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348호 (2002년 08월 05일)

CR리츠나 분할매각으로 가닥 잡힐 듯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5

법정관리 중인 뉴코아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공개입찰이 유찰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뉴코아의 진로는 CR리츠와, 분할매각, 재매각(일괄매각), 독자생존 등 4가지로 모아진다. 이 중 재매각과 독자생존은 거의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평가다. 때문에 CR리츠와 분할매각으로 가닥이 잡힌다.

뉴코아 “CR리츠로 가고싶다”

그동안 리츠에 관심이 없었던 법원은 공개매각이 실패하자 CR리츠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라는 뜻을 뉴코아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뉴코아는 CR리츠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짜기에 부심하고 있다.

7월22일 서울지방법원 파산부가 유찰을 공식발표한 날, 뉴코아 관계자는 “우리는 애초에 리츠로 갈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CR리츠는 기업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내놓은 부동산에 주로 투자해 수익을 내는 투자회사를 말한다. 이미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교보메리츠, 코크렙1 등이 CR리츠에 속한다.

뉴코아가 당초 CR리츠를 추진했던 것은 일괄매각이나 분할매각 모두 부담이 따랐기 때문이다. 일괄매각은 핵심점포와 비핵심 점포를 한꺼번에 매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덩치가 워낙 커 매각이 쉽지 않으리라는 우려가 컸다.

매각대상 자산은 9개 백화점과 15개 할인점으로 자산규모가 1조 4,000여억원이다. 그렇다고 분할매각을 할 경우 강남점이나 평촌점 등 우량 점포는 단번에 팔리겠지만 불량 점포의 처리문제가 골치다. 때문에 뉴코아는 CR리츠를 제안했던 골든브릿지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했고, 이를 법원에 보고한 것이다.

뉴코아의 의지와는 달리 법원은 공개매각을 선호했다. 법원이 부담을 느낀 것은 리츠가 지난해 7월 도입된 제도로 아직 성공사례가 드물뿐더러 유통업체의 경우 처음이라는 점이었다.

법원이 리츠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은 공개입찰 과정에서 일괄매각 대상자와 분할매각 대상자를 따로 받은 것이 단적인 증거다. 이는 일괄매각이 실패하면 분할매각으로 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당시 59개 업체가 의향서를 제출했는데 이 중 53개 업체가 개별점포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낸 업체들이다.

물론 CR리츠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분할매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공개입찰 당시 단독점포 인수의향서를 냈던 업체들을 비롯해 대형 유통업체들도 대거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워낙 덩치가 크고 점포수가 많은 유통업체를 리츠로 운영한 경험자가 없을뿐더러 펀드 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리츠 업계의 지적은 분할매각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분할매각때 ‘빅3’ 참여 가능성 높아

추진 중인 ‘CR리츠’가 중단되고 분할매각으로 갈 경우 우선 개별점포 인수의향서를 낸 53개 업체들이 관심의 끈다. 이들 중 유통 관련 업체는 30%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는 리모델링 등 부동산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로 알려졌다. 참여설이 분분했던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 백화점과 외국계 할인점 업체인 월마트, 까르푸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도파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삼성플라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최근 확장경영을 선언한 일부 마이너 백화점과 패션쇼핑몰을 운영하는 부동산개발업체 등이 의향서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부동산개발업체가 대거 참여한 것은 백화점이나 할인점이 대부분 입지조건이 좋기 때문에 리모델링이나 용도변경을 통해 임대사업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

‘빅3’ 백화점은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 현대백화점은 분할매각이 되더라도 참여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현대 관계자는 “알짜배기인 강남점은 현대와 상권이 겹치고 나머지 지역은 고급 백화점을 지향하는 컨셉과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할인점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롯데는 “아직까지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분할매각이 확정되면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뉴코아 점포에 대한 상권분석을 마친 상태다. 신세계 관계자는 “관심을 두고 있는 점포가 5~6개 정도로 압축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곳은 단독점포다. 킴스클럽 15개 중 현재 단독점포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9곳이다. 9곳 중에서 롯데와 신세계 점포가 없는 지역은 우선 관심대상이 될 것이다.

M&A 초기부터 참여설이 나돌았던 까루프와 월마트는 ‘정중동’의 태세다. 까르푸의 경우 “앞으로 점포를 늘릴 계획이며 장사가 될 만한 지역은 어디든지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분명한 것은 외국계 유통업체들이 3,000평 안팎의 대형 매장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킴스클럽 매장 중 이 정도의 규모를 갖고 있는 곳은 관심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까르푸와 월마트는 이미 2~3회에 걸쳐 뉴코아 자산에 대해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도파인수전에 산은캐피탈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자금은 대지 않고 위탁경영을 맡는 방식으로 참여한 바 있는 삼성플라자는 “자금여력이 없다”며 참여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이 구조조정본부에 M&A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국내외에 매물로 나온 기업에 대한 기초자료 수집에 나선 상태여서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뉴코아와 매각주간사인 골든브릿지는 “재입찰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공식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분명한 점은 CR리츠가 추진될 경우 국내 최대 규모라는 기록이 세워질 것이다.

또 분할매각이나 재매각에 나설 경우 어떤 식으로든 기존의 조건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유통업체들을 비롯해 뉴코아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돋보기/ KTB 뉴코아 왜 포기했나

성급한 컨소시엄 구성으로 의견조율 실패

뉴코아 공매에 단독으로 인수의향서를 냈던 KTB컨소시엄이 스스로 입찰을 포기한 이유는 뭘까.

강근태 뉴코아 사장은 7월23일 “KTB컨소시엄이 회사가 요구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우선협상자로 선정하지 못했다”며 유찰을 선언했다. 뉴코아가 제시한 인수금액 1조1,000억원의 50%인 5,500억원 이상을 현금으로 투입하지 않았고, 입찰증거금 5%도 납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B측은 “제시한 조건을 지킬 만한 자금동원이 안돼 우리식대로 의향서를 냈을 뿐”이라며 “입찰증거금을 납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즉 단순히 인수의향서를 비공식적으로 냈을 뿐인데 부풀려서 알려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KTB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계림CRC 및 스카이그룹과의 의견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단적으로 7월18일 인수의향서를 낸 다음날인 19일 오전에 KTB측은 포기의사를 구두로 통보했다.

이후 계림CRC와 스카이그룹은 KTB를 배제한 채 협상을 계속했다. 조현구 계림CRC 사장은 “100%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참여한 것이 사실”이라며 “단독으로 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밝혔다.

계림CRC와 함께 컨소시엄에 참가한 스카이그룹에 대해서도 의문이 퍼졌다. 인수의향서를 받은 법원측이 ‘스카이그룹에 대해 자세한 자료를 제공하라’고 요청할 정도였다. 스카이그룹은 재미동포가 운영하는 장의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성급한 컨소시엄 구성 등이 결국 스스로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연결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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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5