 삼성측은 표면적으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지분을 늘리는 등으로 자동차사업에 다시 진출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닛산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르노의 요청을 거들 것으로 보여 향후 삼성의 결정에 관심이 끌린다.

르노는 미국시장에 있어서도 닛산을 통해 재도전을 꿈꾸고 있다. 따라서 미국 닛산공장에서 닛산 및 르노 차량을 생산, 판매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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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